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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행/역사유적

집에도 신분이 있어요~동춘당, 한밭종각, 봉소루


"집에도 신분이 있어요~~"


송촌동의 동춘당을 찾았는데요. 보물 제209호로 조선 효종 때의 문신 송준길이 살던 집으로,그의 호 '살아 움직이는 봄과 같아라' 라는 뜻인 동춘(同春)의 호를 따 지은 집인데요. 당(堂)을 붙였어요. 이와 같이 당(堂)을 붙인 이유는 집주인의 신분에 따라 집 이름을 지었기 때문입니다.


동춘당
▲ 사가에서 제일 높게 붙일 수 있는 이름은 당(堂)입니다.


즉 동춘당 집주인은 송준길로 신분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사가(私家)에서 제일 높게 붙일 수 있는 이름은 당(堂)이기에 동춘당(同春堂)이 된 것이죠. 이와 같이 당이 붙은 곳을 알아 볼 까요. 쌍청당, 제월당, 그리고 회덕향교와 진잠향교 안에 있는 명륜당등이 있네요.


그럼 당(堂) 보다 높은 신분을 가진 임금이상의 사람들에게는 어떤 이름을 붙일까요. 전(殿)을 붙입니다. 서울의 경복궁에 가면 임금이 집무를 보던 곳이 근정전(勤政殿)입니다. 그리고 절에 가면 부처가 계신 곳을 대웅전(大雄殿) 극락전(極樂殿)라 하는 것은 임금의 신분보다 높은 성인이기 때문입니다. 공자를 모신 향교의 대성전(大聖殿)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사가의 지위가 높은 사대부나 절의 고승이 기거하는 집이라 해도 절대로 전(殿)을 붙일 수가 없는 것이죠.



▲ 임금 이나 그 이상의 신분을 가진 성인을 모신 곳에는 전(殿)을 붙입니다.


당(堂)다음으로는 합(閤)각(閣)인데 합(閤)은 현재 사용되지 않고 있다고 하네요. 각(閣)은 전(殿) 당(堂)의 부속 집으로 많이 지어지는데 주위에 널리 알림을 위한 공간으로 지어 진다고 하네요. 우리가 잘 아는 보신각(普信閣)이 있습니다. 대전에는 제야의 타종식이 열리는 ‘한밭종각’이 있습니다. 그리고 효자각(孝子閣), 열녀각(烈女閣)도 이에 해당이 되네요.



▲ 널리 알림을 위한 공간으로 지어진 집에는 각(閣)을 붙입니다.


다음으로는 제,헌,루,정(齋,軒,樓,亭)인데요. 제(齋)는 가족들이 활동 공간으로 사용되는 집 이름입니다. 대전의 옥오제와 향교에서 학생들이 기거하고 활동하던 동제와 서제가 있네요.


옥오재
▲ 대전의 옥오재와같이 가족들이 활동 공간으로 사용되는 집에는 제(齋)를 붙입니다.


헌(軒)은 공무적 기능을 갖추고 대청마루가 발달되어 있는 집을 가리키는 경우인데요. 우리가 잘 아는 강릉의 오죽헌과, 사극에서 사또가 공무를 수행하는 공간인 동헌(東軒)이 있네요.


루(樓)는 높은 집을 뜻하는데 주로 2층으로 된 집이 이에 해당이 됩니다. 우리가 너무 잘 아는 경복궁의 경회루가 생각나네요. 대전 석교동의 봉소루도 있습니다.


봉소루
대전의 봉소루와 같이 높은 집에는 루(樓)를 붙입니다.


마지막으로 정(亭)인데 우리는 흔히 정자(亭子)라고 하는 것입니다.사색의 공간으로 산 정상의 경관이 좋은 곳, 물가 또는 연못 주위에 사색과 휴식, 풍류의 공간으로 지어진 집에는 정(亭)을 붙입니다. 가장 서민적이고 정겨운 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계족산 정상의 봉황정, 구봉산의 구봉정, 무수동의 광영정 그리고 마을 입구의 정자가 모두 이에 해당이 되지요.



▲ 경관이 좋은 곳에 지어진 집에는 정(亭)을 붙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잖아요. 이와 같이 절이나 궁궐, 고택과 같은 옛 집들을 답사 갔을 때 알고 보면 즐거운 답사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