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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축제ㆍ행사

라디오를 켜고 보문산 가을 만끽! 대전사랑라디엔티어링대회

 

그리움의 계절. 황홀함으로 가득했던 가을이 막바지를 향해 겨울로 치닫고 있습니다. 만산홍엽(滿山紅葉)이라 했던가요? 울긋불긋 꽃대궐 온 산들이 단풍물결입니다. 눈이 호강할 정도로 아름답게 물든 보문산의 가을 길을 걷는 제6회 대전사랑 라디엔티어링 대회가 12일) 보문산 사정공원에서 열렸습니다.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레미 드 구르몽(Remy de Gourmont))


운동하기 딱 좋은 가을날. 덥지도 춥지도 않은 요맘때면 단풍도 절정을 이룹니다. 보문산 사정공원의 넓은 축구장엔 이른 아침부터 라디엔티어링에 참여하려고 나온 시민들로 가득찼습니다.


1년에 한 번 실시되는 대전사랑 라디엔티어링 대회는 올해 여섯번째로 대전사랑운동센터가 주최하고, TJB 대전방송이 주관 대전광역시가 후원하는 행사로 2014년 이곳에서 열린 이후, 2년만에 다시 열린셈인데요. 사전접수자 2500여명, 현장접수자 500여명이 넘는 인원이 이른 아침 한 폭의 수채화처럼 가을가을한 보문산 으로 몰려 들었습니다.

 


제6회 라디엔티어링 대회. 출발!! 시민들이 사정식물원앞을 지나고 있다.



출발!! 신호와 함께 가벼운 발걸음으로 삼삼오오 연인, 친구, 가족들의 손을 잡고 신나게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울긋불긋 예쁘게 물든 보문산의 단풍들이 이렇게 예쁜줄 미처 몰랐다며 모두 입을 모읍니다. 더위로 힘들게 보냈던 지난 여름을 보상이라도 하듯, 만산홍엽으로 물든 보문산의 가을 기운을 흠뻑 받으며 걷기 시작합니다. 산공기가 이렇게 좋을줄이야! 숲 속에선 마음도 차분해지고 한발씩 내딛는 발걸음은 상쾌하기까지 합니다.



라디엔티어링에 참가한 시민들이 가을을 즐기며 걷고 있다



이른아침 약간 쌀쌀했던 기온은 이내 누그러져 얼마 걷지 않아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합니다. 사방을 둘러봐도 온통 샤방샤방한 단풍들입니다.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고 어떤 미션이 나올지 귀 기울이며 조금전에 받아든 행운권에 기대도 걸어 봅니다. 꼭 갖고 싶었던 자전거를 특템했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낙엽이 곱게 내려 앉은 보문산 행복숲길




이 가을이 가기전에 바스락 거리는 낙엽을 밟아 본 적 있으신가요?

아름다운 가을날. 머리위로 떨어지는 낙엽이 눈처럼 흩날리는 모습을 본 적 있으신가요? 이날 라디엔티어링에 참가한 시민들은 낙엽을 밟으며, 흩날리는 낙엽들을 보며 여기저기서 탄성을 지르기 바빴습니다.

이미 떨어져 길바닥에 나뒹구는 낙엽들도 많지만, 구간구간 걸어보니 아직도 나무에 달린 낙엽도 많습니다



낙엽이 곱게 내려 앉은 보문산 행복숲길


 

가을빛이 곱게 내려 앉은 길. 그리움 가득한 낙엽향이 코끝을 자극합니다. 바람에 살랑살랑 나부끼는 낙엽들. 한 걸음 걸음이 그저 즐겁기만 합니다. 보문산 숲속 상쾌한 공기를 흠뻑 들이 마시며 천천히 걸어 봅니다.

간간이 불어주는 바람은 몸도 마음도 가볍게 만들어 줍니다. 이 순간이 즐거움이요, 최고의 힐링입니다. 




알록달록 단풍들로 꽃대궐을 이룬 보문산


 

벚나무와 단풍이 어우러져 자연스레 터널로 이어진 보문산 숲 속 산책길을 삼삼오오 짝을 지어 걸어 갑니다. 해마다 이른봄이면 하늘을 가릴만큼 양쪽 길을 가득 메운 벚꽃이 몽글몽글 함박웃음 지우던 바로 그 길, 가장 화사한 벗꽃엔딩으로 아름다운 추억을 제공해 줬던 바로 그 벚꽃길입니다.

아래로는 오월드, 위로는 보문산 숲치유센터가 자리한 대사동까지 4㎞가 연결된 이 숲길이 행복숲길입니다. 



청년광장에서 시루봉으로 오르는 지름길엔 테크로된 계단이 이어진다.




곱게 물든 단풍들이 가장 아름다운 늦가을. 단풍이 절정을 이룬 보문산 행복숲길엔 3000여명의 시민들이 온 몸으로 가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옛 추억을 더듬으며 보문산을 찾은 사람들 가을 정취에 흠뻑 빠져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집니다.


멀리 가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 이렇게 아름다운 단풍이 있을 줄이야!! 그간 차를 타고 멀리로만 달려 갔던 자신이 후회스럽기도 합니다. 도심에서 즐기는 단풍보다 산에서 만나는 단풍이 더 붉고 아름다운것 같습니다.






숲에는 코로 다 맡아낼 수 없는 수많은 향기가 납니다. 향수가 필요없는 아름다운 자연의 향기죠.

여느 산들보다 조금 늦게 단풍이 드는 보문산은 대전의 젖줄로 도심 속에서 가장 가까운 휴식처이자 보금자리로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산입니다.


근간의 안부를 물으며 자연스레 대화가 이어지고 오늘은 그 어느 날보다 훨씬 기분이 좋습니다. 한발씩 내디딜 때마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몸과 마음에 활기가 더해지는것 같습니다. 






즐건 기분으로 함께 걷다보니 어느새 2㎞를 훌쩍 넘어 청년광장에 도착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쉼터에선 간단한 공연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경쾌한 오카리나 연주가 아름다운 가을날 보문산 자락에 울려 퍼집니다. 


숲 속에서 듣는 음악은 답답했던 가슴까지 시원하게 해줍니다. 이른 아침 보문산에서 열리는 숲 속 음악회. 오카리나 음을 통해 흘러 나오는 대중가요가 또다른 느낌으로 시민들의 마음을 살랑살랑 흔들어 놓습니다.






바스락 바스락 소리를 내는 낙엽을 밟으며 걷고 걷고 또 걷습니다. 가을 향기에 발걸음이 절로 가벼워 집니다. 여유를 가지고 걸어본지가 언제였는지 오늘은 온 마음을 자연에 맡기고 마냥 걸어 봅니다. 하나의 계절이 묻혀버려도 그저 좋기만 합니다.



반환점인 망향탑 앞에서 스템프를 날인해야 완주로 간주한다


망향탑 부근에 숨겨진 보물을 찾고 있는 모습들



어느새 반환점인 망향탑에 도착했습니다. 예년엔 없었던 행운의 보물찾기 코스가 추가되었네요. 종이로 만든 보물을 찾으면 적혀있는 상품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미리 도착한 사람들이 보물찾기 하느라 이곳저곳 흩어져 찾고 있습니다.

보물이다!! 보물을 찾은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소리칩니다.






빨간 단풍잎에 고운시 적어 빨간 우체통에 넣었네
우체통이 먹은 단풍잎의 시 지워지면 어쩔까
서울친구가 언제쯤 받아볼까
단풍잎새 보내고 잠이안와요


문득 빨간 단풍잎이란 동요 가사가 생각납니다. 아름다운 단풍들과 함께 가을이 저물어 갈 즈음. 멋진 추억의 한꼭지를 보문산에서 재미나게 보냈습니다. 바라보기만 해도 절로 기분이 좋았던 보문산의 가을길을 오늘서야 제대로 만끽해 본 듯 합니다.




사정공원을 향해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전. 붉게 빛나는 단풍잎의 유혹에 이리 찍고 저리 찍고 어떻게 찍어야 제일 아름답게 담아 볼까 찍고 또 찍고 확인하기를 반복 합니다. 비록 짧은 거리지만 라디오를 들으며 미션을 수행하며 걸었던 오늘. 오늘을 기회로 앞으론 보문산 행복숲길을 자주 걸어보기로 맘 먹었습니다.

 


보문산 사정공원에서 화홥의 한마당이 펼쳐지고 있다



반환점을 돌아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니 뻔뻔한 클래식으로 화합의 한마당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무대 옆에선 먹거리 체험행사, 페이스페인팅, 마임 퍼포먼스 등 흥미진진한 체험거리도 있었습니다. 오늘 하루. 가을을 품에 안은 것만으로도 최고의 건강을 선물받은 느낌입니다. 이제 곧 가을이 자리를 내어 주고 나면 또 하나의 계절을 반갑게 맞이 할 준비를 해야 할 때인것 같습니다. 소복소복 하얀 눈이 쌓이는 계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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