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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행/역사유적

대전 원도심에 숨겨진 비밀의 정원, "옛 충남도 관사촌"




대전 원도심에 숨겨진 비밀의 정원,

"옛 충남도 관사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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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의 주권을 모두 빼앗기고, 일본의 식민지로 살아야 했던 일제강점기

내 나라 내 조국이 있음에도 자랑스런 태극기 대신 일장기를 달아야 했던 서러움.

아름다운 금수강산인 조국을 잃고 일제치하에서 억울하게 짓눌렸던 36년의 세월

나라를 잃은 슬픔은 그 어떤 표현으로도 대신 할 수 없었던 그때.

일편단심 나라를 구하고자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울부짖던

 독립투사분들 덕분에 1945년 광복을 맞았습니다.

그리고, 그 후 70년이 흘렀습니다..

 

 

 

 

▲ 옛 충남도 관사촌 오픈하우스 

(2015.9.5~11.25)


광복 70년 위대한 여정, 새로운 도약

 그 위대한 여정은 대전에서도 시작되었습니다.

 

83년간 비밀의 정원으로만 묻혀 있었던

 옛 충남도지사 관사촌 1호가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되었습니다.

이는 교통과 행정의 중심지로 발돋움한 대전의 도시적 위상을 보여줌과 동시에

한국을 지배한 일본 식민권력자들이 자신들만의 세계와 질서를 

구축하고 싶어했던 욕망이 투시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옛 충남도지사 관사촌 오픈하우스 행사가 열리던 9월 5일. 

관사촌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길게 설치해 둔 부스에서

향기로운 연꽃차가 제일 먼저 시민들을 맞았습니다.

수공예 비즈제품과 소소한 악세사리도 판매되고 있었고,

프리마켓 장이 선걸 보니 훗날 이곳 일대가 문화의 거리로

서서히 자리잡아 갈 것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대전의 근대문화유산을 시민에게 개방하여 문화예술의 장으로 활용토록 하고,

원도심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되었는데요.


대전광역시 지정문화재자료 제49

도청과 함께 조성된 관사촌은 광복후 다시 한국인들의 것이 되었지만, 

오랜 세월동안 여전히 도지사와 고위 관료들을 위한 소수의 비밀스러운

 장소로만 사용되어 왔으며, 저 또한 25년이 넘도록 이곳을 지나다녀도

이곳이 그토록 위대했던 역사적 공간이었다는 사실을 안 것은 

 관사촌이 오픈식을 하던날이었습니다.



대전고 5거리에서 테미고개로 가는 길 초입에 자리한 옛 충남도지사 공관은 

일제강점기시절 공주의 충남도청이 옮겨오면서 

일본 관료들을 위해 건립된 전국에서는 유일한 관사촌입니다.


2012년 12월 충남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면서 대전에 남겨진 이 관사들은

80여 년간의 긴 임무를 모두 마치고 이제 새로운 변화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옛 충남도 관사촌 오픈행사는 

오랫 역사에 묻혔던 새로운 변화를 위한 작은 준비의 시간으로

관사촌 해설과 숲해설이 30분씩 하루에 두 번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관사촌 개방시간은

 2015. 9. 5 ~ 11. 30까지 

월~ 금(10:00 ~ 17:00), 토(13:30 ~ 17:00)

 수요일을 정하여 인형극과 관사촌 해설이 있습니다.

 

 

 

충청남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옮겨진 1982년에 세워진 이 도지사 공관은

3385㎡의 대지위에 388㎡의 목조건물로 1932년 4월에 착공하여 9월에 준공되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왔다고 합니다.




 

 2019년 5월말까지 충청남도로부터 무상사용허가를 받아

3년간 비어있던 충청남도 옛 도지사공관은 일부 노후시설 교체 했으며

방수공사 등 긴급 보수공사를 마치고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게 되었습니다.



 

 

 1층에는 여러개의 방과 응접실 등이 있었고,

좀 특이한 모양으로 설계된 창문으로는 

숲이 가득한 정원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2층 연회장(응접실)은 기둥을 중심으로 바닥을 높여 만든 '도꼬 노마(상석)'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전형적인 일본식 주택의 특징이라고 해설사는 설명했습니다. 




 

▲ 일본식 구조의 창문


 창문을 열면 우거진 숲 속 정원이 눈에 들어 옵니다.

여러개의 문을 열어야 테라스로 나갈 수 있으며,

 이 창문도 특이한 일본식 구조라고 설명합니다.


  

문을 열고 나오니 바로 이곳이 테라스였습니다.

지붕도 특이하고 난간의 구조도 보기드문 형태였습니다.


 건립 이후 계속 도지사 공관으로 사용되어 오면서

 8.15광복과 6.25전쟁을 맞는 등  많은 애환이 서려있는 곳.  


특히 6.25전쟁때는 정부가 대전으로 옮겨 오면서

초대 이승만 대통령의 관저로 사용 되었고, 이승만 대통령과 주한 미국대사가 이곳에서

회견을 가져 위급한 전쟁 초반에 연합군이 참전하도록 한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답니다.

 


 


 

 아주 특별히 눈에 띄는 동그란 창문. 그리고 다다미방.

이런 구조들이 일제강점기시대의 건물임을 더욱 실감나게 했습니다.

  

 


 테라스에서 고개를 돌려보면 이렇게 공관의 지붕들이 보입니다.

충남도정을 위해 고뇌했던 도백들의 숨결이 어린 건물로서

 오랫동안 시민들에게 잊혀지지 않기를 바라는 맘으로 주변을 바라봤습니다.

​​

 

 

83년이 넘은 건물치곤 창살의 구조와 선명한 컬러의 창문은

크지도 작지도 길지도 않은 직사각형으로 옆으로만 긴 형태였어요.





2층에서 아랫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인데요 

이 도공관 건물중 가장 아름다운 곳이 

바로 이곳이라고 해설사님은 설명하십니다.


계단으로 내려가면서도 밖의 전경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됐고,

벽변도 동그랗게 창문이 뚫려 있었습니다.

 

 

 


 실내를 구경하고 밖으로 나와 비밀의 정원을 돌아봤습니다.

관사촌 정원은 50년 이상 된 향나무와 소나무등이 수백 그루이상 심어져 있었고,

 멋진 조경수와 관목들이 어우려진 숲 속 정원은

 마치 비밀의 공간처럼 느껴졌습니다.






 오픈하우스가 있던 날은 2시와 3시에 숲해설이 진행되었고, 

해설사를 따라 시민들은 신기한듯 

정원 주변을 한바퀴 둘러보며 설명을 들었습니다.

 


 


쭉쭉 뻗은 소나무가 아닌 구부러진 소나무가 그간의 세월을 말해 주듯

 일본 붉은 소나무(Japanese red pine)가 아닌

korean red pine(한국 붉은 소나무)로 가득했습니다.

 

정체성을 찾은 소나무, 한국이 중심 서식지임에도

 "재패니즈" 라는 이름이 붙어 있던 소나무에게

국립수목원은 "코리안 레드 파인" 이라는 영어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앞으로는 "코리안 레드 파인"이라고 자주 자주 불러줘야겠습니다.

 

 


 

 

정원에는 "쉼"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많았습니다.

키작은 회양목과 잘 다듬어진 향나무, 담장을 끼고 돌며

 키가 크게 자란 대나무 숲도 참 멋있었습니다.

 


 

 

경무대와 같은 역할을 했던 충남도 관사촌.

도심 속 숲 속을 거니는 기분으로

역사속 깊이 빠져드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비밀의 정원을 한바퀴 둘러본 후, 관사촌 뒷마당으로 돌아 나왔습니다.

아직은 가늘지만, 이 메타세콰이어도 세월이 흘러 흘러

언젠가는 한아름의 아름드리가 되겠지요.

 명상과 힐링, 청소년과 함께하는 시 문학회,하우스콘서트 등의 

이벤트가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 프리마켓 행사


관사촌 앞 골목길에는 프리마켓 행사가 열렸습니다.  

책을 가져 오시면 쿠폰 또는 다른 책으로 교환해서 가져 가실 수 있는 행사였는데요.

 집에서 안 읽는 책을 가져오면 쿠폰을 나눠주고 생활용품 등

다른 필요한 물건으로 교환할 수 있는 다양한 구경거리도 많았습니다.




 

울창한 숲으로 둘러 쌓여 보기만해도 위엄이 느껴지는 도지사공관 담벼락. 

테미공원 아래 자리한 옛 충남도지사 공관과 그 주변의 관사촌은

근대도시 대전의 역사성을 말해주는 중요한 근대문화유산입니다.

 

일제시대와 해방기의 근대사의 사연을 품고 있는

옛 충남도 관사촌에서 오늘 역사의 한자락을 보았습니다. 

비빌의 정원이었던 이곳이  83년만에 시민들에게 문을 열어

오픈식 이후 11월 25일까지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된다고 합니다.

최근에는1호 관사 정원을 공유 캠핑장소로 활용해 

참여시민들로부터 호응도 높았던 만큼 앞으론 이 관사촌 일대가

 더욱 왕성한 대전의 문화예술촌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봅니다.



 <옛 충남도 관사촌>

 

대흥동 326. 대전고등학교 맞은편, 테미공원 테미예술창작센터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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