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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공연

대전예술가의 집은 공상(空想)? 공상(共想) 중~

 

대전에서도 중구 중앙로 32에는, 멋들어진 건물이 한 채 서 있습니다. 바로 '대전예술가의 집'입니다.

 

 

오색빛깔 바람개비가 저녁 바람결이 잠시 멈춘 사이 쉬고 있습니다.

 

 

이 곳의 주소를 지번으로 따지자면 문화(文化)동인데, 그 이름대로 아름다운 문화의 장이 될 운명을 타고 난 땅인가 봅니다.

 

 

'아티언스 2016'은 막을 내렸지만, 이 곳에 설치된 미디어 작품 '에코트론'은 건물 안팎에서 계속 볼 수 있습니다.

 

 

대전예술가의 집 야외마당에서는 '예술시장-낭만 예술가를 만나다'라는 프리마켓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낮이 짧아져서 저녁 여섯 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임에도 어둑어둑해졌습니다.

 

 

이리도 멋진 솜씨를 가지셨는데, 작가님들께서는 부끄러운신가봐요. 이번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에 나들이 가시면 작가와 작품을 직접 만날 수 있답니다.

 

 

평소에도 아티언스를 비롯해 크고 작은 전시와 공연이 열리는 문화의 장이라, 안내 포스터가 게시판을 가득 채웠습니다.

 

 

지난 금토일, 이 곳 대전예술가의 집에서는 공상(共想) 2016 - 연장주단체 육성지원사업 수행단체 교류공연이라는  축제가 열렸습니다. 축제 이름 한 번 길죠?

 

 

그래서 관람 티켓 대신에 받은 자료집을 꼼꼼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우리 대전의 문화예술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곳이 대전문화재단인데요, 추진하고 있는 중점 사업 중의 하나가 '공연장상주단체 지원사업'이래요. 저는 이제껏 '꿈다락토요문화학교'와 '아티언스'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요, 이 사업을 통해, 우리 대전의 공연예술단체는 창작품을 만들고 이를 대전시민이 향유할 수 있도록 대전의 공공 공연장을 활성화하는 거랍니다. 정말 좋은 순환구조죠?

 

 

올해는 대전서구문화원과 메타댄스프로젝트, 평송청소년문화센터와 마당극패 우금치, 대전청소년위캔센터와 대전아트오케스트라가 손잡고 사업을 진행했는데요. 이번 축제 기간동안 이 세 단체의 창작공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이 단체들과 교감하고 있는 다른 지역의 예술단체와의 협연도 볼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 사흘동안의 공연이 모두 무료였다는 것!! 꼬박꼬박 내고 있는 세금이 요렇게 알차게 쓰이고 있다니, 대전 좋아요!

 

 

저희 가족은 주말 이틀동안 대전예술가의 집을 찾았습니다. 토요일에는 마당극패 우금치와 판소리공장 바닥소리의 공연이 연이어 펼쳐졌습니다. 역시 저희같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많았습니다.

 

 

티켓 배부처에 살짝 여쭤보니 공연장에 마련된 좌석보다 더 많은 200여 분이 오셨대요. 그래서 무대 양 옆에도 무대 앞에도 보조 좌석이 따로 마련되었답니다.

 

 

마당극패 우금치하면 대전에서도 손꼽히는 공연단체인데요, 이날의 공연 '할머니가 들려주는 우리신화이야기 원천강 오늘이'이야기는 2008년 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 대상에 빛나는 마당극이래요. 와우! 어쩐지!

세번째 보는 공연임에도 늘 새롭고 멋졌던 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이'는 부모님을 찾아 온갖 고난과 모험을 견뎌내고 하늘나라 선녀가 되어 사계절 소식을 세상에 전하는 세월의 신, 시간의 신이 되었답니다. 한민족의 꿈과 삶이 고스란히 담긴 우리 신화를 쉽게 재미있게 그려낸 환상적인 작품이죠. 외할머니 손에서 자란 제게는, 어린 시절 할머니 품에서 옛이야기 듣던 추억이 떠올라서 더 따스하고 뭉클했답니다.

 

 

뒤이어 펼쳐진 판소리공장 바닥소리의 '닭들이 꿈, 날다' 역시 새로운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서울 구로에서 자리잡고 있는 바닥소리는 판소리를 기반으로 한 창작판소리, 창작민요, 소리극, 전통소리 등을 만들고 공연하는 단체래요.

이 날 '닭들의 꿈, 날다'는 어린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함께 웃고 눈물짓게 한 판소리 가족 뮤지컬이었습니다. 날고 싶다는 꿈을 가진 엉뚱한 닭들의 모험기를 판소리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재미난 작품 속에, 꿈과 환경, 이산가족, 평화, 생존, 연대와 같은  소중한 가치들이 숨어있어서 마음 속에 큰 울림으로 남았답니다. 또 우리 것임에도 익숙하지 않았던, 판소리의 제 맛을 볼 수 있어서, 집에 돌아오는 내내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답니다.

 

[출처:판소리공장 바닥소리 누리집][출처:판소리공장 바닥소리 누리집]

 

일요일에는 '사랑의 노래 & 사랑 이야기'라는 주제로 클래식 공연이 열렸습니다. 속속 객석마다 주인들이 자리잡고 공연을 기다렸습니다.

 

 

대전아트오케스트라는 지난 10여 년동안 대전 시민들이 쉽고 친숙하게 클래식을 접할 수 있는 공연을 펼치고 있고, 일정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는 좋은 일도 하고 계시답니다.

 

 

대전오케스트라의 멋진 선율에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주신 충청오페라단은 충남 당진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네요. 곡명은 알지 못해도 귓가에 친숙한 연주곡들과 맥주 광고로 더 유명해진 뮤지컬 노래까지 다양한 음악을 들으며, 제 문화적 수준이 한층 올라갔답니다.

 

 

 

 

어디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대전의 자랑스러운 예술단체들. 이 좋은 단체들의 공연을 관람하며 알차고 뜻깊게 가을 저녁을 보냈습니다. 자주 찾고 아끼는 건, 우리 대전시민들의 몫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