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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전시ㆍ강연

예술의전당 인문학 강좌 <퇴근길 시리즈>, <문학 속의 철학 읽기>

모든 것이 풍요로운 계절, 가을입니다. 풍요속에서 여러분은 행복하신가요? 최근엔 워라밸, 소확행, 나나랜드 등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키워드들이 트랜드화되어 소비되고 있지요.

 

행복을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무얼까요? 자존감은 어디서 올까요? 외적 요인이나 물질적 풍요에서 행복을 찾을 수 없다면 인문적 소양,심리내면적 풍요에서 행복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인문학은 인간과 관련된 근원적인 문제나 사상, 문화 등을 중심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라 하지요. 이 가을, 모든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예술의전당 아카데미홀에서 진행되는 인문학강좌로 여행을 떠나도 좋을 듯 합니다 .

 

예술의전당 아카데미홀에는 생활속에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시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강좌, 청소년 예술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는데요. 이론, 감상, 체험, 인문 강좌 등 다양한 문화예술 장르를 심도있게 다루는 문화예술강좌, 청소년들이 공연예술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체험형 프로그램인 오픈시어터<무대 속으로>, 다양한 공연예술장르를 인문학적으로 재해석하는 콘서트 형식의 강연 프로그램인 인문학콘서트, 음악영재교육과정 등이 있습니다.

 

요즘은 가을학기 문화예술강좌가 진행중이거나 진행될 예정이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대전예술의전당 아카데미 홈피를 방문해 주세요.

http://www.djac.or.kr/_prog/ac_culture/?cul_gubun=01&menu_dvs_cd=021101

 

전화문의 270-8153

 

 

예술의전당 아카데미홀은 앙상블홀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2층으로 내려가거나 지하주차장 연결통로를 거치면 쉽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저는 지난 학기에 직장인을 위한 인문학 강좌를 감명깊게 수강했습니다. 그 중 퇴근길 책방의 <고전으로 보는 신들과 영웅들의 세계>와 <로쟈와 함께 읽는 문학속의 철학 읽기>를 잠시 회고하려 합니다. 역사, 문학, 철학에 관한 혼자서는 읽기 힘든 방대하고 심오한 책들을 전문가의 강의 덕분에 흥미롭게 접할 수 있었답니다.

직장인을 위한 퇴근길 시리즈는 매주 수요일 저녁 7시에 진행되었구요. 주제별 마지막 시간에는 작은 음악회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퇴근길 시리즈는 퇴근길 다방 <러시아 음악의 신비>, 퇴근길 화방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는 서양미술사>, 퇴근길 책방 <고전으로 보는 신들과 영웅들의 세계> 세파트로 나누어 진행되었습니다.

 

 

퇴근길 책방 <고전으로 보는 신들과 영웅들의 세계>

 

그리스 로마사 전문가와 함께 신과 영웅들의 이야기로 짧은 시간에 천년에 가까운 세월을 넘나들었습니다. 어렵지만 흥미로웠던 시간이었습니다.

로마의 훌륭한 고전에 나타난 신들과 영웅들의 이야기를 살펴봄으로써 고전문명을 이해한다. 서양 최초의 서사시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에 나타난 신화와 오뒷세우스의 귀향과 모험을 살펴보고 , 고전기 그리스의 두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페르시아 전쟁사>와 투퀴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가 묘사한 영웅들의 세계를 고찰한다. 로마 시대의 두 역사가 폴리비오스의 <역사>와 타키투스의 <연보> 및 <역사>를 통해 지중해 세계를 아우르는 로마제국을 건설한 영웅들과 팍스 로마나를 구가한 황제들에 관한 이야기를 고찰한다.

대전예술의전당 아카데미

 

1강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에서는 '영웅의 귀향과 모험'이란 주제로 강의가 진행되었는데요. 목마의 계략으로 트로이를 함락한 트로이 전쟁의 영웅 오뒷세우스가 자신의 이타케 왕국으로 귀향하는 10년 동안 겪은 다양한 모험과 그와 관련된 신화가 소개되었습니다.

 

오디세우스가 이타케에 도착한 후 아내 페넬로페에게 무례하게 구혼한 자들을 신들의 도움으로 처치하고 마침내 예전의 지위를 회복한다는 이야기인데요. 오뒷세우스의 세계에서 신들은 인간사에 어떻게 개입했는지, 당시 관습과 사회상이 어떠했는지 이해하는 시간이었지요.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는 그리스 신화의 원형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흥미 있는 신화의 세계를 역사적 지식을 배경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강의였답니다. 호메로스에서 탄생한 그리스 신화를 그후 아이스퀼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를 비롯한 비극작가들이 더욱 상세하고 풍부하게 묘사해 비극작품들에 반영했다고도 합니다.

2강 헤로도토스의 <페르시아 전쟁사>에서는 '압도적인 대군에 맞서 자유를 지킨 영웅들'이란 주제로, 최초의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오리엔트 세계를 통일한 페르시아의 여러 왕들에 관한 흥미 있는 이야기와 페르시아 제국에 속한 여러 민족의 다양한 풍속을 알려 주었구요.

 

3강 투퀴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는 '헬라스 세계의 패권을 추구한 영웅들'이란 주제로 페리클레스의 시대 파르테논 신전으로 대표되는 아테네의 찬란한 고전문명과 시민의 자유에 대해 살펴본 시간이었습니다. 헬라스 도시들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패권을 걸고 싸운 원인에 대한 투퀴디데스의 진단과 아테네에서 민주정이 동요하고 소크라테스에 대한 재판이 이루어진 정치적 배경을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4강 폴리비오스의 <역사>에서는 '지중해의 세계의 패권을 놓고 싸운 영웅들' 이란 주제로 강의가 진행되었는데요. 폴리비오스는 이탈리아를 통일한 로마 공화국과 서부 지중해 제국을 형성한 카르타고간에 벌어진 전쟁들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다고 해요. 로마가 카르타고에 대해 승리할 수 있던 원인들로서 폴리비오스가 지적한 로마 공화정의 우수성, 시민의 용기를 자극한 장례식, 종교적 신앙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이었습다.

 

5강 타키투스의 <연보>와 <역사> 는 '팍스 로마나의 황제들'이란 주제로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타키투스는 <연보>와 <역사>를 통해 클레오파트라와 연합한 안토니우스를 물리침으로써 팍스 로마나를 확립한 아우구스투스부터 네로 황제의 사후 베스파시아누스가 플라비우스 황조를 연 시기까지의 역사를 서술했는데요. 이 시기는 로마 제국의 황금시대였지요. 이 시간은 왕들의 특징과, 포로 로마노, 콜로세움, 개선문, 판테온, 신전 등의 문화유적을 살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퇴근길 책방은 충남대학교 사학과 교수이며 현 한국서양고대역사문화학회 회장이신 차전환 교수가 진행했습니다. <로마제국과 크리스트교>, <서양고대사강의>, <고대 노예제사회 : 로마 사회경제사>, <로마 제국과 그리스 문화> 등의 저서와 <로마제국의 노예와 주인>, <타키쿠스의 역사> 등의 역서를 낸 학자이지요. 전문가 포스로 짧은 시간에 천년에 가까운 세월을 종횡무진으로 달렸습니다.

 

역사에 기본적인 소양이 있다하여도 헤로도투스, 폴리비우스, 타키투스 등의 유명 역사서들은 너무 두껍고 방대하여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겁니다. 게다가 일부 역사서는 한국번역본도 존재하지 않아요.

 

이번 강좌에서 차전환 교수는 고대 그리스 로마의 역사와 인물들을 종횡무진 흩어 주시고, 번역본도 없는 역사서를 전반적으로 소개하며 우리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습니다. 학자의 시선에서 역사를 해석한 부분에서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는데 중간중간 우리에게 익숙한 지명, 인물들의 활약상들을 소개해줄 땐 학문도 재미있는 것이라 인식이 되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예술을 포함한 인문학의 근간이며 많은 작품의 모티브가 되기도 하지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오뒷세이아>와 그리스 3대 비극시인들의 비극 작품들, 로마의 신화를 다룬 작품들. 내친김에 흥미 있는 신화의 세계를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전문가의 강의가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퇴근길 시리즈 5주차 강의가 끝나고 작은 음악회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대체로 강의주제에 맞는 곡들이 선정된다고 하는데 이번엔 비발디, 모짜르트,차이콥스키, 슈베르트의 대표곡들이 연주되었습니다. 수준높은 고전 강의와 클래식 음악회. 이성과 감성을 충족시키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로쟈와 함께 문학 속의 철학 읽기

 

매주 화요일 7에 진행된 '로쟈와 함께 문학 속의 철학 읽기'는 한번쯤은 읽었을 고전문학속에 담긴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강좌였습니다. 문학과 철학적 사유에 관심있으신 분들이라면 한번쯤 들으면 좋을 강좌이지요.

문학 속의 철학을 주제로 서양 고전문학에 나타난 철학적 주제들을 검토해보는 강의이다. 이 강의는 각 작품들에서 특정한 주제가 어떻게 형상화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이 주제에 문학적 서사 속에서 어떻게 변형되고 재의미화 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서 문학과 철학적 대한 새로운 시각의 이해도 모색해 보는 것이 이 강의의 목표이다.

대전예술의전당 아카데미

 

'로쟈와 함께 문학 속의 철학 읽기'는 봄 가을 학기로 나누어 진행되고 있습니다. 봄학기엔 소포포클레스의 <안티고네>- 윤리적 기준은 무엇인가, 볼테르의 <캉디드>-악이란 무엇인가, 조이스의 <젊은 날의 초상>-예술이란 무엇인가, 헷세의 <싯다르타>-깨달음이란 무엇인가, 로렌스의 <사랑에 빠진 여인들>- 성이란 무엇인가,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자유란 무엇인가란 주제로 진행되었는데요. 고전문학에 나타난 철학적 주제를 사유하기 위해서 전 철학사조를 흩어내려가는 강사의 박식함에 잠시 어질하기도 했습니다. 문학과 철학의 조합이 매력적인 강의였답니다.

 

이번 학기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만남과 성장의 의미, 엘빌의 <필경사 바틀비>- 바틀비는 누구인가, 알랭 드 보통의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낭만적 연애와 사랑의 과정,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 죽음이란 무엇인가, 알렉시예비치의 <체르노빌의 목소리>- 체르노빌은 무엇의 이름인가란 주제로 강의가 진행됩니다.

 

제시된 주제에 핵심 키워드는 다 명시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은 위에 나열된 책들을 몇권이나 읽었나요? 읽을면서 어느 정도 이해하셨나요? 꼭 읽어야할 고전문학 작품들인데 저는 반도 못 읽었고, 읽으면서 반도 이해 못했습니다. 하지만 상관없습니다. 고시공부하는 것도 아니기에 편안하게 강의를 들으며 조금씩 이해를 넓혀가면 되는 거니까요.

 

이현우 강사는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 외 동대학원 졸업한 문학박사로 저서 <책에 빠져죽지 않기> <로쟈와 함께 읽는 문학 속의 철학> <너의 운명으로 달아나라> <로쟈의 러시아문학 강의> <로쟈의 인문학 서재> <아주 사적인 독서> <로쟈의 세계문학 다시 읽기>, <그래도 책 읽기는 계속된다> 외 다수의 저서를 낸 저자입니다.

퇴근길 시리즈와 문학속의 철학읽기는 주 1회 저녁 7시, 퇴근 후에 진행되는 강의입니다. 강의를 들으며 퇴근 후의 피로도 잊고 눈이 말똥말똥합니다. 한참 피곤할 수도 있는 시간이지만 인문학으로 나를 채우고, 나의 자존감이 높아지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 가을엔 여러분도 고전에 함께 빠져보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