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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상/대전사람들

대전청년 전정현 씨, 99주년 삼일절 합창 플래시몹 기획한 사연은?

 

1919년 3월 1일, 전국 각지에서 독립의 꿈을 부르짖은 시민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거리에 나섰습니다. 삼일운동은 독립운동의 열망이 국내뿐 아니라 세계로 퍼져 나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광복과 함께 우리는 해마다 3월 1일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99주년 삼일절을 맞아 전국에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 가운데 대전광역시에서도 시민이 주도하는 플래시몹 행사가 있었습니다.

 

 

'그대, 그 염원을 잊지 마오'라는 주제로 기획된 플래시몹 공연은 대전에서 도시재생과 문화기획 활동을 펼치는 한 청년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99년 전과 같이 시민이 주도하여 민족의 혼을 하나로 묶는 행사에 의미를 기록하고자 플래시몹 기획자 전정현 청년을 만나 보았습니다.

이제 막 대학생 신분에서 벗어난 전정현 씨는 학생 시절부터 적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합니다. 전정현 씨는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 다양한 활동 가운데 문화기획’이라는 진로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경험을 소개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이번 플래시몹 행사를 펼치기까지의 이야기도 생생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유성구 어은동 세러데이커피 에서 전정현 청년을 만났습니다.

 

Q. 삼일절 기념 플래시몹 퍼포먼스 기획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2015년에 '쌈지길 아리랑' 영상(https://youtu.be/0lnvoi7-ipI)을 보면서 플래시몹에 대해 구상을 하고 직접 시도를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오케스트라를 공개모집을 했으나 돈과 경험이 없어 실패했습니다. 실패의 경험 속에서도 '나중에 한 번 꼭 해보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통해서 2017년 광복절 ‘빛을 되찾다’로 플래시몹을 시작하였습니다. 콘텐츠를 제작할 당시 광복절의 의미는 약할 수 있으나 지역에 시민이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다는데 의미를 더 두었습니다. 광복절이 의미 있는 소재였음은 분명합니다.

한 번 플래시몹을 해보니 이후 더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유관순 열사의 순국일에 플래시몹을 한 번 더 진행하였습니다. 크리스마스 때는 콘서트를 개최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플래시몹과의 이어진 인연으로 99주년을 맞은 삼일절에도 플래시몹을 기획하였습니다."

 

단원 모집에 사용했던 포스터

 

Q. 플래시몹 퍼포먼스 모집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플래시몹 공연기획을 통해 악기를 다루는 사람들의 진로와 직업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됐어요. 작년부터 플래시몹을 하면서 클래식 연주자와 작업했어요. 연주자분들의 유학, 국내 대학원 진학, 취업에 관련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졸업 후 무대에 설 기회가 많지 않다는 사연을 이해하게 되었지요. 이번 플래시몹은 12월부터 무대를 제작했습니다.

올해는 플래시몹에 99명의 합창단을 모으려고 했습니다. 이유는 삼일절이 99주년을 맞았기 때문입니다. 작년 행사는 대학 동아리를 섭외하며 50명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동아리 차원의 모집이 힘들어 공개모집을 통해 60명 정도가 처음에 모집하였습니다. 실제 공연에서는 악기 연주를 포함한 40명 정도 시민이 함께하였습니다. 지원자는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하면 다 받았습니다. 10대부터 60대까지 나이가 다양했고 4~60대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시민이 합창을 맡고 몇몇 전문가께서 독창으로 도움을 주셨습니다."

 

 

 

Q. 공연 연습을 하는 과정은 어땠나요?

"우선 연습장소를 구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총 4번의 연습장소가 전부 달랐습니다. 연습 장소 마련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연습은 한번 모이면 2시간 정도 했습니다. 무보수 재능기부에 자발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개인 사정에 따라 연습 중에 먼저 귀가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때로는 연습이 지연되기도 했기 때문에 모인 사람들끼리 친목을 도모하기까지는 쉽지 않았습니다. 지원자들도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과 방향을 보고 지원했기에 연습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Q. 이번 플래시몹에 참여한 사람들이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저는 공동체 조직 형성보다는 콘텐츠 제작의 성격 차원에서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였습니다. 여러 여건을 봤을 때 끝까지 남아 공연을 완성한 지원자들이 왜 남았는지는 기획자로서는 하나하나 알지 못합니다. 역사를 우리의 방식대로 표현하는데 공감, 동의하는 차원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연주, 그 자체에 관한 관심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기획자인 저도 한 분 한 분의 사연과 동기가 궁금합니다."

 

 

플래시몹 참가자 활동 기념사진

 

Q. 플래시몹 현장의 반응은 어땠나요?

"세 번째 퍼포먼스여서 떨림보다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연습했던 합창과 열린 공간에서의 합창의 환경은 달랐습니다. 기대하는 소리가 나오지 않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마이크를 써야 할지, 말지도 걱정했습니다.

공연 중에 피켓을 들었는데 피켓의 메시지도 당일 아침까지 쉽게 정하지 못했습니다. 3.1절이 가진 임팩트 메시지에 대한 고민이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공연 준비에 집중하다 보니 메시지에 대한 중요성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현장에서는 참여자들이 많이 떨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즐기면서 했던 것 같습니다. 플래시몹에서는 같은 반응이 전해집니다. "왜 저 자리에 있지?" 라는 반응을 기대했고 실제로 그런 반응이 이어집니다. 매번 좋은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대전에서 (플래시몹과 같은) 공연이 있다'는 것에서 감동이 담긴 댓글로 이어졌습니다. 자랑스러운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부정적인 반응은 없었습니다."

 

인터뷰 동안 밝은 모습을 잃지 않았던 전정현 청년을 통해 또 다른 플래시몹 도전을 기대해보게 됩니다.

 

Q. 문화예술기획 활동을 하면서 기대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제가 공연기획을 하는 것에는 사람들이 조금 더 일상에 예술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일상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게 된다면 공연문화의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입니다. 예술은 수요자를 찾습니다. 예술에 대한 수요는 대중이 일상에서 예술을 더욱 쉽고 편하게 접하게 될 때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입니다. 예술에 대한 인식이 변할 것이고 또 일상에서도 더 쉽게 예술을 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플래시몹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공연예술입니다. 제가 플래시몹을 기획하는 이유, 예술이 사람과의 벽을 허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대전에는 시민과 함께 문화를 즐기고 싶어하는 청년이 많습니다.

스스로 기회를 만들고 자신의 적성과 함께 꿈을 펼쳐가가는 청년의 이야기가 앞으로 더욱 전해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