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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공연

국악으로 전하는 포근한 감동, 2019 해설이 있는 토요상설무대

안녕하세요?

연분홍 꽃잎이 흩날리는 토요일 오후, 어떻게 보내시나요? 따스한 햇살을 그저 놓치기에는 이 봄날이 참 예쁘답니다. 그래서 향했죠, 대전엑스포시민광장으로.

그런데 연두연두한(?) 봄기운에 이끌린 이는 저만이 아니었답니다. 잔디밭에도 자전거광장에도 무빙쉘터 그늘에도, 대전엑스포시민광장 곳곳은 대전시민들로 가득했죠. 역시 이곳은 첫 손가락에 꼽히는 대전시민들의 쉼터더군요.

한밭수목원 놀이터와 대전시립미술관 분수대에서는 어린이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조금은 한가하게 토요일 오후를 보내고 싶은 분들은 이응노미술관에서 새로운 전시작품을 감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 이곳에 가장 먼저 들렀답니다. 바로바로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우리 대전은 예나 지금이나 교통의 중심지인 만큼 영남지역과 호남지역 그리고 한양의 물산과 사람이 넘나들었고, 금강줄기 따라 영호남의 국악인들이 오르내리던 길목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교통·통신 기술이 발달하고 삶의 질이 나아질수록 우리 소리에 대한 관심과 사랑도 희미해졌지요.

그래서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서는 해마다 해설이 있는 토요상설무대를 마련합니다. 정겨운 우리 소리를 그저 감상하는데 그치지 않고,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국악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눈높이 해설까지 들려줍니다. 게다가 이 고급진 공연이 무료라는 사실~~!

해설이 있는 토요상설무대4월 6일부터 11월 30일까지 32동안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마다 열립니다. 관람방법도 아주 간단합니다. 작은마당 앞 매표소에서 관람인원을 말씀하시고 발권하면 끝! 공연은 오후 2시부터지만 발권은 한 시간 전부터 시작한답니다.

올해의 해설이 있는 토요상설무대는 예년보다 더 흥겹고 깊이있는 공연을 선보입니다. 판소리부터 정가, 정악, 중고제판소리, 타악연희, 한국무용, 민속악, 민요·병창까지, 우리 소리를 8가지로 나누어 매주 새로운 연주를 들려줍니다.

공연마다 각 분야 전문가의 해설을 곁들이는 것은 기본, 언제 어디서라 예습에 복습까지 할 수 있는 8인 8담 32강 교재까지 준비되었답니다.

저는 두번째 시간, 정악(正樂) 연주회를 관람했습니다. 정악은 이름 그대로 '바르고 맑은 소리'라는 뜻으로 민요나 판소리와 같은 민속악과 달리, 궁중 연례행사에서 연주되던 궁중음악이나 선비들이 즐기던 풍류음악을 지칭합니다. 하지만 원래 우리나라 음악은 아악, 당악, 향악 등으로 나눠지는데, 서양음악이 들어오면서 국악(國樂)으로 통칭하게 됩니다. 

이마저도 을사늑약을 거치며 쇠잔해지자, 1911년 뜻있는 이들이 모여 '조선정악원'을 만들면서 민속악과 구분하여 정악이라는 말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 소리는 이 땅의 역사와 함께할 텐데, 이를 일컫는 낱말의 숨은 뜻과 역사적 배경까지 알게 되니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날은 궁중에서 정제(궁중무용)의 반주나 왕의 행차 등에 연주하던 궁중음악 <수제천>과 군대행진곡 <대취타>에서 양반들의 풍류음악으로 편곡된 <수요남극>, 풍류방의 음악 <별곡>까지 세 곡이 연주되었습니다. 곡 사이사이마다, 대전시립연정국악원 단원으로 19년 간 활동하고 지금은 목원대학교 음악교육과에서 16년째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신응재 대금 연주자가 재미있게 곡을 해설해 주었습니다.

여기에 대금, 중금, 소금 등 관악기를 비교하고 가야금과 거문고 등 현악기의 차이를 들려주며 우리 악기를 하나하나 소개해 주었답니다. 그중에는 '서양에서 들어온 구리철사금'이라는 뜻의 '양금'이라는 신기한 악기도 있었습니다. 양금은 페르시아에서 십자군 전쟁을 통해 유럽으로 전래되는데, 피아노의 조상이 되었다고 합니다.

돌아오는 4월 20일에는 "청산리 벽계수야~"로 시작하는 경제평시조와 고려가요에서 유래된 가곡, 가사, 시창 등 정가를 들려준다고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시(詩)는 노랫말이 되어 우리 마음에 새겨지네요.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의 나라를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백범 김구 선생은 우리나라가 문화강국이 되길 소원하셨다지요. 문화강국 대한민국,  우리 소리와 우리 전통 사랑으로 시작하는 건 어떠세요? 해설이 있는 토요상설무대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마다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작은마당에서 열린답니다~

 

[해설이 있는 토요상설무대] 안내

1. 장소 : 대전시립연정국악원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대로 181, 만년동)

2. 일시 : 4월 ~ 11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 약 1시간 공연

3. 관람료 : 없음

4. 관람가능연령 : 만 8세 이상

5. 누리집 :  https://www.daejeon.go.kr/kmusic

6. 문의처 : 042) 270-8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