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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상/일상다반사

부처님 오신날, 대전 광수사와 태전사를 찾아서

올해 부터님오신말이 이번 주 일요일이네요. 참, 이런 날은 빨간 숫자의 날인데 휴일과 겹쳐도 대체휴일이 없나봐요? 갑자기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2013년에 개정된 법에 의하면 대체휴일이 발생하는 공휴일은 설 연휴, 추석 연휴, 어린이날 세 가지만 해당된다고 합니다. 아하, 휴일과 겹치면 다 대체휴일이 되는줄 알았어요~^^::  

대전광역시청 1층 로비에도 석탑등이 불을 밝히고 있는데요. 대전방문의해에 '새로운 대전, 시민의 힘으로'를 빛내고 있는데, 올해는 불기로 2563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쯤에서 또 궁금증 발동~!

불기는 어떻게 계산되는지 찾아봤어요. 석가모니 부처님이 입적한 해를 기준으로 불기를 사용하는데, 불기는 불멸기원의 줄임말이라고 하는군요. 부처님이 입적한 해가 굳이 서기로 계산해보면 BC544년이라고 합니다. 그 때부터 연도를 계산해볼까요. 544에 2019을 더하니 2563년이 되는군요.

서양문화를 따라 서기력을 쓰기 전에 우리는 단군력(단기)을 쓰기도 했습니다. 단기는 옛 조선(고조선)이 세워진 해(BC2333년)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올해는 단기로는 4352년(=2333+2019)이 됩니다. 그래서 반만년 역사라고 할 수 있지요. 

대전광역시 천태종 계룡산 광수사

종교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불교에는 조계종, 천태종이 있는데, 대전 유성구에 있는 광수사는 천태종이고, 조계종의 사찰은 천태종보다 더 곳곳에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곳은 대전에서 제일 큰 사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 유성구에 있는 계룡산 광수사입니다. 

광수사는 대전에서 워낙 유명한 사찰이어서 이름은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한번도 가보지 못하다가 작년 부처님 오신날에 광수사를 한번 가보게 됐습니다. 

대적광전이라고 현판이 걸린 어마어마한 법당이 3층 높이였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모두 개방적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었습니다. 법당에도 구경하러 들어가봤는데 아무도 뭐라고 하는 분도 없이 자유롭게 기도하는 분위기더군요.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어린이 불자가 생각보다 많은 점이었습니다.

대전광역시 천태종 계룡산 광수사 대적광전
대전광역시 천태종 계룡산 광수사의 등

광수사의 등은 특히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다양한 모양, 다양한 색으로 만들었는데, 정성이 참 많이 담겼습니다. 등을 구경하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군요. 불자가 아니더라도 나만의 등을 기원을 담아서 하나 걸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맛있는 비빔밥을 먹고 연등행렬에 참가했던 대형 등불 모형을 감상했습니다. 올해도 비슷한 모양이었을 것 같은데, 용의 모습이 참 생생하게 잘 만들어졌고 발톱도 다섯개를 가진 오조룡이네요~!

어린이 불자가 많아서인지 계룡산 광수사의 등불은 이처럼 어린이 불자들의 관심을 당기는 재미있는 모양도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밤이되면 이 대형 등이 모두 불을 밝힐테니 매우 아름답겠군요~~!  올해는 밤에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계룡산 광수사 대적광전 뒤로 가면 이렇게 꽃이 핀 풀밭 산길이 있어서 산책을 하기에도 좋습니다. 그런데 대적광전과 대웅전은 어떻게 다르지요? 이럴 땐 또 폭풍검색이 답~!

대적광전은 비로자나불을 본존불로 해서 삼신불을 모신 곳인데, 비로자나불(법신)은 화엄경의 주불로 해서, 아미타불(보신), 석가모니불(화신)을 봉안하는 것이 상례라고 합니다. 그래서 불당 안에 삼불이 모셔져 있었군요. 그런데 비로자나불은 모든 부처님의 진리의 모습인 법신불이라고 하는데, 산스크리트어로는 '태양'을 뜻하는 말이라는군요. ㅎㅎ~ 이참에 공부를 많이 합니다.^^

 

얼마전에 평송청소년문화센터에서 대전시민연등음악제 공연이 있었는데, 그 때 태전사를 알게 되어 이번에 방문해봤습니다. 태전사도 유성구에 있는데, 연구단지 사잇길로 따라 올라가니 얕으막한 산 안쪽에 고즈넉하게 들어앉아 마음의 안정을 주는 지세를 보여주는 곳이었습니다. (구체적인 좋은 지세의 요건은 모르지만, 그런건 몰라도 제 마음이 편하면 좋은 것이지요~^^)

주차를 하고 대웅전 쪽으로 가는 길에는 벽에 좋은 불경이 걸려있어서 한번쯤 읽어보게 됩니다.

"말을 많이 한다고 해서 도를 실천하는 것은 아니다. 들은 것이 적더라도 직접 체험하고 진리에서 벗어나지 않음이 도를 실천하는 사람이다. (법구경 계송 259)"

머리를 끄덕이며 마음으로 들어오는 말입니다. 


부처님오신날을 준비하는 보살님(이렇게 표현하는게 맞나요?)들이 안쪽에서 분주하게 일을 하는 것 같은데 외부에서 보는 태전사의 대웅보전의 모습은 단아하고 조용하기만 합니다. 부처님오신날 오전 10시에 봉축 법요식이 있다는데 그날은 많은 불자들로 저 큰 법당이 꽉 찬다는군요. 

참, 태전사는 대웅보전이라고 돼있는데, 대웅보전은 석가모니불을 본존불로 모시면서 좌우로 아미타불과약사여래를 모시는 곳을 말한답니다.  

나를 믿어라, 나를 따르라고 떠들썩하게 소리치지 않고, '마음愛 자비를! 세상愛 평화를'이라고 걸려있는 글귀가 훨씬 더 마음으로 깊게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예년에는 어땠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2018년에는 '지혜와 자비로 세상을 아름답게', 2017년에는 '차별없는 세상 우리가 주인공'이었네요. 역시 나 자신과 세상의 평화를 향한 좋은 글입니다.

처마에 갈린 풍경이 바람이 불 때마다 작고 맑은 소리를 들려줍니다. 

대전 시내에 있는 사찰이지만 나름대로 산에 있어서인지 새 소리가 들립니다. 가만이 귀기울여 들어보니, 이크~! "홀딱벗어~!"라고 하는걸 보니 검은등 뻐꾸기인것 같습니다. 이 새의 별명이 '홀딱벗고새'이기도 하거든요. 사찰에서 불경스러운(?) 별명이네요.

그렇지만 검은등 뻐꾸기의 소리가 너무 고즈넉하고 예뻐서 동영상고 함께 담아봤습니다. 볼륨을 키우고 들어보면 홀딱벗고새의 잔잔한 노래가 들릴 것입니다.

태전사 대웅보전의 연화문 문살도 아름다운데 한 옆에 걸려 쉬고 있는 목탁이 저절로 울릴 것 같기도 합니다. 참, 연꽃처럼 보이진 않는데 그럼 국화문인가요? 하단의 연꽃 부조도 아름답습니다.

조계종 태전사에서는 부처님 오신날 봉축 법요식이 이 대웅보전 법당에서 10시에 있다고 합니다. 산 아래에 차를 세우면 봉사하는 택시기사분들이 이곳까지 모셔다준다는군요. 

불자는 당연히 가겠지만 불자가 아니더라도 부처님 오신날에 사찰을 방문해서 불교 문화를 느끼고 건강식인 사찰 음식을 먹어보는 체험을 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