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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전시ㆍ강연

대전볼만한전시 김미경 개인전 mom's room


대전근현대사전시관


대전시에서 매월 발행하는 It's 대전 행복키움에는 대전에서 그 달에 펼쳐지는 문화 소식이 달력처럼 담겨있어서 항상 꼼꼼하게 읽어봅니다. 내용을 읽어 보고 마음에 드는 전시나 공연이 있으면 날짜를 기록했다가 보러가곤 하지요.

대전근현대사전시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mom's room (김미경 개인전)'도 궁금증을 자아냈는데요. '엄마의 방'? 그래서 전시가 시작되던 15일에 대전근현대사전시관 기획전시실로 전시를 보러 갔죠.

대전근현대사전시관


봄바람이 불던 날, 벚꽃이 화려함을 뒤로하고 지고 있었는데요. 봄을 유혹하는 겹벚꽃이 더 진한 빛으로 야한듯한 화사함을 숨김없이 드러내는군요. 여러 영화에 등장했던 대전근현대사전시관 1층으로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기획전시실이 여러 개 보입니다. 옛 충남도청 역사관을 지나면 '중앙로, 근대를 걷다' 전시실이 있고 다시 왼쪽으로 돌아가면 기획전시실1에서 '엄마의 방'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가 'mom's room II' 로 벌써 두 번째 전시네요. 전시에 붙은 부제는 '도자기, 공간 장식과 실용'입니다. 리플렛에도 작가분이 많은 말을 하지 않고 작품으로 말을 대신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벽면에 작가 노트라고 단 세 문장으로 정리할 뿐이었습니다.

'
흙의 구애를 받지말자. / 전통의 구애도 받지말자. / 그냥 내 기법으로 존재할 뿐 무심히 담고 청할 뿐이다.'
 

 

김미경 작가는 어떤 형식이나 틀에 매이지 않고 작가 자신의 방법으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고요. 조용하지만 강한 개성을 드러내는 짧은 문구로 자신을 표현할 뿐입니다. 

런 작가의 마음을 담아 흙으로 아기자기하게 만든 소품으로 이곳 기획전시실을 '엄마의 방'으로 꾸몄네요. 위 오른쪽 작품은 '엄마의 반짇고리'라는 제목의 작품입니다. 반짇고리 아시나요? 반짇고리란, 바늘, 실, 골무, 헝겊 등의 바느질 도구를 담아놓은 그릇을 말합니다. 


요즘은 집에서 별로 바느질을 할 일이 없으니 반짇고리가 없는 집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예전에 옷이 튿어지면 바느질로 꿰매어 입고, 발굼치가 구멍난 양말은 동그란 알전구를 끼워 넣어 꿰매어 신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웠던 시절에는 각 가정마다 반짇고리가 필수품이었죠.

그나저나 '엄마의 반짇고리'라는 작품 속에는 뭐가 들어있을 것만 같아서 슬쩍 열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작품을 만질 수도 없고~~ 그냥 마음 속에 반짇고리로 상상하기로 했습니다.



mom's room II 김미경 개인전mom's room II 김미경 개인전mom's room II 김미경 개인전 


전시장 입구의 탁자에서 뭔가 조용히 작업을 하는 분이 이 전시 mom's room II의 주인공인 김미경 작가로 생각되었습니다만, 너무 조용히 할 일에 몰두하시는지라 방해하지 않고 나름대로 조용히 감상했습니다.^^;

 

 

도자기 조각을 이용한 회화 작품에 쥘르나르의 시 '홍당무'를 캘리그래피로 써 넣은 작품으로, 두 작가의 콜라보레이션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전시 속의 '엄마'는 생활 속에 예술을 실천하고 예술 작품도 감상할 줄 아는 그런 어머니입니다. 그런가 하면, 아래의 사진처럼 무늬를 그려 넣은 도자기와 함께 비슷한 그림을 수놓은 자수 테이블보로 아기자기한 생활을 꾸미는 모습도 보입니다. 

 

mom's room II 김미경 개인전

 

mom's room 주소는 126-1번지일까요? 활짝 열린 우체통에 엄마한테 쓴 편지가 들어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김미경 개인전 mom's room대전근현대사전시관 기획전시실에서 오는 8일까지 계속됩니다.

마와 떨어져 있어서 엄마가 그리운 분은 
이번 전시를 보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겠습니다.

 

전시실 앞 통로의 열린 창으로 봄바람이 살랑살랑 들어오는데 봄바람만 들어오는게 아니라 라일락 꽃향기도 같이 실어오네요.  겨우내 굳었던 마음이 풀어지는 따스한 봄에 예술의 향기와 함께 호흡하시면 어떨까요?

mom's room II 김미경 개인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