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대전방문의 해를 맞이하여 많은 분들이 대전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찾아오실 거 같은데요. 어느 한 도시를 처음으로 갈 때 '어디를 갈까?' 라는 의문점에서 여행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어디를 갈까? 라는 막연한 검색보다는 그 곳의 역사를 알고 여행을 하다 보면 그 도시에 대해 자세히도 알게 되고 매력도 느끼게 되는 뜻 깊은 여행이 될 것입니다.
대전에는 근대 건축물과 함께 역사를 알 수 있는 전시관이 있는데요. 옛 충남도청사 본관에서 먼저 대전에 대한 역사를 자세하게 알고 여행을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 다녀왔습니다.
옛 충남도청사 본관은 대전역에서 서로 마주 보고 있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직선거리에 있는데요. 버스 정류장으로 두 정거장, 지하철로 1정거장에 떨어져 위치하고 있습니다. 천천히 걸어가도 그렇게 멀다고 느껴지지 않은 거리에 있어요.
옛 충남도청사 본관은 1932년에 지어진 근대건축물로,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어 근대문화유산으로 활용가치가 높아 등록문화제 제18호로 지정됐습니다.
이곳은 충남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사하면서 지어진 건물로, 1930년대 모더니즘 양식을 반영하여 건축사적 가치가 높습니다. 해방 후 미군정청으로, 한국 전쟁 중에는 임시 중앙청 건물로 각각 사용돼 육군 본부와 미군 전방 지휘사령부가 입주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해방 후에는 충남도청으로 사용되다가 충남도청이 다시 내포 신도시로 이전하게 되면서 현재는 대전의 근현대사를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용시간 : 10시~18시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추석 당일
관람료 : 무료
TEL : 042-270-6303
1층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근대의 모습이 그대로 전해지는데요. 옛날 서울역 로비를 보는 듯 한 느낌도 들었고요. 왠지 재판소 같은 분위기도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모 드라마에서 검찰 건물로 촬영을 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전시관은 총 4개의 전시관이 있었는데요. 대전 근현대사전을 볼 수 있는 상설전시관과 3개의 기획전시실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재 기획전시실에서는 '1905 대전역을 만나다'와 '1919 대전 감옥소'가 전시되고 있는데요.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이 되는 올해에 더욱 더 뜻 깊은 전시를 만날 수 있었답니다.
상설전시관은 100년의 대전역사가 전반적으로 잘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는데요. 대전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어 학습효과가 높았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손잡고 봄나들이하기에도 좋겠더라고요.
특히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년이 되는 해라 독립운동에 대한 전시들에 관심이 많았는데요. 대전 출신의 독립운동가가 이렇게 많은 줄은 저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늘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 우리이기에 자손대대로 잊혀지지 않게 잘 기억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대전의 3.1만세운동은 3월 1일이 아닌 3월 3일에 열렸는데요. 3월 16일 인동장터에서 양사길이 가마니 더미 위에 올라가 태극기를 흔들며 독립만세를 처음으로 외치자 대규모 집회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유성장터와 유천면, 기성면에서도 만세운동이 일어나 총 19회에 걸쳐 연인원 약 3천 명이 참여했다고 하네요.
흑백 사진을 보며 1930년대 대전에 대해 많은 걸 알 수 있었습니다.
1940년대의 근대 대전의 모습이 기둥 조명 아래 이색적으로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극장, 호텔, 온천 등 문화와 레저 공간 과 학교와 공장, 신문 등 당시 대전의 실제 모습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큐멘터리 영상과 각 시기별 지도들도 있어 대전의 변천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또 한국 전쟁 때 임시정부가 세워진 대전에 관한 이야기도 생생하게 전해 줍니다. 전쟁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기에 잘 기억하고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한 대비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1980년대 대전의 모습과 최근 도시발전 모습을 살펴봤습니다. 대한민국의 신중심도시인 대전의 모습에 뿌듯함을 느끼며 상설전시관을 나와 기획전시실로 이동했습니다.
먼저 기획전시실 2,3에서 3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열리는 '1919 대전감옥소' 전시를 보러 먼저 들어가 보았습니다.
총 8가지 테마로 전시를 하고 있는 이곳은 3.1운동이 있었던 그 해 대전 중촌동에 세워진 대전 감옥의 기록과 흔적들을 모은 일종의 '아카이브' 성격을 띤 3.1운동 100주년 기념 전시였습니다.
기획전시실 입구 바로 옆에는 독립운동가 임창복의 사진과 함께 대전형무소의 독방 구치감이 재현되어 있었는데요. 들어가 보니 정말 사람이 생활을 하였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비좁은 모습에 놀랐습니다.
독방 구치감에서 나와 전시실로 들어가면 첫 번째 테마인 대전형무소 모형과 함께 수형자 카드에 있는 흑백 사진들을 하나하나 슬라이드로 보여줍니다. 그 당시의 대전감옥소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사진들을 보며 알 수 없는 찡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대전형무소 모델링 복원작업은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설계 도면과 1948년, 1968년 위성사진 등을 기초로 진행됐습니다.. 실제 크기의 1/77의 비율로 제작하였고 아이소핑크로 덩어리 작업과 함께 입면의 세부를 표현하고 석고로 틀을 뜨고 신문지로 만든 종이죽을 부는 작업방식을 거쳐 만들었다고 합니다.
다음으로는 건축도면으로 보는 대전형무소인데요. 국가기록원에 소장되어 있는 총 84매의 대전형무소의 건축 설계도를 화면에 통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테마는 대전형무소의 흔적들입니다. 위성사진에 남아 있던 모습과 우물, 망루, 관사로 추정되는 건물들을 보여 주고 있어 우리가 모르고 지나쳤을 법한 흔적들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
망루는 현재 자유총연맹 대전지부 부지 내에 자유회관 건물과 대전 출입국 외국인사무소 건물 사이 좁은 공간에 끼어 있고, 현재 입구의 전면부가 위쪽까지 꽤 많이 훼손되어 있어 내부의 벽돌이 그대로 보인다고 합니다. 형무소라는 의미가 좋지는 않지만 독립 운동가들의 안타까운 역사의 현장이므로 더 이상 훼손되지 않게 잘 보존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세 가지의 테마를 관람 후에 다음 기회전시실로 자리를 옮겨 갑니다.
이곳에는 총 5가지의 테마의 전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네번째 테마는 대전형무소의 연혁이 자세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1919년부터 1939년까지 대전형무소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다섯 번째 대전형무소 수형기록카드가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어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듯 한 느낌이 들었는데요.
총 54명의 수형기록카드에는 치안 유지법과 출판법, 국가총동원법등이 있어 그 당시 독립 운동가들이 많이 수감 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가장 늦은 수형기록카드는 65,193번이라고 하네요.
6번째는 대전 형무소 도면보기 인데요. 평면도부터 감방, 청사, 간수, 구치감, 공장, 취사장과 목욕탕, 기계설비 등 대전형무소의 도면들을 상세하게 볼 수 있습니다.
옆에 걸려 있는 루페를 이용하여 보는 옛날 필름이나 도면 보는 방식으로 되어 있어 지난 시절 건축 도면을 그리던 시절을 생각나게 해 주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신기한 경험이 될 수 있겠네요.
그리고 다양한 대전형무소 관련 자료들도 전시되어 있어 그 때의 모습들을 전해 줍니다.
7번째 테마는 대전형무소 발굴조사 기록으로 구성됐습니다.
마지막으로 8번째 테마는 총 7분 47초인 대전 형무소 기록 영상을 보여주는데요. 1950년 10월 30일~ 31일 대전형무소의 미군 25사단 기지에서 민간인과 북한인민군 포로들이 수용되는 장면과 포로들을 심문하는 미군, 사복을 입은 민간인들을 몸수색하는 장면, 형무소 내 감방을 순찰하는 군인 모습 등이 상영됩니다.
이렇게 1919 대전형무소의 전시를 관람 후에 마지막으로 '1905 대전역을 만나다'라는 기획전시를 보러 갑니다.
대전역에서 승객 운행을 처음 시작한 것은 1904년 11월이라고 합니다. 그 때는 영등포와 대전 간에 승객과 화물을 싣고 매일 2회씩 운행했는데요. 1905년 1월 1일 경부철도가 정식 개통되면서 대전역은 보통역으로 운영되기 시작했습니다.
최초의 대전 역사는 목조 단층의 초가에 처마를 매단 일본식 가설건축물이었는데요, 호남선 개통 이후 늘어난 승객과 화물로 새로운 건축물이 필요하게 되어 2층 규모의 일본의 목조양식과 서양의 고전양식을 결합시킨 혼합형의 모습으로 대구역과 유사한 형태였다고 합니다. 또한 1918년에는 우리나라 철도 역사로는 처음으로 대전역 지하도도 준공했다고 하네요.
마지막 황제 순종도 1909년 1월 13일에 대전역에 왔습니다. 고종 황제의 강제 퇴위와 군대 해산에 반발하여 반일 의병 항쟁이 격화되자. 순종을 내세워 반일 감정을 완화하고 일본 정치의 정당성을 보여주는 의도로 기획된 충청도와 경상도의 순행이었는데요. 일본의 의도와는 다르게 가는 곳곳마다 일장기 게양 거부 및 훼손 사건이 일어나고 황제폐하 만세를 외치는 등 도리어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대전역의 개통은 두 가지 시선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증기기관차라는 신문물이 개통되어 넓은 과수원이었던 대전리가 신흥도시로 발전되었다는 시선. 두 번째는 일본제국주의 전쟁의 교두보로 침략과 수탈의 도구였다는 관점입니다. 그 외에도 1920년대 대전역 부근에 철도 관사촌과 각종 시설물이 들어서면서 대전의 아름다운 호수인 소제호가 사라졌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도 전해 주었습니다.
지금까지 보존되었으면 좋을 것 같은 대전역은 한국전쟁 당시 파괴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전쟁당시 미군 사단장을 구출하고 대전역에 있던 탄약을 운반하기 위한 작전에 투입된 김재현 기관사에 대한 이야기와 우리의 기술로 다시 세워진 대전 역사에 대한 이야기도 알 수 있었습니다.
대전역하면 떠오르는 '잘 있거라. 나는 간다~~ 대전발 0시 50분'이라는 대전부르스의 가사가 떠오릅니다. 대전역은 1960년~70년대 한국 대중문화의 단골 소재로 등장했습니다. 또한 대전역 승강장에서 400원에 사먹던 플랫폼 가락국수의 추억을 간직한 공간으로 어르신들에게는 추억으로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대전의 역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옛 충남도청사 본관에 있는 근현대전시관에서 대전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런 많은 이야기를 담고 대전여행을 하면 대전에 대해 더 많은 면들을 볼 수 있어 더 뜻 깊은 대전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꼭 한번 들려 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