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수목원의 사계
도심 정원에 그려진 수채화 한폭
겨우내 꽁꽁 얼었던 땅이 스멀스멀 기지개를 켜는지, 솔솔 봄의 흙 내음이 발끝을 간질인다. 연초록의 신록은 알록달록 봄꽃들과 어우러져 채화 한 점을 가득히 채우고도 남았다.
데크를 따라 넓게 펼쳐진 호숫가에는 봄 햇살이 쏟아져 내리고, 추위에 움츠러들었던 중식물들은 햇살이 내민 손을 잡으며 삐죽 고개를 내민다. 3월이면 한밭수목원에 반짝반짝 봄 햇살이 내리기 시작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 어느때 와도 아름답고 제 나름의 멋이 있는 곳이지만, 신록과 화려한 색감의 봄꽃이 흐드러지는 봄은, 단연 최고의 한때임에 틀림없다.
도심 정원 한밭수목원에 내려앉은 봄을 만나러가자.
한밭수목원 동원 영산홍 꽃무리
서원 습지원 주변 매화나무 수선화 방긋
3월에 찾을 곳은 서원이다. 벚꽃이 피기 전인 3월 중순경, 습지원 둘레를 감 싸고 예쁘게 피어난 매화나무와 선화가 반겨준다. 우리나라의 산과 들에 서 자생하고 있는 야생화를 집해 심어놓은 야생화원에서는 3월 중순 이후 부터 복초와 할미꽃, 붓꽃, 돌단풍 등이 올망졸망 앙증맞게 피어난다.
3월 초·중순경부터 꽃을 피우는 산수유와 잎을 비비면 생강냄새가 난다는 생강나무, 꽃잔디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지면패랭이꽃, 색깔만 하얀색일 뿐 개나리꽃과 너무도 흡사하면서 은은한 향이 매력적인 우리나라의 특산식 물인 미선나무도 봄의 한밭 목원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4월 벚꽃이 피면 서원의 산책로 ‘속삭임길’을 추천한다. 속삭임길은 서원 입구~벚나무길~명 상의숲~습지원~숲속문고~서측 입구에 이르는 520m 거리의 산책로로, 4월 초부터 2주 정도 벚꽃이 절정을 이룬다.
동원 장미과원은 복숭아꽃 살구꽃 꽃대궐
이제 길 건너 동원을 걸어보기로 하자. 한밭수목원의 5개 산책로 중 솔바람 길, 은빛여울길, 장 하늘길 등 3개 산책로가 이곳 동원에 있지만, ‘은빛여울 길’은 봄에 걸으면 더욱 좋은 산책길이다. 바닥분 에서 출발해 장미원~향 기원~ 변데크~화목정~암석원에 이르는 650m 코스로, 장미원과 향기원, 장미과원을 지나는 길목에서 만발한 봄꽃들을 만날 수 있다.
5월 중순경부터 장미원에는 100여 품종의 장미꽃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다. 빨간색과 흰색, 분홍색은 물론이고 연보라색, 노란색, 검붉은색까지 우리가 흔하게 볼 없었던 색색깔의 장미들이 5월 말까지 장관을 이룬다.
장미과원은 4월이면 하얀 꽃에 은은하게 퍼지는 향이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조팝나무 군락이 장관을 이룬다. 조팝나무와 어우러진 벚나무, 모과, 살구꽃, 복숭아꽃도 장미과원을 더욱 화려하게 놓는다.
한밭수목원 서원 철쭉꽃
향기로운 식물을 모아놓은 향기원은 5월부터 초 여름까지가 가장 좋은 곳이다. 초여름부터 각종 허브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데, 그 전에 잎만 나와도 허브향이 솔솔 피어오른다. 향기원을 걷다보면 은은하게 코끝을 간질이는 로즈마리향에 기분이 좋아진다.
수목원 내에서 가장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 는 암석원의 봄에서는 영산홍 군락을 빼놓을 없다. 흰철쭉과 자산홍 등 색상별로 군락지를 조성했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데크도 조성해 상춘객들을 불러모으는 명소다.
관람시간 4~9월 06:00~21:00 10~3월 08:00~19:00
휴원(휴원일이 공휴일이면 정상 개원)
동원·열대식물원 월요일
서원 화요일
둔산대공원 주차장 6월부터 유료 운영
기사 출처 : 월간이츠대전 2018.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