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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상/생태환경

자꾸 시치미 뗄거유? 제15회 한국전통매사냥 공개 시연회

 

매사냥 공개 시연회가 있기 전 날, 동구 이사동에 있는 전통매사냥 보존자 박용순 응사가 있는 고려응방을 방문했습니다. 날씨가 무척이나 쌀쌀했습니다.

 

 

고려응방이란 목간판이 걸려 있는 대문 안으로 들어가 작은 사무실에서 박용순 응사와 인사를 나눴습니다.

 

 

작은 사무실에 연탄난로가 있어서 잠시 몸을 녹였습니다. 때마침 내일 시연회 때문에 권재명 이수자분도 함께 계셨습니다.

사무실 벽면에는 응사가 사용한 절끈, 시치미, 먹이쌈지, 눈가리개 등의 도구가 걸려있었고요. 테이블에도 관련 도구와 하늘의 제왕 맹금과 매사냥’ 관련 책도 있었습니다.

박용순 응사는 권재명 이사에게 내일 시연회에 사용할 꿩 손질과 끈 엮는 방법에 대하여 설명을 해주고 계셨습니다. 바로 앞에는 매방이 있고, 나머지 여섯 칸에는 참매와 송골매가 있었습니다.

 

 

박용순 응사와 매사냥 공개시연회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응사님 이번에는 이곳에서 하지 아니하고 중구 뿌리공원에서 하시는지요?”
이곳은 탐방객이 찾아오기가 어렵다고 하여 변경했습니다.”
그래도 매와 응사님은 이곳이 좋지않으세요?
그렇지만, 탐방객을 위해서입니다. 매가 적응에는 다소 변수가 있겠지만, 장소 변경도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럼 내일 중구 뿌리공원에서 뵙겠습니다.”

 

 

응방’은 고려시대에 매를 관리한 곳으로400년의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전통매사냥은 2010년도에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었으며, 박용순 응사2000년도에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 제8호 매사냥 기능보유자로 지정됐습니다.

 

 

시치미를 떼다란 말이 있는데요. 매 꼬리에 달린 시치미를 떼고 자기 것으로 달고 나서 우긴다고 하여서 나쁜 짓을 하고서도 뻔뻔스럽게 능청을 떨 때 쓰이는 말입니다.

 

 

그리고 매가 잡은 꿩은 바로 빼앗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매가 꿩 생각이 나서 사냥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적당히 먹게 한 다음 준비한 닭고기로 유인하여 꿩을 치우고 대신 주는 것에서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참매는 천연기념물 제323-1호로 지정이 되었으며, 예로부터 매사냥에 쓰이는 대표적인 사냥매로서 꿩매라고도 불렀습니다. 나이와 모양에 따라 보라매, 재진이, 산지니 등으로 불러졌으며, 흰색 눈썹이 선명하고 눈동자에 노란 테두리가 있습니다.

 황조롱이는 천연기념물 제323-8호로 지정된 새이며, 도심 환경에 잘 적응하여 가끔은 볼 수가 있는 맹금류입니다. 매는 어둡거나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면 훈련을 하지 않습니다. 또한 매는 여름에는 약하고 겨울에는 강합니다.

 

 

127중구 뿌리공원 잔디밭에서 15회 한국전통매사냥 공개 시연회가 있었습니다. 한국전통매사냥보존회에서 주최 및 주관을 하였으며, 문화재청, 대전광역시, 대전동구청, 대전중구청, 대전문화재단에서 후원을 하였습니다.

 

 

뿌리공원 잔디광장에는 이미 많은 사진작가들이 큰 카메라를 설치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캐노피 천막에는 매와 관련된 도구들이 전시 되고 있었습니다. 이수자들은 참매, 송골매, 황조롱이와 함께하여 탐방객들은 만져보고, 손에 얹어보고 촬영에 모든 분들이 여념이 없었습니다. 특히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들이 무척이나 좋아 하고 있었습니다.

 

 

캐노피천막 안에는 매사냥에 필요한 매방울, 버렁이, 절끈, 시치미, 먹이쌈지, 눈가리개, 망태기, 멍텅구 가 있었으며, 옛날 매와 관련된 족자도 있었습니다. 바로 앞에 송골매는 설치대 막대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잔디밭에는 옛날 방식으로 매를 잡는 방법이 설치가 되어 있었습니다.


 

1부 행사는 황대인 사무총장의 사회로 개회선언과 조현중 국립무향유산원장의 축사로 시작됐습니다.

귀한 한국전통매사냥은 우리나라에서 전해오는 행사가 대전에서 전승이 되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이번 전승이 오래 되도록 성원하겠습니다. 전통매사냥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박용순 응사의 인사말씀도 있었습니다.

회의성이 바뀌고 분위기가 바뀌면, 불완성의 속에서 완성을 요하는 것입니다. 열심히 준비를 하였으니,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습니다.”

 

 

이어 한국전통매사냥 보존회 이수자들의 소개가 있었습니다. 탐방객을 위하여 안완균 이수자가 옛날 포획 장면 재연과 매 그물 시연을 선보였습니다.

2부는 전수자 강여울양이 황조롱이 날밥 부르기, 멍텅구 시연을 펼쳤고요.참매의 훈련과정인 뜀밥, 날뜀밥, 줄밥, 꿩사냥 등을 보여주었습니다.


박용순 응사가 참매로 꿩 사냥을 시연했는데요. 뿌리공원 상공을 한참 동안 돌다가 꿩이 나르자 잽싸게 발톱을 잡아 매의 본능을 보여주었습니다 



멸종위기종 맹금보전 캠페인으로 그동안 참매 발에 묶여있던 줄을 자르고 자연으로 방사를 하였습니다.

자연으로 돌아간 참매는 멀리 가지 아니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자연에 잘 적응하며 살아가겠죠.



모든 행사가 종료되고 나서 오늘 시연을 한 강여울 전수자와 인사를 나눈 이후에 한국족보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