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동 산신제 및 토제마짐대놀이'를 다녀왔어요.
2월 22일, 정월대보름이었습니다. 휘영청 밝은 달님에게 올해 소원들 비셨는지요?
이 날을 앞두고 대전 곳곳에서도 주말부터 다채로운 행사가 많이 열렸지요? 저 역시 어느 곳을 가볼까 행복한 고민 끝에,하늘아래 근심없는 마을, '무수천하마을'에 다녀왔습니다.
저 커다란 '달집'!
저는 이번에 처음 보았답니다.
달집은 음력 정월 대보름날 저녁에 달맞이를 할 때, 불을 질러 밝게 하기 위하여 생솔가지를 많이 묶어 집채처럼 만든 무더기라네요.
이 달집에 색색이 소원을 달아, 저녁에 달이 떠오를 때쯤 불을 지르며 놀거랍니다.
역시... 아이들의 소원은 예나 지금이나 '장난감 많이 생기게 해주세요!'입니다.
이 많은 사람들과 긴 줄은 무엇일까요?^^ 바로 바로...
정월대보름에 꼭 챙겨먹어야 할 '귀밝이술'과 '오곡밥' 입니다!
새로 지어진 다목적회관에서 마을 주민들께서 오곡밥과 나물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취향대로 골라 먹으라고 따끈하게 끓여주신 김치찌개와 시래기국까지 무지무지 꿀맛이었습니다.
이제 든든하게 배를 채웠으니, 아이들은 신나게 달려나갔습니다. 정월대보름에만 할 수 있는 놀이, '쥐불놀이'를 하기 위해서지요.
쥐불을 놓게 되면 겨울을 지낸 메뚜기 등의 병해충이 번데기나 알을 낳아 놓은 잡초나 쥐구멍, 해충 서식지를 태워서 농사에 유익하답니다.
또 태운 잡초의 재는 논밭의 거름이 되고 풀들이 잘 돋아나 논두렁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하니, 일석이조의 놀이입니다.
이제 달집 태우기를 앞두고 제를 올리는데요, 진짜 돼지 한 마리가 떡하니 올라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찍 떠오른 보름달을 아래, 모두의 함성과 함께 달집에 불이 붙었습니다.
대보름달은 풍요의 상징이고 불은 나쁜 것들을 태워버리는 정화의 상징이라지요. 또 달집이 탈 때 골고루 한꺼번에 잘 타오르면 풍년, 불이 중간에 꺼지면 흉년이 든다고도 합니다.
올해 달집은 소방대원들께서 꺼주실 때까지 활활 잘 타올랐으니 올 한 해 농사도 아주 풍년이겠습니다.
그리고 풍물패의 뒤를 따라 달집 주위를 신나게 돌았습니다.
또 저마다 활활 태오르는 달집과 밝은 보름달을 보면서 올해 소원을 빌기도 했습니다.
온 사방이 깜깜해질 때까지 계속된 쥐불놀이와 달집태우기는 숯불에 구운 삼겹살 한 점씩 나누기로 막을 내렸습니다.
'무수동 산신제 및 토제마짐대놀이'는 매년 음역 1월 14일 무수동 일대에서 행해지는 마을 공동의 제의식과 놀이를 재현한 것입니다.
중구 무수동 국사봉에서 출토된 다섯 마리의 토제마(土製馬)를 모티브로 한 '토제마 봉안', '산신제', '대보름 거리제'로 구성된다네요.
조선시대 후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어지고 있는 마을신앙으로서,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 외래문물 유입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고 지켜진 것은 무수동산신제보존회의 노력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전통이 오늘까지 계승되고 하기 위해 2011년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 제 19호로 지정받아, 저와 같은 일반 시민들이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명절을 보낼 수 있게 되었네요.
이리 자랑스러운 전통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며, 여러분들께서도 무사태평, 운수대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