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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상/일상다반사

대전시 안심화장실, 갑천변 보디가드를 만나다

 

저는 갑천변에 살고 있습니다. 갑천은 대전천, 유등천과 더불어 대전의 3대 하천으로 금강의 제1지류입니다. 길이 73.7㎞로 대전에서 가장 큰 하천이지요.

 

 

 

대전 도심 속에 위치해 있지만, 미호종개와 땅귀개 등 34종의 어류 뿐만 아니라 수달과 원앙이 등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 희귀종 등이 살고 있는 생태의 보고입니다.

 

 

 

 

갑천변은 자전거길과 인도가 잘 구분되어 있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산책하거나 운동하는 분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춥다고 웅크리고만 있기에는 겨울볕이 따스하기에, 간만에 자전거 나들이에 나섰죠. 여긴, 자전거타기 좋은 도시 대전이니까요. ^^

 

 

 

 

 

그런데! 평소에는 볼 수 없는 현수막을 발견했습니다. '안심비상벨이 울리면 112로 신고해주세요.'라는 문구가, 멀리서도 한 눈에 들어올만큼 선명한 색채와 큼직한 글씨체로 써있는데요. 공중화장실에만 설치되어 있었죠.

 

 

 

발로 뛰는 고기자, 당연히 여자화장실에 들러보았습니다. 아! 화장실 입구 오른쪽에 'SOS 안심비상벨-112'라는 문구가 확실히 보이는 화살표 모형 스티커가 붙어있고요, 그 화살표는 빨간색 경고등을 가르킵니다.

 

 

 

 

'대전광역시 안심화장실' 보이시죠? '대전광역시 안심화장실' 화살표 앞에 서 있자니, 지난해 대한민국 여성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강남역 공중화장실 사건이 대번에 떠올랐습니다. 다시는, 다시는, 그런 일이 이 세상 어디에도 일어나지 않기를 마음을 다해 소망했습니다.

 

 

 

 

'112 신고 - 안심비상벨이 울리면 화장실내에 위급 사항입니다. 신고해주세요'라는 경고문구를 읽고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세면대 거울 옆에도, 장애인 화장실 벽면에도, 일반 화장실 벽면에도, 'SOS 안심비상벨 - 위급상황시 눌러주세요!'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화장실 안에서 뜻하지 않은 봉변이나 사고를 당한 분이 이 'SOS 안심비상벨'을 누르면, 바깥의 빨간색 경고등이 작동하고, 지나가던 누구라도 112에 신고하는 구조입니다. 시민의 안전지킴이인 경찰이 곳곳에 상주하면 제일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이런 방안이 강구되었겠죠?

 

 

 

 

혹시나 해서 남자화장실 앞에도 가보았습니다. 아! 똑같이 설치되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뜻하지 않은 사고라는 것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날 수 있겠네요.

 

 

 

도안을 등지고 엑스포다리를 바라보며 갑천을 바라볼 때, 오른쪽에 있는 화장실은 '갑천(우)'로 왼쪽에 있는 화장실은 '갑천(좌)'로 구분되었고, 각 화장실마다 번호가 매겨져 관리되고 있나봐요. 만일 사고를 발견하거나 당했을 때, 신고하기 참 좋겠죠?

 

 

 

 

낮에도 밤에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갑천의 공중화장실, 그 안전을 경찰에만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시민의 신고정신으로 완성한다는 것이 뿌듯한 현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