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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축제ㆍ행사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다 - 제8회 정림동 벚꽃축제

바야흐로 벚꽃이 흐드러지는 4월이 시작되었습니다. 대전에는 유난히 벚꽃 명소와 축제들이 많은데요. 4월의 첫 주말이었던 46()에는 대전의 이곳저곳에서 벚꽃축제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 서구 정림동에서 열렸던 제8회 정림동 벚꽃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정림동 벚꽃축제는 해마다 와 봤는데 특히 올해는 이전 축제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찾아오시면서 성황리에 진행되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제8회 정림동 벚꽃축제의 멋진 현장 속으로 함께 가보시겠습니다.

정림동 벚꽃축제는 서구 국민체육센터 아래 갑천 둔치에서 열렸는데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식전 행사로 상록체조팀의 에어로빅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개회식 시간인 10시가 되자 사회자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장종태 서구청장과 김창관 서구의회 의장, 박병석 국회의원의 순으로 축제유공자 표창과 축사가 있었고요. 서구의회 의원들의 축하와 축제를 주최한 추진위원회 회원들의 감사 인사도 이어졌습니다.

이번 축제의 첫 번째 행사는 갑천누리길 걷기 대회였습니다. 모세골교를 반환점으로 하는 단거리 A코스와 상보안유원지를 반환점으로 하는 장거리 B코스로 나뉘었는데요. 코스 내내 벚꽃이 줄지어 피어 있는 갑천변을 따라 걷는 길이라서 걷는 재미가 한층 더했습니다. 그리고 박병석 국회의원과 서구의회 의원들이 걷기 행렬의 선두에서 시민들과 담소를 나누면서 걸어갔습니다.

개회식이 열리던 시각부터 한편에서는 먹거리 바자회를 준비한 자생단체연합 회원들의 손길이 분주해졌습니다. 떡볶이, 닭꼬치, 잔치국수 등 10여 가지가 넘는 먹거리 메뉴를 준비했는데요. 바자회가 열리는 저녁 8시 반까지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해 준비한 재료의 양도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그리고 정림동 벚꽃축제가 열리는 날은 꼭 동네잔치가 벌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주로 축제가 열리는 정림동과 가수원동, 관저동, 도마동, 복수동 등 인근 동네의 주민 분들이 많이 오시기 때문입니다. 지역 사회이다 보니 서로서로 아는 분들이 많아 바자회 천막 이곳저곳엔 파전에 막걸리 한 잔 기울이며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회포를 푸는 분들로 금세 자리가 가득 찼습니다.

먹거리 바자회장 옆에서는 벼룩시장도 열렸습니다. 다양한 물건들이 아주 싼 가격에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이들을 이끌고 가족단위로 오신 분들이 많다보니 액세서리와 인형, 장난감을 파는 코너가 가장 인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위 사진들 중 가운데 사진은 판매대에 놓여 있던 머리핀을 찍은 건데 원본으로 크게 보면 마치 수채화 물감으로 그려놓은 그림처럼 보입니다. 정림동 벚꽃축제 벼룩시장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진 횡재를 한 날이었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정림동 벚꽃축제의 프로그램이 풍성해지고 있다는 걸 느낀 건 체험부스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바로 옆 동네인 관저동에 살고 있어서 정림동 벚꽃축제가 처음 시작하던 해부터 계속 봐 왔었는데 축제 초창기에는 체험부스가 거의 없다시피 했었습니다.

런데 매년 부스가 하나하나 늘어가면서 8회차에 접어든 올해 축제에서는 여느 축제장 못지않은 체험부스의 인기가 느껴졌습니다. 드론체험, 페이스페인팅, 네일아트, 풍선아트, 태권도 시범, 119 심폐소생술 체험 부스 등이 어린이들의 인기를 끌었고요. 특히 정림동 관내 한 병원에서 운영한 진료봉사 부스는 어르신들의 인기를 독차지했습니다.

오후 1시부터는 주민장기자랑 예선전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본격적인 예선전이 열리기 전 풍물놀이, 오카리나연주, 합창공연 등 다양한 축하공연이 펼쳐졌습니다.

그동안 정림동 사회복지관 등에서 실력을 갈고 닦아 온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축하공연이다 보니 객석에서 우리 할머니 잘 하신다!, 우리 엄마 멋지다!, 우리 할아버지 끝내주시네!’ 같은 응원의 함성이 더 크게 울려 나왔습니다. , 그리고 초대가수의 무대도 있었는데요. 이름도 정겨운 오누이밴드가 축제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습니다.

축하공연이 끝난 뒤 장기자랑 예선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전 신청을 받은 40팀이 예선에 참가했는데 그중에 15팀이 본선에 진출해 저녁 730분부터 불꽃놀이가 시작되는 9시까지 열띤 본선 무대를 치렀습니다.

선전을 지켜보면서 참가하신 분들의 모습을 취재 사진으로 담긴 했는데 그보다는 다른 사진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위 사진은 장기자랑 예선전 중간에 댄스공연을 해준 정림초등학교 학생들의 모습입니다. 앙증맞고 귀여운 저학년 동생들의 춤으로 시작해 파워풀하고 역동적인 고학년 언니들의 춤이 이어지는 동안 저뿐만 아니라 보시는 관객들 모두 탄성을 그치지 않았습니다. 공연한 참여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뜨거운 한류열풍이 앞으로 100년은 끄떡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이번 벚꽃축제를 취재하러 나설 때만 해도 현장에 도착하면 예쁜 벚꽃 사진을 많이 담아야지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축제 현장에 도착하고 보니 날씨가 흐리고 벚꽃도 아직 완전히 만개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조금 바꿔 봤습니다. ‘당분간 모든 블로그 포스팅마다 벚꽃 사진들로 넘쳐날 거니 나는 벚꽃처럼 아름다운 풍경으로 피어난 사람들을 담아보자.’ 이런 생각을 하며 정림동 벚꽃축제에 오신 분들의 풍경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 속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어떠세요? 벚꽃도 벚꽃이지만 축제에 나오신 분들의 모습도 한 폭의 풍경 속에 그대로 녹아든 모습 아닌가요? 정림동 벚꽃축제가 개막됐다는 소식이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는지 오후 들어서는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 연인들과 한껏 멋을 부리고 기념사진을 찍으러 나온 중고등학생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특히 벚꽃 아래 개나리가 만개한 자리는 차례를 기다렸다 사진을 찍어야 할 정도로 인기 만점의 포토존이 되어 주었습니다.

※ 포스팅에 올린 사진들은 얼굴 공개가 안 되도록 가급적이면 측면에서 찍거나 흐리게 찍었습니다. 그리고 정면 모습이 선명하게 나온 사진들은 사전에 공개 양해를 구했고 연락처를 파악해 기념사진으로 보내드리기도 했습니다. 촬영에 협조해 주셨던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정림동 벚꽃축제에서 풍경으로 피어난 사람들의 모습을 주로 보여 드렸는데 벚꽃의 모습을 아예 안 볼 수는 없겠죠? 한가운데 별을 품고 있는, 같은 듯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빛깔의, 며칠 뒤면 바람결에 꽃눈을 날리게 될 정림동의 벚꽃입니다.

축제 당일에는 아직 만개한 상태가 아니었는데 포스팅을 쓰고 있는 지금쯤이면 한창 만개한 상태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림동 벚꽃을 보러 오실 분들을 위해 제가 기념사진 남기기에 좋은 자리 한 군데 추천해 드려도 될까요? 저는 서구 국민체육센터 뒤편길을 강력 추천합니다. 양 옆으로 선 벚나무들이 벚꽃 터널을 만들어 줘서 사진이 멋지게 나옵니다. 또 체육센터 휴게실 자판기에서 뽑은 길다방 커피를 마시며 벚나무 아래 평상에서 갑천을 보며 잠시 쉬었다 갈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8회 정림동 벚꽃축제의 생생한 현장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 잘 보셨나요? 저녁에 있을 주민장기자랑 본선과불꽃놀이까지 보고 왔다면 좋았을 텐데 일 때문에 오후 5시쯤 취재를 마무리하고 돌아왔습니다.

축제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내년 축제 때는 대형냉장고와 TV, 세탁기를 받아간 장기자랑의 입상자는 누구였고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 불꽃놀이는 얼마나 화려했는지도 꼭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축제는 끝났지만 정림동 벚꽃은 아직 쌩쌩하게 남아 있습니다. 아직 벚꽃 구경을 못 하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정림동으로 어서어서 오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