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아플때 병원에 간다면 문화재가 가는 병원은 어디일까요? 바로 대전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유성구 문지로)에 갑니다.
문화재 보존의 골든타임을 지키기위해 열심히 고군분투 하시는 그현장으로 찾아가보았습니다.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는 올해 3차례 문화재보존 현장 공개 행사를 엽니다.
5월 26일~27일 / 7월 26일~27일 / 11월 24일~25일
이렇게 일반인에게 문화재보존 현장을 공개 합니다. 이번에 놓치신 분이라도 다음기회에 꼬옥 참여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문화재를 지키는것이 우리의 얼을 지키는것과 같으니까요.
국립문화재연구소를 가기위해 대덕터널을 지나갔는데요. 대전에 살면서 대덕터널을 지난것은 처음인것 같아요. 대덕터널을 지나서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도착하니 토끼굴에 떨어진 앨리스마냥 신기했습니다.
너무 예쁜 건물외관에 놀라고 잘 꾸며진 정경에 데이트 하기 딱 좋은 곳 같았어요.
국립문화재연구소들어가면 건물 입구에는 보리수열매가 익고 있고 알알이 붉은 앵두나무도 심어져 있답니다.
국립문화재 연구소에서 준비해주신 다과를 먹으면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생생보존처리데이에 일찍오니 그열기를 느낄수 있었습니다.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연구할 때 입는 가운을 입을 수 있게 해놓았는데요. 직접 문화재 보존 현장 연구원으로 있는 듯한 기분이들었습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 준비해주신 에코백과 볼펜과 명찰. 검은 에코백 너무 예뻐서 한장 더 달라고 하고 싶을 정도였어요.
국민에게 공개하는 문화재보존처리 현장 공개행사에 나온 유물은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일월오악도, 죽천고였습니다.
석조를 다루는 현장은 공사장을 방불케 하는 장비들이 많은데요. 유기물과 무기물을 다루는 연구실은 치과나 정형외과를 방불케하는 의료도구들이 있어서 문화재보존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볼수 있었습니다.
문화재를 대하는 것이라서 선 안쪽에 서서 눈으로만 감상하며 카메라 플래시도 터트리지 않고 최대한 방해가 가지 않게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이태종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을 보니 석탑의 보존현장을 생생히 볼수 잇었습니다. 문화재 보존에 대한 인식이 미비했던 그시절이야기를 들으면서 폭격을 맞고 나서 시멘트와 철근으로 대충 붙여놓고 손대면 무너질까봐 이전도 못하고 있다가 이번에 보존처리되고 있다고 합니다.
신기하게도 사자상 4마리가 나왔다고 합니다. 석판에는 위치와 크기, 중량이적혀 있어서 나중에 다시 맞추기 쉽게 해놓았고요. 2019년 정도에 보존처리가 거의 다될것으로 예상한다고 하셨습니다. 문화재 손실은 한순간인데 보존은 이렇게 오래 걸리네요.
시멘트로 인해 검게 변한 부분을 레이져로 하얗게 만들고 있답니다. 이거 어디서 보신것 같지요? 성형외과에서 하는 기미와 주근깨를 없에는 레이저 시술을 문화재 미용에도 쓰고 있답니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 선생님의 듬직한 문화재보존과학센터 조끼가 탐나서 한컷!
실험실 안전정보에는 담당자 실험실 배치도와 응급비상연락망이 체계적으로 적혀있습니다. 문화재연구는 무거운 돌을 나르고 화학약품을 써야 하는 경우도 있어서 생각보다 안전 사고에 유의해야 한답니다. 체계적인 관리로 문화재 보존 뿐만 아니라 연구원의 안전도 신경써주고 잇는 것 같아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금속실에서는 아세톤이나 알콜을 뭍혀서 하나하나 현미경을 보면서 세세히 작업 해야 합니다. 손의 땀때문에 장갑을 끼고 습도와 온도를 일정 하게 유지해야 해서 연구원들의 주부습진과 건조한 피부가 걱정됐어요. 차분하게 앉아서 문화재를 꼼꼼하게 봐야하는 일이기에 여학생들의 적성에도 잘맞을 듯합니다.
정형외과에서 고정 할때 쓰는 도구로 토기를 고정시키고 그속의 흙을 다파내서 하나하나 이어붙이고 게셨어요. 바다에서 건져올린 도기에는 염분이 많은데 이것을 제거하고 다시 보존 처리를 합니다.
문화재 보존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깨끗하게 해서 후손들에게 물려줄 것이냐, 아니면 염도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하고 처리해서 깨지지 않게 할것이냐! 이것을 정하는 것도 하나의 보존이라고 생각 한다는 말씀이셨어요.
무조건 이쁘고 완벽하게 하나도 잡티 없이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문화재 자체가 아니라 문화재가 담은 그 역사와 정신도 같이 보존 해야 하는것이구나를 느꼈습니다.
물에 수장된 나무들을 어덯게 보관처리 할것인가를 보여주시기도 하고요.
3D프린팅 기술을 문화재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주시고요. 앞으로 기념품이라던지 복원이나 보존처리를 할때 마모된 부분들 보완하는 재료로 쓸 수 있어 무궁무진한 활용도가 있다고 합니다.
사명당 유정 진영을 복원중이신데요. 한땀한땀 장인의 손길로 천천히 복원 하고 계셨습니다.
이렇게 가까이서 본 일월오악도. 종이테이프로 붙여놓은 것은 천연 재료로 붙여놓아서 나중에 물로 다 씻어진다고 합니다.
제가 제일 감탄 했던 것은 문화재보존과학센터 연구원님들이 만드신 바늘꽂이겸 고정 도구입니다. 안에 스테인레스 구슬을 넣어서 아기들 모밀 베개 마냥 종이나 천을 고정 시키고, 면으로 만든 것이라 바늘도 꽂을 수 있고 문화재를 훼손시키지 않는 이 아이디어 용품!
천연염료나 엄청 난 현미경과 고가의 엑스레이 장비보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 연구원님들의 정성이 담긴 이 쌈지가 제일 인상 깊었습니다. 만약에 도둑이 들어도 이거로 던지면 한방에 도둑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무게감이였어요.
죽천고가 보존 처리 되어 있는데요. 우리나라 근대역사를 알아보는데 중요한 사료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충무공 이순신의 '죽고자 하면 살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라는 강렬한 문장도 받고. 수료증도 받았습니다.
문화재에 관심이 있거나 학예사로 문화재연구원으로 진로를 생각 하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정말 좋은 시간과 경험이 될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그리고 문화재 보존현장이 인디아나존스처럼 멋지고 즐거운 일만은 아닌 지루함과 섬세함, 끈기가 필요한 엄청난 작업이라는것을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우리나라 문화재가 너무 많아서 여기에 오는 문화재들은 그나마 천운이라고 생각 합니다. 많은 문화재들이 얼른 보존 처리되고 그 가치가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문화재를 아끼고 보존하는데 정부에서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인력을 배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문화재 보존처리 과정에 있는 문화재들이 일본에 반출되었다가 찾아오기도 하고 전쟁중 폭격피해를 받는 등 사연들이 기구했습니다. 별생각 없이 페인트를 칠해버린 삼전도비라던지 숭례문방화사건이라던지 소중한 문화재를 잃어버리는것은 한순간이지만 그것을 보존 하고 다시 복구하는데는 열 배 이상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문화에 대한 지식 뿐만 아니라 공학, 의학 등 다양한 과학적 접근이 필요한 문화재보존에 대전만큼 적당한 곳이 없다는것을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응급 환자는 119로, 응급 문화재는 문화재보존과학센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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