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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전시ㆍ강연

남기환 여행작가, 아내와 함께 스페인 배낭여행을 떠난 까닭은?

 

9월 둘째주 토요일 오전 10시 관저동 해뜰마을어린이도서관.

 

교육공동체 꿈앗이에서 주관한 '어디까지 여행 해봤니?' 독서강좌에 청소년과 엄마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았습니다.

 

꿈앗이는 청소년들이 하고 싶은 활동을 또래와 함께 계획부터 마무리까지 주도적으로 해나가고 부모는 방향을 잘 잡을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하는 마을공동체입니다.

 

8월 초 1박2일 꿈앗이 시즌 2 오리엔테이션을 하면서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은 것 1순위로 여행을 꼽았다고 합니다. 역시 아이들은 일상을 벗어나 친구들과의 여행을 하고 싶어하네요.

 




사춘기 또래 아이들의 여행.

 

'아이들끼리만 여행을 보내야 하는지? 인솔자 한명이라도 따라가야 할지? 첫 여행이니 만큼 대전 여행으로 아니면 국내 여행? 숙박이 가능한 여행이어야 할지?'

'

과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이 많은 것 같은데요. 여행 전문가의 이야기와 경험을 만나 볼 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도움은 없겠죠?


어디까지 여행 해봤니?


여행작가 남기환


이런 고민을 가지고 꿈앗이에서 초청한 강사는 '슬픈 날의 행복여행', '두 마리 물고기 사랑', '달 쫓는 별'의 남기환 작가.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라는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는 남기환 작가는 대학생때 자전거 유럽 일주를 시작으로 유라시아 대륙 횡단을 7회 이상 감행한 여행 작가이자 사진 작가이기도 합니다. 중학교 때 김찬삼 여행가를 보면서 북한을 경유하는 유라시아 대륙횡단의 꿈을 꾸었다고요.

 

베를린 장벽 틈으로 동독과 서독의 국민들이 편지를 보내면서 장벽이 무너진 것 처럼 민간인의 여행을 통해 우리나라의 통일이 이루어질거라는 꿈을 꾸며 자동차로만 유라시아 대륙 횡단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아이가 중학 2학년이었을 때 아내가 심장병으로 쓰러지면서 죽음이란 것을 경험하고, 혼자만의 여행이 잦아지면서 미안함으로 가족 여행을 계획했다고요.


아픈 아내와 고2 아들을 자퇴 시키고 삼척에서부터 스페인까지 배낭 여행을 시작했다는데요. 가족 중 체구가 가장 좋은 아이는 제일 작은 배낭을 메고 출발을 했고, 여행을 하면서도 무뚝뚝함으로 대화는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부모의 조언은 아이에게 잔소리였지만 길에서 만난 사람들이 아이에게 건넨 말과 책은 가장 좋은 선생이었다고요. 이후 아이는 엄마의 배낭과 바꾸어 메기도 하고, 입을 열고 마음을 표현 하는 등 여행에서 아이가 변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남기환 작가는 세계가 교과서라고 말하는 7년째 여행 중인 프랑스 가족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감을 찾은 아이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진아, 대학을 못 가도 좋고 이름 있는 큰 직장을 못 다녀도 좋단다. 열정적으로 삶을 살아라. 자연을 벗할 줄 알고 사람을 사랑하며, 깊은 숲처럼 너른 바다처럼 살아라. 행복을 좇아라. 행복은 늘 네 곁에 있단다. 네 심장이 뛰는 만큼 생각하며 살아라. 즐겁게 앞날을 헤치고 나아가거라." 

 

아이는 여행을 통해서 인생을 배웠다고하는데요. 중앙대 사진학과에 입학해 아빠와 강의도 하고, 오히려 아빠보다 잘 나가는 모습에 뿌듯함을 안겨주고 있다네요. 독서강좌 며칠 전 논산 훈련소에 입소했다고 합니다. 훗날 청소년 아이들에게 좋은 멘토가 되었을 아들과의 만남도 고대해 봅니다.


남기환 여행작가 강연


 

남기한 작가는 강연 마무리즈음에 청중들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연결되는 모든 것이 추억이 되고 역사가 됩니다. 여행가는 없다. 현재의 삶도 여행이기에 현재를 즐기며 사세요. 타인을 곁눈질 하지말고 나와의 싸움을 하세요. 나한테 질문을 던지면서 나를 빨리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님들은 부모의 입장이 아닌 아이의 나이 때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를 생각하세요. 때로는 방목도 중요합니다.

"



 

아이들과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어디로 가야할지란 물음에 패키지가 아닌 철저한 사전 계획을 통한 자유여행을 권한다고요. 여유가 있다면 문화적 충격이 큰 유럽(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이나, 모든 문화를 볼 수 있는 그리스, 베트남, 테마로드(실크로드, 차마고도, 로만틱가도 등)도 추천해주었습니다.

 

모든 곳을 여행하고 싶어지네요. 청소년들에겐 당장 국내여행을 계획하고 예산부터 직접 짜보라고 하십니다. 여행을 하면서 텐트도 직접 치고 침낭에서 자고 밥을 해 먹어 보면서 감사함을 느끼게 될거라고요.

 


남기환 여행작가 강연


 

엄마가 미소 지을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며 가족 여행을 떠나자고 한 가장.

 

여행 중간 병증이 악화된 상황을 이겨내고 스페인까지의 여행을 해낸 아내. 자퇴라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여행에서 인생을 배운 후 자신이 하고픈 일을 하고 있는 아이.

 

이런 경험을 청소년과 부모에게 들려주고 싶다며 강연 요청을 흔쾌히 허락한 남기환 작가는 두시간 강의를 꽉 채우고도 하나하나의 질문에 성의껏 답했습니다.

 

자리를 뜨지않고 끝까지 똘망똘망한 눈으로 바라보던 청소년들과 여행 경험을 나누는 내내 감동하던 엄마들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남기환 작가의 사인회남기환 작가의 사인회



강의 후 준비해온 책에 아이들의 꿈을 일일이 물어가며 사인해 주고, 준비하지 못해 아쉬워 하는 친구들에게도 종이에 정성껏 사인을 해주는 모습에서 진실함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남기환 작가와의 만남이 청소년들에겐 꿈과 여행에 대한 도전의 시간이 되었을 것 같은데요. 앞으로 아이들이 어떤 여행을 계획하고 실천할지 기대됩니다.

 

마을 활동가들이 공동체을 운영하는데 도움이 되는 도서를 직접 선정하고 저자 초청 강연회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 대전시와 희망의책 대전본부 참 멋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