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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행/공원ㆍ마을

소담한 고택의 아름다움, 동춘당공원을 거닐다

 

안녕하세요! 대전시 소셜미디어기자단 구혜경입니다.

칼바람이 무섭게 불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입춘도 지나고 2월도 부지런히 끝을 향해 가고 있는데요. 추운 날이라고 가만히 집에만 있다 보면 좀이 쑤시기 마련인데, 실내 갈만한 곳은 북적북적 사람도 많고 돈도 꽤 들어 꺼려질 때가 있죠.

그럴 때 저는 누군가와 시간을 맞추지 않아도 혼자 조용히 사색의 시간을 누릴 수 있는 공원에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소담한 고택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동춘당공원을 소개해 드릴게요.


 

동춘당공원은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여러 곳 있는데요. 저는 대덕마더센터, 북카페 노리와 동춘당공원 관리사무소가 있는 쪽으로 해서 들어갔답니다.

지나가면서 보니 대덕마더센터에서는 DIY천연화장품 만들기부터 뜨개질방, 베이킹&쿠킹클래스까지 다양한 클래스와 소모임을 진행중이더라고요! 대덕구민 중 관심있으신 분들이 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북카페 노리도 저렴한 가격으로 음료를 판매하고 있었어요.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공원을 거닐고 싶어 아쉽지만 다음으로 기약했습니다.


 

동춘당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제가 다녀온 날은 한창 춥고 눈이 왔던 날이라, 연못이 얼어있었어요. 구름다리를 건너 동춘당공원으로 들어가봅니다. 

 

 

구름다리를 건너 공원쪽으로 들어가면 너르게 펼쳐진 공원이 드러납니다. 아직 겨울이라 언뜻 황량해보이기도 하지만, 공원의 매력은 사계절마다 각기 다른 모습에서 오는 게 아닐까요? ^^

추운 날 평일 오후시간이지만 제법 많은 시민들이 동춘당공원을 거니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산책하는 강아지부터 그냥 벤치에 앉아 얘기를 나누는 분들까지, 시민들의 생활 속 공간으로 옆을 내어준 동춘당공원의 매력이 느껴졌답니다.

 

 

풀과 나무마다 이렇게 팻말을 세워놓아서 아이들이랑 같이 오기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날이 좋을 때 아이들 손을 잡고 걸으면서 알려주면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되겠죠?

그러고 보니 대덕구에서 중학교까지 나온 저 역시 졸업사진은 동춘당공원에서 촬영했더라고요. ^^ 잊고 있었던 기억인데 거닐면서 자연스럽게 떠올라서 괜시리 반가운 기분이었습니다. 동춘당공원 주변에는 학교가 많은데요. 봄과 여름에는 풍경이 좋아 졸업사진 촬영장소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앞쪽으로 오면 이렇게 나란히 선 고택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요. 공원이 제법 널찍하죠? 제일 먼저 보이는 고택이 바로 동춘당종택이랍니다.

 

 

대전 동춘당 저택은, 회덕동춘선생 고택으로 유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되어 있는데요. 아직도 불천위 제사와 기타 제례가 전승되고 있으며 실제로 동춘당 송준길 종가분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입니다.

 

 

동춘당 종택으로 들어가면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뒷쪽으로 보이는 종택은 실제 거주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들어가보질 못하지만, 앞쪽 건물은 차근차근 훑어볼 수 있게 되어있답니다.

 

 

동춘당 가양주인 김정순씨의 국화주는 대전광역시무형문화재이기도 합니다. 이 국화주는 동춘당 송준길 종가에서 명절이나 기일에 제주로 사용하는 술로, 원래는 궁중에서 하사받은 것이었다 하는데요. 2017 아시아태평양도시정상회의 만찬주로도 쓰이는 등 약력이 화려합니다. 대대로 전통 있는 종가다운 면모가 돋보이네요. ^^

 

 

동춘당 종택을 나오면 바로 옆에는 보물 제209호인 회덕 동춘당이 있습니다. 동춘당공원에 와서 안 볼 수 없는 곳이죠. 회덕 동춘당은 동춘당 송준길 선생이 아버지인 송이창이 처음 세웠던 건물을 옮겨 지은 건물입니다.

동춘이란 '살아 움직이는 봄과 같아라'라는 뜻으로 송준길 선생은 이곳에서 독서와 교육을 하면서 인재를 양성하고, 우암 송시열 등과 함께 회덕향악을 복원했다고 합니다.                        

 

 

동춘당건물입니다. 단아하면서도 간소한 모습이에요. 비뚤빼뚤 정형화 되지 않은 돌다리에서 옛날의 정취가 느껴집니다. 동춘당은 우리지방의 조선시대 별당건축양식을 아주 잘 보여주는 건물이라고 하는데요. 작은 규모와 낮은 굴뚝 등에서 검소한 생활을 통해 유학적 덕목을 지키려는 의지 또한 드러나고 있습니다. 

 

동춘당의 현판은 우암 송시열 선생이 직접 썼다고 합니다. 힘차면서도 유려하게 쓰여진 느낌이 들죠. 동춘당 안은 들어가지 못하게 되어 있어 문틈으로 빼꼼 둘러볼 수밖에 없었지만, 충분히 정취와 멋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춘당을 향해 오른쪽의 큰 소나무가 인사를 하고 있는 것 같지 않나요? ^^ 동춘당을 둘러싸듯 휘어진 소나무와 단아하고 소박한 동춘당이 한 편의 옛 그림처럼 잘 어우러진 모습입니다.

 

 

동춘당을 나와 공원을 더 둘러보기로 합니다. 동춘당공원은 위에도 썼다싶이 제법 넓어 둘러볼 곳이 많답니다. 맞은 편에 학교들이 보이는데요. 옛날 후학을 양성했던 동춘당과 오늘날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교가 맞닿아 있다니, 감회가 남다른 풍경입니다.

 

넓은 광장으로 한 번 걸어봅니다. 광장에는 연못과 그 앞 벤치, 식수대, 기부하신 분들의 이름이 걸린 행복 나눔의 벽과 공중화장실이 있습니다. 더워서 잠이 안 오는 여름날에는 이 광장에서 많은 가족들이 피크닉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아직은 날이 풀리지 않아 다소 황량하지만, 곧 봄이 오면 또 많은 분들이 북적북적 찾아올 모습이 기대됩니다.

 

 

이번에는 광장에서 소대헌, 호연재 고택으로 가보았습니다. 소대헌, 호연재 고택은 중요민속문화재 제290호로 조선 중기 대전지역의 살림집을 이해할 수 있는 건축적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고택의 명칭은 동춘당 송준길 선생의 둘째 손자인 송병하의 아들 소대헌 송요화와 그 부인 호연재 김씨에게서 따왔습니다. 소대헌 송요화는 아버지 송병하가 지은 고택을 이축했다고 하는데요. 호연재 김씨는 17~18세기 여류문학을 대표하는 시인으로서 한시 130여 수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고택의 이용시간이 있으니 참고하시고요.^^

 

 

소대헌, 호연재 고택으로 들어서면 왼쪽에 보이는 건물입니다. 소대헌, 호연재 고택은 충청지역에서는 보기 드물게 큰사랑채와 작은사랑채를 동시에 갖추고 있는 고택입니다.

 

이건 오른쪽에 있는 건물입니다. 단아하고 소박하던 동춘당보다는 좀 더 화려해진 모습이 눈에 띄네요. 소대헌, 호연재 고택은 사랑채가 돌담 위에 올라가 있고 공원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위치라 기와담 너머로 공원 전경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고택을 나와 천천히 아래로 걸어가는데 옆에 시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동춘당공원은 공원 곳곳 조형물에도 신경을 많이 써서 둘러보다 보면 발견하는 맛이 있는 곳인데요. 벤치 또한 많아서 여기저기 거닐다가 힘들면 어디서든 앉아서 쉴 수 있는 것 또한 매력입니다. 시비 옆 벤치에 앉아 있던 할아버지께서 느긋하게 가락을 흥얼거리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동춘당공원에서 송촌119 안전센터가 있는 사거리로 나오는 길, 송준길 선생의 시호교지 및 벼루와 벼루갑, 동춘당 문화제 안내 비석에 세워져 있습니다.

 

 

맞은 편에는 동춘당 생애길 안내와 송준길 선생에 관련된 일화들이 소개되어 있어요. 이번에 동춘당 생애길이 생각보다 제법 길다는 걸 알았습니다. 일화 또한 읽는 재미가 쏠쏠한데요. 방문하시면 한 번 읽어보세요. ^^ 송준길 선생의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도심과 멀지 않으면서도 소담한 고택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 동춘당공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