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전여행/역사유적

수령 700년 괴독동 느티나무 ‘어 풍덩’ 옛 이야기 깃들어 있네

어 풍덩느티나무

느티나무이름만 들어도 전설의 고향이 떠오를 만큼 우리들과 친근하지요. 옛말에 느티나무를 문간 안에 세 그루 심으면 부귀영화 누리고, 서남 칸에 세 그루 심으면 도둑을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 만큼 느티나무는 우리들과 밀접하고 느티나무 아래는 서두를 수 없는 느림의 공간이며, 수많은 생명을 끌어안는 어머니 나무라지요. 그래서 아버지는 전나무’, 어머니는 느티나무라는 말도 있답니다.



▲ 느티나무의 자태는 바라볼 수록 아름답다

마을 당산나무로 자리매김한 느티나무는 우리나라 모든 지역에서 잘 자라며 수명이 길고 아름다우며 잎이 단정합니다. 느티의 어원은 느티나무가 지닌 신성(神性)의 어떤 징조라는 뜻의 과 수목 형상이 위로 솟구친다는 뜻인 가 어우러져 생겨났습니다. 일설에는 늘 ’를 낸다고 하여 느티나무가 되었다는 재미난 말도 있지요.


 

매년 정월대보름이면 괴곡동 느티나무에서 마을사람들이 제를 올립니다. 봄에 느티나무 잎이 한꺼번에 피게 되면 풍년이고 층층이 피어나면 흉년이 든다고 점쳤다고 합니다. 또 음력 77일이면 느티나무 목신제를 지냅니다.

괴곡동 느티나무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예전에 젊은 남자가 그네타기를 좋아해서 날마다 그네를 탔다네요. 신나게 그네를 타던 이 남자는 세차게 힘을 주어 너무 높이 올라갔다가 어 어 어하다가 그만 그네에서 떨어져 느티나무 아래 있는 물에 풍덩 빠졌답니다. 그 후 그 남자 이름은 어 풍덩이 되었고 아이들이 그네를 높이 타면 어른들은 조심하라면서 너도 어 풍덩처럼 될래?’ 하고 놀렸다고 합니다.


  ▲ 느티나무의 노화된 두 곳


사람도 노화가 나타나듯이 나무도 아주 오래되면 나무에 구멍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나무의 나이를 알 수 있는 나이테는 가장 안쪽에 있는 것이 가장 오래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나무가 오래될수록 이 부분이 썩어 구멍이 생기게 됩니다.

괴곡동 느티나무는 중간 부분에 상하여 속을 파내고 대신 톱밥이나 독성을 없앤 시멘트로 속을 채워 치료해 줬습니다. 비가 와서 빗물이 속으로 들어가면 나무가 썩는 걸 방지하기 위해섭니다.


▲ 아름드리 느티나무의 자태


괴곡동은 느티나무는 2013717일 천연기념물 제 545호로 지정됐으며, 700년 된 대전의 최장수 느티나무입니다. 높이 26m 둘레 9.2m인 괴곡동 느티나무는 대전의 역사와 괴곡동 사람들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문화재랍니다.


 


 

무수동 유회당 기궁재

무수동이 ‘근심이 없는 마을이라기에 도대체 그 마을 사람들의 표정은 어떨까 많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화창한 봄날 뚜벅 뚜벅 그 마을을 찾아갔습니다. 무수동은 안동 귄씨 집성촌입니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은 만나지 못하고 그 마을에 있는 유회당기궁재로 가게 되었답니다.  마을 중심에 광영정이 있는데 300년 된 대전의 대표 정자이며 권이진 선생의 별당입니다. 멀리서 바라만 보아도 고택의 품위가 느껴지고 경내에는 멋있는 노송 한 그루가 있습니다.


 

 유회당 오랜 숨결이 느껴지고 품위가 있어 보이는 돌담벼락을 따라 걸어봅니다.



 

유회당기궁재는 조선 영조 때 호조판서를 지낸 유회당 권이진이 건물 뒷산에 있는 부모의 묘에 제사를 지내면서 교육을 위해 지은 겁니다. 유회는 부모를 간절히 생각하는 효성스러운 마음을 늘 품고자 한다는 뜻입니다.

 

열린 문 안으로 보이는 유회정의 내부              권이진 후손 권순진 관광객들에게 설명하는 모습



 


봄날인 듯, 앵두나무 이파리 사이로 보이는 관광객들


유회당 판각이란 유회당 귄이진의 글을 모아 놓은 판목246판을 말하는데 증손자인 좌옹 권상서가 수존 대 초에 만들었습니다. 판각에는 시, , 소 등 성리학에 관계된 자료들이 있으며 특히 일본과 관계되는 외교 자료와 연행 일기 등도 있어 당시 학문과 국제 정세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됩니다.

 

  ▲ 유회당에 앉아서 과거 현재를 생각해 보며 휴식하는 관광객들


무수동에 다녀 오면서 나는 어떤 근심을 가지고 살아갈까 생각하면서 이제까지 가지고 다니던 근심을 무수동에 내려 놓고 왔답니다. 저처럼 작은 근심이라도 있다면 내일이라도 당장 무수동에 가 보실래요? 돌아오는 발걸음이 어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