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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전시ㆍ강연

임선이 개인전 '양자의 느린 시간 Slow time in Quantum'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중구 대흥동)에서 6기 입주작가 임선이 개인전 '양자의 느린 시간'이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 입주 작가 개인전으로는 마지막 전시에요.

 


= 양자의 느린 시간 / 임선이 개인전 =

전시장소 :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전시일시 : 2019. 10. 14.- 10. 20. / 10:00-18:00


 

이번 전시는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매우 독특합니다.

우선 센터 정문에 걸린 전시알림 현수막부터 그런데요. 저는 처음에 아무 것도 없는 백지인줄 알았어요.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아주 작은 글씨가 적혀 있습니다.

글씨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가까이 가서 자세히 올려다 보아야 보입니다. 여기에는 어떤 의도가 있을까요.

 

임선이 개인전 알림 현수막

'양자의 느린 시간'은 모두 3개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시작품은 촬영이 금지됐다

※ 전시작품에 대한 촬영이 금지된 대신 전문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을 보내주어 기사에 사용했습니다.

△ 108개의 면과 36개의 시선, 또 다른 한 개의 눈

 

37개의 삼각기둥 통으로 구성돼 커다란 '만화경'을 연상시키는 작품이에요.

각각의 유닛이 모여 별 모양이 되기도 하고, 몇 가지 시퀀스를 이룹니다. 내외부를 비추는 조명으로 인해 전시실 바닥과 천장, 벽 등에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관람객의 위치와 시선에 따라 다른 모양으로 다가오는 것은, 노인들이 살아온 경험이나 세월 또한 다중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108개의 면과 36개의 시선, 또 다른 한 개의 눈

 

△ 유토피아

 

대전에서 태어나고 자란 두 노년 남성의 삶을 이야기 합니다. 

이발사와 퇴역군인인데요.

작품 제목 유토피아는 오래된 이발소(소제동 대창이용원)의 이발의자 발판에 새겨진 글자에서 차용했다고 해요.

 

면도를 하고 머리를 감기는 투박하고 주름진 손, 오랜 세월 면도칼과 가위에 의해 생긴 상처들로 가득한 손을 통해 그들에게 다가온 느린 시간 안에서삶의 현상과 공존의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유토피아 / 임선이

퇴역군인이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지나간 계급장도 하나의 소재가 됐어요.

그 계급장을 넣어 둔 양철통은 1970년대쯤 나왔던 조미료 통입니다. 계급장도 그것을 담아놓은 통도, 그리고 그 주인 또한 느리게 가는 시간 속에 있습니다.

 

유토피아 / 임선이

그 세월 속에서 소중히 모았던 수석과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 줄 TV리모콘, 그것을 잡고 있는 투박한 손, 노화된 눈···.

젊은이들이 생각할 때, 노년의 삶이란 그저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삶이라고 치부되지만, 그들은 또 그들만의 시간 안에서 열심히 삶을 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유토피아 / 임선이

△ 녹슨 말

 

10개의 샹들리에로 구성했습니다.

유토피아에서의 두 노인이 인생의 전성기였을 1970-80년대 당시에 사용했던 샹들리에를, 임선이 작가가 연초부터 작품구상을 마치자마자 여러 조명가게 등을 다니며 어렵게 구한 것들이라고 합니다.

 

각각의 샹들리에는 정해진 루틴에 따라 약 4분 간 꺼지거나 켜지거나 하는데요.

아직도 숨을 쉬듯 반짝이며 생명력을 뿜어내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입니다. 

 

천정에 매달린 샹들리에는 바닥에 가깝게 걸려있고, 하나는 아예 줄도 일부가 끊어지고 구슬 일부는 바닥에 닿아 있거나 떨어져 나와 뒹굴기도 하고요. 하나는 다른 샹들리에와 달리 크리스탈이 아닌 녹슨 금속판들로 꿰어 있어요. 그리고 바닥에는 두텁게 소금이 깔려있습니다.

 

작품 제목은 녹슨 말(言)입니다. 소금과 녹이 슨 샹들리에. 여기에는 어떤 메시지가 담겨 있을까요.

 

녹슨 말

 

양자라는 말은 모든 물질을 쪼개고 쪼개서 더이상 쪼갤 수 없는 최소의 단위를 말하는데요.

특히 에너지를 표기할 때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 전시는 너무 '양자'라는 용어에 함몰되지 말고, 현대사회에서 전혀 조목받지 못하는 노년의 삶을 임선이 작가만의 시각으로 표현했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에서는 제7기 입주작가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보기 ☞ http://www.temi.or.kr/content.php?db=m2_2_view&idx=28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Artist Residency TEMI, an affiliate of Daejeon Culture and Arts Foundation, offers arts residency creative activities of residency artists through various specialized programs, communication and exchange platforms.  We await active participation by a lot o

www.temi.or.kr

 

그리고 임선이 작가의 개인전이 끝나면, 10월 24일부터 6기 입주작가들의 결과보고전 및 오픈 스튜디오가 열릴 예정입니다.

 


 

=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2019 결과보고전 =

 

전시회 : 2019. 10. 24(목) - 11. 4(월) 

(전시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개막식 : 10월 24일(목) 16:00 

오픈스튜디오 / 2019. 10. 24 - 10. 27

(오픈스튜디오 관람시간 / 01:00pm~05:00pm)

참여작가 : 강상우_듀킴_안가영_리혁종_임선이_기욤 바보리니_고정원_장동욱


 

 

대전광역시 소셜미디어기자 조강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