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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상/대전사람들

대전청춘 이예나, 한복입고 1100일 간 국내외 여행 떠난 사연

용기란 무엇일까요?

홀로 떠나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는 멋진 여행을 꿈꾸지만 망설여지는 요소도 많고 겁도 나서 당장 실천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 바로 그런 두려움을 떨치려고 세계로 나서 새로운 길을 스스로 개척한 대전의 20대 젊은이가 있습니다. 

 

 

그 청년의 이름은 희피(喜披) 이예나.

'기쁘게 개척해나가는 히피'로 스스로를 희피라고 명명했는데, 대전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다니고 올 2월에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그녀가 몸으로 경험하며 느끼고 담아온 1100일 여행의 기록을 지금 대전근현대사전시관 기획전시실에서 13일까지 만날 수 있습니다. 

 

 

위 왼쪽 사진이 어학연수를 했던 시카고 방을 떠나던 모습이라고 합니다. 

두려움과 설렘과 기대감이 모두 얽힌 미묘한 표정으로 방을 나서는데, 4년 전의 일이지만 확실히 지금보다는 많이 어려보입니다. 

몇달만 여행하자고 이렇게 나선 길이 무려 446일로 연장되며 모두 1100일 동안 길에서 보냈다고 하는데, 몸도 마음도 정신도 부쩍 성장한 분위기가 느껴져서 20대 청년과 대화하는 것 같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녀의 말을 들어봅시다. 

"중학교, 고등학교를 지나 비교적 괜찮은 성적으로 대학에 들어가 언론정보학을 전공했습니다. 졸업 할만한 학점은 다 갖추었는데 이대로 끝나도 되는 것인지 자신의 미래에 대한 막막한 두려움과 함께 방향을 잡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대학 졸업을 미룬채 몇달만 어학연수를 하겠다고 부모님 허락을 받고 미국으로 길을 떠났다고 합니다. 

2013년 8월에 미국으로 가서 2014년 겨울까지 두 번의 겨울을 보내면서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사람과 어울리며 금방 적응하는 능력을 키웠다고 합니다.

 

 

그리고 급기야 남미로 몇달만 여행을 하자 마음먹고 배낭을 앞뒤로 짊어지고 어학연수를 했던 시카고를 떠났다고 합니다. 

평소에 한국사람이면서도 한복입는 것을 어색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안타까워했다고 하는데요. 한복입는 것을 워낙 좋아한다는 그녀는 미국에서 한국의 생활한복점에 주문하여 생활한복을 저렴하게 몇벌 장만한 후 남미로 여행을 떠났다고 합니다. 

여행에서 만난 한국 사람들은 한복입은 이예나를 매우 좋아하고 외국인들은 호감을 보였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거울이라고 하는 볼리비아의 소금사막, 많은 사람들이 가보기를 꿈꾸는, 유우니 사막에서 한복을 입고 찍은 이예나의 사진입니다. 

혹시 멋진 사진을 연출한것은 아닌가 해서 물어보았더니, 여행다니며 만난 세계의 여행자들이 서로서로 사진을 찍어주어 이렇게 멋진 사진 속의 이예나로 남았다고 합니다. 너무 멋진 곳이어서 사흘을 있으면서 아침, 오후, 해질무렵으로 서로 다른 분위기의 사진을 남겼다고 하는데, 매우 추웠답니다. 

 

 

페루의 마추픽추에 올라 찍은 사진인데, 마치 세상을 다 품은듯 보입니다.

페루 원주민이 머리를 땋는 등 동양적인 모습이 많이 보이긴 한데, 이예나가 입은 저고리에 페루 전통 장식문양과 한복 치마의 색이 어쩜 그렇게 딱 어울리는지요~!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가는 곳마다 돈이 떨어지면 장사를 해서 돈을 모아 다시 여행을 이어나갔다고 합니다. 겁 많았다면서~! 겁을 떨치기 위해 얼마나 스스로 용기를 주며 도전했을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길거리에서 장신구를 꼬아 만드는 사람 옆에 쭈그리고 앉아 한참 보고있으면, 이 신기한 동양 사람에게 호의를 베풀면서 장신구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주기도 해서 직접 만들어 팔기도 했다네요. 아마존의 배에서는 돈이 딱 배삯 밖에 없어서 남들이 다 사용하는 해먹은 달지도 못하고 배 위 바닥에서 자면서 주방 보조를 하여 생존할 돈을 벌기도 했다고 합니다. 

 

 

정글에서 70여 일을 살고, 히치하이킹을 수만 ㎞를 하며 강도를 당해 돈을 다 빼앗기기도 하고 성희롱을 당한 적도 있을 만큼 힘든 여행이었다고 합니다. 왜 아니겠어요. 남미인데…. 

그녀는 강도를 당하고 돈이 하나도 없을 때 현지인이 일자리를 구해주어 기사회생하기도 했고요. 목숨을 거의 잃을 뻔한 경험을 하면서 가족도 보고 싶고 눈물이 나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분위기와 색감으로 눈에 들어오는 남미의 모습에 포기할 수 없었기에 마음을 다지며 부쩍부쩍 성장하였다고 합니다.  

 

남들이 가지않은 길을 가는데 그 길이 꽃길 일리는 없겠지요.  그러나 그길을 다지며 지나온 대전의 용감한 젊은이 이예나는 그 노력과 경험 이상으로 훨씬 성숙하게 성장하였습니다.

지금은 세상 어디를 가더라도 현지인과 동화되어 맘이 통할 자신이 생겨서 두려움이 없답니다. 1100일 동안 몸으로 부닥치며 겪은 세상은, 앞으로 두려움없이 더 큰 세상을 개척하는 큰 자양분이 되겠지요. 

한국에서 희피(喜披) 동료를 잔뜩 만들어서 희피(喜披) 페스티벌을 만들고 희피(喜披)양성학교를 세우는 것이 꿈이 아니라 목표라고 분명히 말하는 20대 청년 이예나. 그녀는 그동안의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청소년과 청년에게 강의도 하고 전시도 하고 있는데 머지않은 날 또 길을 떠날 것이라고 합니다.

"많은 청년들이 돈과 현실을 이유로 꿈을 놓아버리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내가 먼저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는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지난 여정을 통해 경험했습니다. 이런 나의 이야기를 담은 기록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1100일의 여행-이예나 사진전

일시 : 2017. 2.3~13일
장소 : 대전근현대사전시관
작가 설명: 매일 11시, 1시, 3시, 5시.
*북콘서트 <안녕 대전> : 2.9(목) 오후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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