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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축제ㆍ행사

메이커 도시, 대전을 발견하다! 제1회 대전시민창작페스티벌

 

여러분의 웃음은 얼마인가요? 제 웃음은 126,100원. 활짝 웃은 스마일 값이 26,100원인데, 행복도는 10만 원이랍니다. 썩 괜찮지요? 실제 돈을 번 것이 아니지만, 하루종일 흐뭇했답니다.

 

어른 손바닥만한 이 앙증맞은 기계는, 제 표정을 따라합니다. 제가 웃으면 그 표정을 인식하고, '웃음의 값'을 매겨 영수증을 발급해 줍니다.

 

최재필 메이커는 자기 자신을 위해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하루를 마감할 때, 자신의 감정과 행복도를 돌아보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스마일'이라는 작품이 탄생했다네요.

 

 

 

 

'스마일'처럼 자신이 꿈꾸던 것, 만들고 싶던 것, 필요했던 것 그리고 여러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것을 보여주는 잔치, <제1회 대전시민창작페스티벌>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가을의 끝자락, 10일과 11일 이틀동안 옛 충남도청을 들썩이게 했던 <제1회 대전시민창작페스티벌>. 그 현장 소식 전해드릴게요.

 

 

 

<제1회 대전시민창작페스티벌>과 같은 행사를 메이커 페어라고 합니다. 2006년 미국에서 시작하여, 전 세계에서 매년 200회 이상 열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우리 대전도 그 개최지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메이커 페어는, 말 그대로 '만드는 사람들의 축제'입니다. 게다가 그 주제나 재료, 방법도 정말 다양합니다. 막상 이 행사 소식을 알렸던 저부터도, 4차 산업혁명 시대답게 컴퓨터 코딩, 인공지능, 3D 프린팅처럼 최첨단 기술만 필요한 줄 알았습니다. 또 세상을 뒤집을 만큼 엄청나게 새롭고 놀라운 아이디어가 있어야만 시작할 수 있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한글을 담은 천연비누와 나무로 만든 보드게임, 토끼가 된 양말인형, 재활용품으로 만든 자동차, 색종이로 만든 달팽이처럼, 무엇이든 직접 만들어낸다면 평범한 누구라도 메이커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조금은 서툴고 엉성해도 그 과정과 결과물을 여러 사람들과 나누고 함께 발전해 나가는 것, 그것이 메이커 문화라고 합니다.

 

 

 

 

<제1회 대전시민창작페스티벌>에는 대전시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곳곳에서 활동 중인 타지역 메이커들도 함께 했습니다.

 

"대전은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메이커 도시입니다.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메이커 페어에 가보면, 대전 분들이 꽤 많으세요."

 

서울 출신 메이커가 귀뜸합니다. 와~ 우리 대전 메이커들의 수준, 새삼 놀라웠지요.

 

 

 

 

물론 남녀노소 누구라도, 메이커 자격에는 나이 제한도 없습니다. 행사 첫날인 금요일에 비어있던 몇몇 부스가 토요일에는 이른 아침부터 분주했습니다. 운영자들이 학업에 바쁜 학생들이더군요. 

 

대전 대신고와 대전외고 연합동아리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또 울산에서 달려온 학생동아리도 참여했지요. 우리나라 청소년들, 교실에 갇혀 공부만 하는 줄 알았더니 이렇게 재밌고 건전하게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YDP, 영등포 고등학교 동아리에서는 추억의 보글보글 게임기를 재조립해서 들고 나왔습니다. 왕년의 겜보이였던 아빠는 아이들에게 실력을 전수하며 온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요. 

 

 

 

 

<제1회 대전시민창작페스티벌>에서는 순수한 취미로 시작하였으나, 이제는 작가의 반열에 오른 유명 메이커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새로이 메이커를 꿈꾸는 이들에게 배움과 도전의 기회를 나눠주고 있는 이들 작가의 작품들은 감탄을 자아냈지요.

 

권봉서 작가는 대전 최초의 오토마타 작가입니다. 인터넷에서나 보던 작품들을 직접 구동해보고 뒷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 초등학생부터 주부까지, 여러 수강생들의 개성 넘치는 작품을 보면서 과학과 예술이 결합된 오토마타의 매력에도 눈을 떴지요.

 

 

 

 

옛 충남도청 입구에서는 가이아(예명) 작가의 '천공의 성 라퓨타'라는 작품이 맞아주었습니다. 가이아 작가는 우리나라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피규어 예술가라고 합니다. 부산이 터전이지만 서울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고요, 하나하나 공들여 만든 작품들은 최소 150만 원 이상의 값어치를 지녔다고 합니다.

 

이 전시회에서도 '미래소년 코난'과 '원피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프레데터' 등 만화와 영화 속에서 살아나온 듯한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야외 전시장에서는 옷장으로 만든 탁구대가, 실내 전시장에서는 둥근 식탁의자로 만든 자전거와 식탁으로 만든 핀볼게임기가 있었습니다. 이렇듯 기존의 가구를 원래의 쓰임과 다르게 혹은 기발하게 재구성하는 것을, 메이커 세계에서는 '가구 해킹'이라고 한답니다.

 

여느 때라면 멀쩡한 가구로 이런 활동을 하는 것은 생각지도 못할 텐데요. 그 어려운 일을 해낸 팀은 '팹랩(FABLAB)'이라는 젊은 메이커들의 모임입니다.

 

팹랩은 제작(Fabrication)과 실험실(Laboratory)의 합성어로, 재미있게 살아보자, 재미있게 놀아보자는 생각으로 뭉쳤다고 합니다. 3D 프린터와 레이저 절삭기 등의 디지털 장비와 기술 뿐만 아니라 가죽과 천을 이용한 수공예품까지, 그 무엇이든 아이디어만 있으면 함께 고민하고 도전하는 젊은이들이었습니다.

 

 

 

 

 

 

다양한 메이커 부스 중에서도 인기 만점인 곳은 메이커 집단 '더 오브젝트'의 오락실이었습니다. 뽑기와 레이싱, 슈팅 게임 등 여러 창작 게임을 할 수 있었지요. 저는 아이를 기르는 생활인이다보니, 이렇게 재밌게 놀기만 하면 생활은 어떻게 해결하는지 무지무지 궁금해서 조심스레 물어봤습니다.

 

"뭔가 수입이 있어야 의식주가 해결될텐데, 생활은 어떻게?"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했습니다. 이런 메이커 페어에도 참여하면서 다른 메이커들과 교류도 하고, 일반인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그랬더니, 뜻하지 않게 저희가 만든 작품에 관심을 갖고 교육과 작품 판매를 의뢰하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이 레이싱 게임도 그런 과정 속에 3번이나 업그레이드 된 작품입니다. 기왕이면 재미있게 살아보자고 열심히 달려오다보니, 경제적인 수입도 뒤따라왔습니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보다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보다 못하다고 공자님이 말씀하셨다지요. 당장의 성공과 돈을 좇기 보다는, 젊었을 때 꿈을 찾아 도전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메이커들이 부러웠습니다.

 

 

 

 

판화를 아시나요? 2차원인 평면의 예술이지요. '말이씨'라는 흥미로운 부스의 주인장, 사은실 메이커는 그 판화를 3D 입체로 구현해 냈습니다. 학창시절 미술을 전공했다는 그는, 이 페스티벌에서는 앙리 마티스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을 선보였지요. 대전 메이커 사회에서도 열혈 메이커로 통하는 만큼, 이 곳에서 만난 여러 메이커들과 관람객들에게도 먼저 다가와 주었습니다.

 

사은실 메이커는 국립중앙과학관을 통해 메이커 문화에 눈을 뜨고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계속 공부하면서, 다양한 공모전에도 도전하고 예비 창업자의 꿈도 키우고 있다네요. 그 꿈, 화이팅!

 

 

 

 

내 삶에 재미와 의미까지 더해주는 메이커 문화, 막상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할 지 막막하시지요?

국립중앙과학관의 무한상상실처럼, 예비창업자를 포함한 메이커들에게 여러 도움을 주고 고급 장비를 무료로 제공하는 곳을 메이커 스페이스라고 부른답니다.

 

사은실 메이커는 메이커 꿈나무들에게 널리 알려달라며, 알짜 메이커 스페이스를 소개해줬습니다.

 

<대전의 대표 메이커 스페이스>

1. 국립중앙과학관 무한상상실

: http://www.science.go.kr/link.bs?cd=00353 ☎ 042) 601-7974, 7944

 

2. 에트리(ETRI 전자통신연구원)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 창업공작소

: https://ctcc.etri.re.kr/fac/f2.asp ☎ 042) 860-5106

 

3. 옛충남도청 내 시민창작센터

: http://blog.naver.com/k3850797 ☎ 042) 385-0797

 

4.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 https://ccei.creativekorea.or.kr/daejeon/main.do ☎ 042) 385-0666

 

 

 

다양한 메이커들을 만나고, 그들의 활동과 문화를 몸소 보고 느낄 수 있었던 <제1회 대전시민창작페스티벌>. 올해를 시작으로 앞으로 5년, 10년을 넘어 두고두고 사랑받는 잔치로 자리잡길 응원합니다.

 

메이커 도시 대전, 조금만 찾아보면 다양한 메이커 스페이스와 전문 멘토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문을 두드릴 용기 그리고 상상을 현실로 만들겠다는 열정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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