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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상/일상다반사

설명절 예절! 다문화 이주민 여성과 함께 배워볼까요?

입춘대길(入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입춘이 지났어도 전혀 봄이 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살을 에는 찬 기온에 전국이 꽁꽁 겨울왕국을 방불케 했던 2월 초. 영하 14~15도를 오르내리는 한낮의 추운 날씨에도 고향의 그리움을 배움으로 대신하며 낯선 타국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다문화 이주민 여성들을 만났습니다.


 대전평생학습관 2018년 다문화 이주민 여성 설맞이 예절교실


대전평생학습관에서는 대전에거주하는 다문화여성들에게 설맞이 예절교실 강좌를 열고 있다>


어느 나라에 살든 3가지만 알고 있으면 쉽게 적응할 수 있다고 합니다. 첫째가 문화. 둘째가 언어, 셋째가 예절이라고 합니다.

다문화 이주민 여성들에게 한국의 설날은 어떤 의미일까요?

이제 며칠 있으면 설날이 다가옵니다. 설날에 대한 문화와 예절을 PT자료와 시범으로 한국문화와 예절에 대해 배우는 시간입니다. 


<대전광역시교육청 소속의 예절교육전문가 강사진들>


생활환경과 문화가 다른 타국에서 한 가정을 이루고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문화를 습득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자 예절교실에 참여한 다문화 여성들. 

낯선 타국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그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예절을 가르키기 위해 대전예절교육지원센터에서 여러명의 선생님들이 함께 자리했습니다. 

다가오는 설날을 맞이하여 예절교실을 연 대전평생학습관은 대전 지역 내 다문화 이주민 여성들에게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증진 시키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예절교실에 참여한 다문화 여성들. 표정들이 소녀처럼 맑다>


이날 설맞이 예절교실에 참여한 여성들은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태국, 라오스, 미얀마, 중국 등 주로 동남아시아 여성들인데요. 

이들에게 대전평생학습관은 우리 고유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생활예절, 한복 바르게 입기, 올바른 배례법, 가족간의 호칭 예절, 차례상 차리기, 전통 떡만들기, 윷 놀이, 투호 놀이 등 한국의 문화를 배우는 예절교실을 열었습니다. 

그래도 한국문화를 처음 접하는 이들이 아니어선지 익숙한 몸놀림에 새로운 것은 습득하려는 자세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국의 문화를 배우고 익히다


<한국의 예절을 시범 보이며 강의하는 예절교육전문가 한복진 주무관>


 인사해 봐요!

사람을 처음 만나면 누구를 막론하고 인사부터 시작하는 예법은 어느 나라나 똑같습니다. 한국에서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절을 하는데요. 두 손을 앞으로 공손하게 모아 잡는 것을 '공수'라고 합니다. 


<강사가 직접 절하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대전광역시교육청 소속의 예절교육 전문가 한복진 주무관이 이날 강사로 오셨는데요. 먼저 손수 시범을 보인 후 그대로 따라해 보는 형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남자와 여자의 공수는 다릅니다. 공수 자세를 할 때는 남좌여우(男左女右)의 법칙을 따르는데요.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올라가고 남자는 왼손이 위로 올라 갑니다. 모두 두 손을 모으고 (하나, 둘) 허리를 숙이고 잠시후 (셋, 넷) 천천히 허리를 폅니다.


<다문화 여성과 아이들이 직접 절을 따라해보고 있다.>


몸가짐의 자세는 마음에서 나오는 모양입니다.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자세가 달라진다고해요. 서서 인사를 할 땐 두 손을 배꼽에 얹고 하지만, 앉아 있을땐 두 손을 앞으로 모읍니다. 그대로 앉은 자세에서 공수를 하고 허리를 앞으로 숙여 인사합니다. 

두 손을 가지런히 무릎위에 얹고 다소곳한 모습으로 허리 숙여 인사를 하는 모습이 한국 여성들과 별반 다른점이 없습니다. 모두 너무 잘 따라합니다.


 방석 바르게 앉기. 

 <예절교육전문가가 직접 방석 바르게 앉기 시범을 보이고 있다>


방석은 귀한 손님이 집에 찾아 왔을 때 내어 놓던 물건입니다. 이는 손님의 불편을 줄여 드리기 위함인데요. 좌식생활이 습관인 우리 나라는 어른 앞에 앉을 땐 무릎을 꿇고 앉습니다. 잘못해서가 아니라 예절이기 때문입니다.


<다문화여성들이 방석에 바르게 앉기 실습을 하고 있다>


엉덩이를 낮춰 방석을 놓고 방석 끝자락을 무릎가까이 가져와 무릎을 꿇고 앉습니다. 이때 오래 앉아 있게되면 다리가 아프죠. 이때 배려하는 마음에서 어른이 편하게 앉으라고 하면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건넨 후 편한 양반다리(여성은 한쪽으로 포갬)를 하고 옷매무새를 고친 후 손은 공수자세를 합니다..


 설날 노래 함께 부르기

설날  한 해의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는 우리나라 명절로 묵은 1년은 지나가고 설날을 기점으로 새로운 1년이 시작되는데 1년의 운수는 그 첫 날에 달려 있다고 생각.


<예절교실에 참석한 다문화 여성들이 노래 '설날' 3절을 함께 부르는 모습>


'우리집 뒤뜰에는 널을 놓고서 / 상 들이고 잣 까고 호두 까면서

언니하고 정답게 널을 뛰고 / 나는 나는 좋아요 참말 좋아요' 


설날 노래를 4절까지 이어 불렀습니다. 손뼉을 치며 흥겹게 노래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한국여성 같습니다. 이 노래에 우리나라의 세시풍속과 설날에 하는 놀이가 모두 다 들어 있다는걸 새삼 알게 되었네요. 


 차례(제사)의 의미

설날 제일 먼저 하는건 차례를 지내는 일입니다. 차례를 지내는 의미는 가족간의 화합을 의미하는데요. 

차례나 제사때가 되면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모두 모여서 돌아가신분을 생각하며 대화를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으며 조상을 공경하는 마음을 갖습니다. 내가 조상을 공경하면 조상이 나한테 복을 내려준다고 생각하면서 엄숙히 절을 올립니다.


<다문화여성들이 차례상 차리기 설명을 열중해서 듣고있다>


또한 차례상에 올리지 않는 음식도 있는데요. '치' 자가 들어가는 생선, 향이 강한 마늘과 고추가루, 귀신을 쫒는다는 팥은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새해 첫 날 차례를 지낸 후에 먹는 음식은 '떡국'입니다. 무병장수를 의미하는 가래떡을 동그랗게 자르는 이유는 엽전 모양을 만들기위해서인데요. 돈을 많이 벌으라는 의미라고 해요. 

설날에 떡국을 먹으면 나이 한 살을 먹는다고하죠. 떡국을 먹은 후엔 어르신들의 덕담이 이어지는데요. 주로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를 하지만 요즘은 건강하고 부~자 되라는 말도 많이 합니다. 


  차례상은 어떻게 차리나요? 


차례를 지내는 방법은 지방마다 다릅니다. 차례상에 오른 음식들을 하나 하나 짚어가며 설명을 해 주셨는데요. 차례상 위의 음식엔 모두 의미가 있습니다.

맨 앞줄의 대추자손의 번창을 의미하며, 근본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밤이 땅에 떨어지면 밤이 열릴때까지 그 밤은 결코 썩지 않는다고해요. 그래서 근본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 

곶감가르침을 의미하며, 도라지는 뿌리를 사용하므로 조상을 의미합니다. 고사리현재의 나를 의미하기도 하고 부모님을 의미한다고해요. 또한 시금치자손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주식은 맨 앞줄. 디저트로 먹는 과일은 맨 마지막 줄. 먹는 방법은 살아있는 사람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하네요.


 설날에 입는 옷 


설날에 입는 옷을 '설빔'이라고 하죠. 우리나라의 설빔은 주로 한복인데요. 한복은 침착하고 가라앉은 색깔에 자연과 잘 조화되는 색으로 나이에 따라 색깔을 골라 입습니다..

13세 이전은 빨강치마, 노랑저고리, 색동저고리를 입으며 13세 이후 ~ 혼인 전까지는 다홍치마, 노랑저고리를 입는다고해요. 그리고 결혼 후엔 남색치마, 미색저고리, 옥색저고리를 입는다고 합니다.

사진은 평창올림픽 시상대에서 볼 수 있는 의상인데요. 태극기에서 따온 색깔로 남자는 파랑, 여자는 빨강색으로 기와집에 살짝 눈이 내려앉은 모습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한국의 미를 그대로 살렸다고 하네요. 알고 나면 더 의미가 깊습니다. 이번 평창 올림픽 기간에 시상식 눈여겨 보시면 좋겠죠?


 즐거운 퀴즈시간 

<딩동댕! 즐거운 퀴즈시간>


이날 예절교실은 지루하지 않게 하나씩 의미까지 짚어가며 진행됐는데요. 더욱 흥미를 끌기 위해 퀴즈시간도 마련했습니다.

1. 남편의 아버지. 어머니를 뭐라고 부를까요?

2. 남편의 형을 뭐라고 부를까요? 

3. 아내의 어머니 아버지를 뭐라고 부를까요? 

 예절교육 전문가 한복진 선생님이 퀴즈를 내면서도 살짝 어려울거라고 하셨는데 모두 쉽게 너무 잘 맞춰 정말 놀랐습니다.


 절하기        

 


남자의 절과 여자의 절은 다릅니다. 두 손은 공수를 한 후 '배'를 올립니다. '배'는 절을 한다는 의미로 손을 코 끝까지 가져간 후 왼발 뒤로 빼고 왼발부터 무릎을 꿇고 오른발 무릎꿇고 엉덩이를 땅에 대고 앉습니다. 

그런다음 허리를 숙여 절을 한 후, 허리를 펴고 일어날 때는 오른발 왼발을 모으고 공수자세로 돌아 옵니다. 한국의 여성들도 자세히 모르는 절하는 법. 저도 오늘서야 제대로 배웠습니다.


<예절교실에ㅔ 참석한 다문화 여성들이 절하기 실습을 하고 있다>


 윷놀이 

<다문화 가족들이 즐겁게 윷놀이를 하고있다>


설날 떡국을 먹고 세배를 하고 나면 다양한 민속놀이로 분위기는 더욱 흥겨워집니다. 

우리나라의 민속놀이는 100여 종이 넘는다고 해요. 특히 설날에 하는 민속놀이의 대표주자는 윷놀이인데요. 가족 모두 함께 모여 원하는 모양이 나올 수 있도록 박수로 응원하는데요. 이때 아이는 윷을 던집니다. 윷놀이는 주로 편을 갈라 내기를 하면 더욱 신나는 놀이죠.


 꽃 산병 만들기 

<충청도 지방의 향토떡 꽃산병에 대해 떡전문가가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떡의 종류는 조선시대까지 198개정도 라고 합니다. 그후 세월이 흘렀으니 현재는 훨씬 많아졌겠죠? 

왜 떡이름이 꽃산병일까? 꽃산병은 꽃처럼 아름다워 꽃산병이라고 하는데요. 병은 떡병(餠)자를 써서 꽃산병이고 이름지어졌다고해요.


<예절교실에 참석한 다문화여성들이 직접 꽃산병을 만들고 있다>


‘꽃산병은 우리 충청도 지방의 향토 떡이라고 하는데요. 멥쌀가루를 쪄서 끈기나게 치댄 후 동그랗게 밀고, 그 속에 팥고물을 넣어 동그랗게 모양 만들어 무늬가 새겨진 떡살로 누르는 떡입니다.

준비된 떡을 떡을 손에 쥐고 다섯 번 주물러 공모양을 만든 후 그릇모양을 만듭니다. 그릇모양에 소(팥)을 넣고 다시 동그랗게 굴린 후 한쪽에 기름을 살짝 발라주고 손바닥으로 굴려 떡살로 납작하게 되도록 살짝 눌러 줍니다. 

소망을 담은 모양이 새겨진 떡살로 살짝 눌러 주니 예쁜 꽃모양이 새겨진 꽃산병이 완성되었습니다.


<직접 만든 꽃산병을 들고 활짝 웃고 있는 다문화 여성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오늘 이곳에서 처음 만난 다문화 이주민 여성들.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처럼 금방 친해져 재미나게 만들다보니 어느새 1인당 4개씩의 꽃산병을 만들었습니다. 서로 예쁘다고 자랑하며 선뜻 손에 들고 포즈를 취하는 센스. 사람도 떡도 모두 아름답습니다.

오늘 예절교실에 참여한 대부분의 여성들이 한국에 살면서 8가지 이상의 떡을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하네요. 그렇지만 설날에 가래떡을 먹는다는건 모두 잘 알고 있더라구요.


<즐거운 평가시간. 저도 이제 한국사람 다됐습니다>


맛있는 꽃산병을 만든 후엔 평가시간도 가졌습니다. 

"오늘 만든 떡의 이름이 뭘까요?"  "떡을 만드는 도구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오늘 만든 떡이 '떡산병'이며, 예쁜 꽃무늬로 떡을 눌러주는 도구는 '떡살'이라는 것도 모두 정확하게 기억하는 다문화 여성들. 이젠 한국여성이 다 되었음을 인정합니다.


 투호놀이


설날 민속놀이로 투호놀이까지 이어졌는데요. 규칙을 정해 두 팀으로 나눈 투호놀이는 어린 아이들도 정확하게 던져 넣어 주변사람들에게 침착성을 인정받았습니다.  

투호놀이는 집중력과 목표물을 정확히 맞추는 조정력을 길러 주며, 개인이 아닌 팀으로 놀이를 했을 때는 협동심을 길러준다고 합니다.


<태평동에 거주하는 소옥형씨가 CMB 방송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두 아이를 데리고 예절교실에 참여한 소 옥형씨(태평동). "한국생활 18년. 일상생활에서 배우긴 했어도 정확히 몰랐는데 다문화지원센터를 통해 이곳에 나와보니 여럿 어울릴 수 있어 좋았고 한국문화를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대전평생학습관 예절교육 신청은?

대전평생학습관에서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익혀 실생활에서 유익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떡 만들기와 투호례 던지기 체험을 통해 이주민 여성들이 한국 문화를 접해보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매년 추석과 설을 앞두고 운영한다고 합니다. 

다문화 뿐만 아니라 <가족과 함께하는 설맞이 예절교실>도 있습니다. 다문화. 학생. 학부모 교육은 명절때 뿐만 아니라 시간만 맞으면 언제든 신청하면 가능하며, 1년에 4번 <가족과 함께하는 주말 예절교실>도 있다고 합니다.

또한 유치원ㆍ초등학교ㆍ중학교ᆢ고등학교에 <학교로 찾아가는 체험중심 인성예절교실>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대전예절교육지원센터에 신청하시면 된다고 하네요.

직접 떡도 만들고 전통놀이도 하면서 가족간 유대감을 강화하는 즐겁고 재미있는 대전평생학습관의 예절 프로그램. 이곳에는 한복 및 다구도 구비되어 모두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강좌 역시 무료로 운영된다고 합니다.


<이날 설맞이예절교실에 참석한 다문화 여성들과 강사진>


내 주변에 혹시 다문화 가족이 살고 있지않나 눈여겨 보고, 대전평생학습관의 예절교육에 참여를 유도하여 한국생활이 좀 더 윤택해질 수 있도록 도와 준다면 이웃사촌끼리 서로 돈독한 정이 생기지 않을까요?


대전평생학습관 대전예절교육지원센터 (042)220-05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