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족산 황톳길은 굽이굽이 맨발로 흙길을 따라 걷는 즐거움을 만끽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갑갑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호흡하며 여유를 되찾기 좋은 길이죠. 계족산 황톳길은 2006년 4월 어느 날 조웅래 회장이 지인들과 계족산을 찾았다가 하이힐을 신고 온 여성에게 운동화를 벗어주고 맨발로 걷게 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고 합니다. 조웅래 회장은 맨발로 걷는 즐거움을 나누고자 전국에서 질 좋은 황토를 가져와 14.5km를 갈아서 황톳길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그렇게 해서 탄생한 계족산 황톳길은 전국 최초로 숲속 맨발 걷기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고요. 한국관광공사 선정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과 여행전문기자들이 꼽은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33선'에 선정되는 등 최고의 힐링 여행명소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계족산 황톳길을 걷다보면 계족산성이라 적힌 표지판을 만날 수 있는데요. 계족산에 오르면 대전의 아름다운 절경과 대청호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죠. 또 계족산 주변에는 대청댐, 민평기가옥, 송기문 효자정려각, 취백정, 용화사 석불입상, 제월당 및 옥오재, 회덕향교 대성전, 어사홍원모 영세불망비, 옥류각, 비래사 목조비로자나불좌상, 우술성, 성치산성 등 수많은 문화재가 오랜 세월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오는 10월까지 주말마다 펼쳐지는 뻔뻔한 클래식 공연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인데요. 숲속에서 들리는 아름다운 선율이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지난 14일 토요일 계족산 맨발축제에 다녀왔는데요. 해마다 이틀간 에코힐링 맨발걷기와 에코힐링 마사이마라톤으로 진행되는 축제입니다.
장동산림욕장 도로양측 이팝나무 꽃이 활짝핀 길을 지나니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반겨줍니다. 대전시와 대전마케팅공사가 주관하는 ‘2016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 홍보부스를 지나 걷다가 맨발로 걷는 블루밍체육관 학생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운동화를 벗고 걷는 모습이 씩씩해보였습니다.
황톳길을 걷가보면 처음엔 발바닥이 차갑지만 이내 부드럽고 시원합니다. 발바닥이 확실히 편안하죠. 그 부드러운 촉감 은 걸어보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신을 싣고 가는 사람들이 이상합니다. 그러니 신을 벗고 걸어 보세요.”
신발 벗기를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봅니다. 멀리 함양에서 오셨다는 부부는맨발로 걷다가 사진을 남깁니다.
“여기서는 발바닥이 전면에서 보여야 합니다.”
사진찍는 팁을 알려드리니 엄지를 보이시며 환하게 웃으십니다.
길 중간에는 바람개비 만들기, 목걸이 만들기, 토우만들기, 꽃누르미만들기, 캐리커처, 황토염색체험, 황토공방체험, 페이스페인팅 등 다양한 체험부스가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절고개에서 풍선아트를 하는 남녀대학생을 만나기도 했는데요. 등산객들에게 풍선으로 하트모양과 강아지를 만들어드리니 어린이처럼 즐거워하십니다.
“무척이나 피곤할 것 같은데, 즐겁게 하는 이유가 있나요?”
“풍선아트가 재미있어서 팔은 안아파요. 즐거워요.”
뻔뻔한 클래식이 열리는 무대 앞에는 계족산 맨발우체국이 설치되기도 했는데요. 4종류의 사랑의 엽서를 작성해 우체통에 넣으면 무료로 배달해줬습니다. 저도 큰 딸과 부인에게 사랑의 엽서를 썼습니다. 황톳길 옆에는 에코힐링 사진전시회가 열렸는데요. 제 모습도 사진 속에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언제 한번 계족산 황톳길따라 유유자적 걸어보세요. 자연을 벗삼아 걷는 느낌이 무척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