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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상/일상다반사

카이스트교 개통, KAIST와 서구 만년동 잇는 융합의 다리에서

 

저 멀리, 우뚝 솟은 카이스트 나노종합기술원이 보입니다.

 

 

 

 

도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 이번에는 나노종합기술원을 등지고 월평동과 만년동 주민들의 안식처, 아파트 숲을 바라봅니다. 와~ 아직 개통되지 않은 차도 한복판에 서 보니, 헐리웃 좀비영화의 한 장면처럼, 세상이 잠시 멈춘 듯합니다.

 

 

 

 

12월 16일 오전 10시! 드디어 이 길에 차들이 달리고 있습니다. 제가 누렸던 잠깐의 호사는 오래도록 기억되겠죠?

 

 

 

 

예, 여기는 16일에 개통한 '카이스트교'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이자 세계 재난대회에서 당당히 우승한 휴보(HUBO)가 깜찍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카이스트교'답게 카이스트 출신이 등장했네요.

 

 

 

 

길이 272.5m, 폭 25.9m로 약 3년여 만에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조감도보다 실물이 멋진데, 제가 잘 담아내지 못했네요. 꼭 직접 걸어보시길~

 

 

 

 

지난 2014년 3월, 유성에 위치한 카이스트(KAIST : 한국과학기술원)와 갑천 삼거리를 잇는 다리가 건설된다는 뉴스를 듣고 무척 반가웠습니다.

 

 

[출처:대전시]카이스트교 조감도 및 지도[출처:대전시]카이스트교 조감도 및 지도

 

 

제가 살고 있는 만년동에서 갑천 너머 카이스트에 가려면, 차를 타고 빙 돌거나, 갑천 징검다리를 이용해야 했거든요.  

 

 

 

 

'카이스트교'는, 공사기간동안 '융합의 다리'로 더 많이 불렸습니다. 카이스트를 비롯한 대덕연구개발특구와 둔산도심을 연결하는 '융합'의 의미였대요.

 

 

 

 

그것이 개통을 앞두고 '카이스트교'로 확정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허브로서 카이스트가 갖는 상징성에, 또한 카이스트는 더 이상 외래어로 보기 어렵다는 합의로 지명위원회에서 결정했다고 합니다. '카이스트교'라는 다리 이름만으로도 과학도시 대전의 랜드마크가 되겠습니다.

 

 

 

 

저희 동네 곳곳에 걸린 현수막에는 16일 금요일 10시에 개통식이 열린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헌데 15일 오후에 대전시장, 유성·서구청장, 카이스트 총장 등 내외분들이 참석한 '카이스트교' 준공식이 열렸고 16일에는 실제 개통을 한 거랍니다. 저처럼 금요일 아침 행사를 기대하고 모신 동네 어르신들께서도 아쉬워 하시더군요.

 

저는 대전광역시 소셜미디기자단이 되어서야 저희 동네를 비롯해서 대전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이 곳을 지켜오신 어르신들은 한파주의보가 내린 이날 아침에도 지팡이에 몸을 의지해 오신 걸 보니,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동안 대덕특구와 둔산도심을 오갈 때 대덕대교 등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이제 '카이스트교'는 하루 약 2만 6천 여대가 이용할 거랍니다. 둔산대로-갑천도시고속화도로-대학로가 연결되는 효과로, 둔산지역에서 대덕특구 간 통행시간이 평균 3분, 출퇴근 혼잡시간에는 최대 10분 가량 단축될 거라네요.

 

교통량 분산 효과만 있나요? 도로에서 정체되는 시간이 줄어드니 대기 오염도 줄어 환경은 쾌적해지고, 그만큼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더 빨라져서 좋겠죠? 도로 표지판의 비어있는 공간도 곧 '카이스트교'로 채워지겠네요.

 

 

 

 

개통을 앞두고 잠시 걸어보았습니다. 갑천의 산책로에서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경사로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다리 양쪽으로 보행자들을 위한 쉼터가 마련되었고, 공중화장실도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습니다. 배수구마다 'It's 대전'을 만날 수 있네요.

 

 

 

 

자전거타기 좋은 도시, 대전답게 자전거 통로와 보행자 통로도 구분되어 있습니다. 기존 도로에서 이 다리에 진입할 때는 조심하라고 '천천히'라는 교통표지판와 '양보'라는 노면 표지도 있습니다. 세심하지요?

 

 

 

 

그리고 이곳에 아이들과 함께 꼭, 들러 보셨으면 합니다.

 

 

 

 

다리의 중간 지점에는 마치 날개가 단 듯한 구조물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일곱 분의 우리나라 과학자를 만날 수 있지요.

 

 

 

 

카이스트를 바라볼 때 오른쪽에는 역사에 길이 남은 과학자 세 분, 허준-장영실-최무선 님의 흉상과 업적에 대한 소개가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미래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바로 대전에서 그 인물이 나오길 기대하면서 말이지요.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부단히 연구 중인 '카이스트인'들 가운데 곧 나오지 않을까요?

 

 

 

 

왼편에는 우리나라 근현대에 활동하신 네 분의 과학자에 대한 흉상과 업적 소개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레이저연구 분야를 개척한 물리학자 이상수 - 우리별 위성 발사에 성공한 최순달 - 한국전쟁으로 피폐해진 조국을 위해 평생을 바친 우장춘 - 일제시대에 민족의 자긍심을 일깨운 천문기상학자 이원철 님이십니다.

 

 

 

 

 과학자들이 계신 이곳에서 바라보는 갑천의 풍광입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듯, 이 곳은 봄이면 표표히 흩날리는 벚꽃과 하얀 목련이, 가을이면 노란빛으로 물든 은행길로 유명하답니다. 꽃피는 봄을 기다립니다.


 

 

 

참, 야경도 궁금하여 살짝 다녀왔습니다. 저녁 5시반에 가로등과 보행자통로의 안내등이 켜졌답니다. 그 전력은 어디서 올까 생각해보니, 날개 구조물 윗부분이 친환경에너지인 태양전지로 되어있는 것 같아요. 환경까지 생각한 '카이스트교'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