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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상/일상다반사

[외국인 소셜미디어기자]도솔산에서 새해 첫날을 맞이하다

 

 

지난해 어머니와 같이 일본 고향에 있는 작은 산에 올라갔습니다. 어머니를 모시고 새해 첫 해돋이를 보러 가는 것이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길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과 인사를 하면서 해 뜨는 풍경이 잘 보이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어머니와 저 사이에는 그렇게 대화가 많지 않았습니다. 좋은 자리를 잡고 해를 기다리는 동안도 그랬습니다. 뭘 말하면 좋을 건지 잘 몰라서요

 

2017년 1월 1일 새해 첫날에는 해돋이를 보러 혼자 대전의 도솔산(서구 도마동)에 올라갔습니다. 오전 6시 30분. 한국도 새해 첫날 해돋이를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처음엔 몰랐습니다.

 

 

 

 

목적지를 지도로 확인도 했는데 산에 오리니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습니다. 아직 길이 어두웠는데요. 사람들의 뒤를 따라갔습니다. 작년과 같이 조용히, 작년과 다르게 혼자서 올랐지요. 길이 잘 안 보이니까 집중해서 그런지 사람들의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들려서 그런지 혼자라고 느끼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등산을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다행히 가파른 산길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도 좀 피곤했을 때 따뜻한 율무차를 마시며 몸을 녹였습니다.  율무차를 마시고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잠시 쉬었지요.  일본이라면 여기에 '아마자케(일본의 전통적인 감미 음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율무차로 에너지를 얻고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서 더 20분정도 걸었을까요? 하늘이 조금 밝아졌을 때 도솔산의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구름이 많았습니다. 안 되는데. 일출시간까지 약 40분을 기다렸습니다. 결국 멋진 해돋이를 볼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끝난 제 새해 첫 해돋이. 아쉬운 마음이 있지만 1월 1일부터 아침 일찍 일어나서 산에 올라가봤다는 사실이 좀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리고 30~40분정도 걸으면 대전 도심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을 찾은 것도 기쁘고요.

 

집에 왔을 때 어머니한테서 해돋이 사진이 왔습니다. 어머니는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요? 저는 소원 비는 것을 깜박했습니다. 날씨 좋은 아침에 다시 올라가야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