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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전시ㆍ강연

유성도서관 학부모 독서지도 강좌에 직접 참여해보니

 

책, 책, 책. 책이 좋다는 것은 다 알고 있습니다.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라는 유명한 표현은 유치원생도 알 겁니다.

 

또한 아이가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면, 어린 시절에 품에 안고 많이 많이 읽어줘야 함도 상식입니다. 하지만 저는, 정말 실천하기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아이가 한글을 읽게 되는 순간, 엄마 책읽기는 "다 되었구나! 하산하여 혼자 읽도록 하여라~!"를 선언하게 되더군요.

그래서겠죠? 저희 아이들이 제 어린시절에 비해 책을 안읽네요. 손에서 놓지 않고 탐독하는 것은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제일 잘 만든다는 '학·습·만·화'. 그래서 저와 아이들의 독서 생활을 바꾸고자 오랜만에 독서지도 강좌를 다녀왔습니다.

 

강좌 제목도 마음에 듭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삶이 있는 책읽기.' 장소도 좋았죠. 자전거 타고 대덕대로를 달리면 10여 분 거리의 '유성도서관.'

대상은 딱 저와 같은 사람입니다! '어린이 책을 통해 아이와 소통하고자 하는 부모.'

 

 

 

 

지난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4일동안 진행된 강좌인데 유성도서관 3층 시청각실이 꽉 찼습니다. 선착순 인터넷 접수 인원 100명이 모두 마감되었지만, 신청을 미처 못한 저와 같은 이들도 현장에 와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와~~ 아이와 책읽기로 반짝이는 대전 어머니들의 열정, 대단하죠?

 

또 2시간동안 집중해서 들어도 돌아서는 순간 까맣게 잊어버리는 저를 위해 만드신 듯, 알찬 내용이 수록된 교재도 준비되어 있었답니다. 아~ 조만간 꼭 읽어봐야 할 텐데요. 

 

 

 

 

첫날부터 시청각실 가득, '깔깔깔깔', '호호호호', '하하하하' 웃음소리가 가득 찼습니다. 김은하 작가님께서 배꼽잡도록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내시는데, 제 소울만 앉혀놓고 일어나야 했습니다. 큰아이 참관수업 날이었거든요.

둘째날은 <까불지마>와 <까만나라 노란추장>을 쓰신 강무홍 대표님께서 '마음을 치유하는 책 세계을 열어주는 책'이란 주제로 말씀해 주셨답니다. 게다가 아이들과 함께 퐁당 빠져서 몇 번이고 읽었던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옮기신 분이시라니 얼마나 두근두근 했는지요.

하지만 "작가님 강연듣고 사인받았다"며 아이들한테 자랑하려고 꺼내놓은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식탁에 그대로 놓고 달려가는 바람에 흑흑.

 

셋째날은 제 어린 시절에 가슴 아프게 읽었던 <몽실언니>를 펴낸 '창작과 비평사'의 오세란 편집위원께서 오셨습니다. '역사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다'라고 하신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하지만 아이 학교에서 교육기부활동 중이라 중간에 나와야하는 상황이 또 어찌나 안타깝던지요. 추천해주신 역사도서들, 아이들과 함께 하나씩 읽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금요일, 마지막 강좌가 있었습니다. 첫째날부터 셋째날까지는 일정이 있어 끝까지 수강하지 못했지만, 이날만큼은 마음놓고 끝까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1865년에 발표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부터 <오즈의 마법사>, <피터 팬>, <반지의 제왕>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즐거운 판타지 동화 읽기'가 그 주제였답니다.

 

 

 

 

장재향 선생님의 맛깔나는 입담에 2시간이 홀딱 지나갔습니다. SF(공상과학)은 과학적 상상력이 더해져 언젠가는 실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화는 출생부터 남다른 영웅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판타지와 다르다고 합니다. 알고 계셨나요?

 

<해리 포터>를 마르고 닳도록 아이들이 읽고 또 읽고 있으면 엄마로서는 그닥 반갑지만은 않은데, 이 판타지 동화가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현실을 다루는 사실 동화보다 더 사실적인 진실을 보여주며,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해 생각하게 한답니다. 게다가 주인공들이 바로 나와 같은 평범한 아이들이라 더 흥미진진하게 그 속에 빠져든다네요.

무료함과 심심함에 지친 주인공들(<나니아 연대기>의 사남매,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의 톰이 딱 그렇죠?)에게 판타지 세계에 열리는 외국의 동화에 비해, 우리의 판타지 동화는 폭력 아버지(<영모가 사라졌다>)나 평생을 안고 살아야하는 죄책감(<할아버지의 뒤주>)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절망적인 절실함에 판타지 세계가 열리는 이야기가 많다는 말씀에는 어쩐지 아쉽고 안타까웠습니다.

또 우리의 신화나 전설이 바탕이 되는 이야기들이 아직 발굴되지 않았다는 말씀도 들었고요.

 

 

 

 

저는 그저께부터 잠자리에서 아이들에게 <할아버지의 뒤주>를 조금씩 읽어주고 있습니다. 장재향 선생님께서 '역사판타지동화'라며 줄거리를 들려주셨는데 그 책 소개에 가슴이 절절하게 끓어서 돌아오는 길에 바로 도서관에서 빌렸답니다. 내용은 비밀, 저도 적극 추천합니다!

이 밖에도 유성구 도서관에서는 다양한 강좌가 또 계획되어 있답니다. 이번 주 금요일부터는 6개 공공도서관에서 릴레이 인문학 강좌가 열립니다.

 

 

 

 

또 유성도서관에서는 3가지 인문학 강좌가 예정되었답니다. 5월에는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알차게 보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