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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축제ㆍ행사

정림동 수밋들 축제 이종국 작가와 함께하는 한지 만들기

 

가을 햇살이 따스하게 비추던 10월 셋째주 토요일 대전 곳곳에서 행사와 축제가 한창이었는데요. 정림동 수밋들공원도 수밋들 축제로 마을 주민과 여러 지역에서 찾아온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수밋들어울벗의 한지 현수막

 

 

오전에는 지역 자생단체들이 마을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대접했고, 오후에는 마을 활동가들이 주축이 되어 공연과 한지 만들기 등 체험부스가 운영되었는데요. 특이하게도 각 체험 부스를 설명하는 한지로 만든 현수막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닥나무에서 한지까지


 

나무로 종이를 만든다.

 

기본적인 것은 학교에서 배워서 알고는 있지만 도대체 나무가 어떻게 종이로 변한다는 건지. 공장에서 어떤 처리를 하는거겠지라고 막연하게만 생각해오고 있었는데요. 수밋들어울벗 공동체에서 한지 작가를 초청해 한지가 만들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준비했다고요.

 


사진 : 한지로부터 (http://www.hanjirobuto.com/)


 

초청된 이종국 한지 작가는 자연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닥나무를 키워 종이를 뜨고 그림을 그릴 뿐만 아니라 생활 속 제품들의 쓰임을 연구, 개발하고 현대적 시각으로 디자인 한 상품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가이기도 하다고요. 

 

이번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수밋들어울벗 김화진 대표와 회원들은 아이들과 함께 작가가 운영하는 마불갤러리로 2박3일 교육과 한옥 체험을 다녀왔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작가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지 않고 한지를 만드는 공정마다 참여자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체험을 진행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한지작가 이종국 선생님과 함께하는 종이에 스미다'

1. 닥나무 껍질 벗기기



 

한지를 만들기 위해 먼저 삶은 닥나무가지의 껍질을 벗기고(피닥) 하얗게 속살이 드러나도록 겉껍질까지 벗겨(백닥)냅니다.

 


2. 닥나무 껍질 두드리기

 



 

벗겨낸 백닥을 잿물에 8시간 정도 삶은 후 방망이로 곱게 풀어질 정도까지 두드려 줍니다.

 


3. 닥껍질 풀기·닥풀 만들기


 



 

두드린 닥껍질을 물에 잘 풀고 끈끈한 점액이 나오는 나무에서 추출한 닥풀을 첨가해 잘 섞어줍니다.


 

4. 한지 뜨기

 



 

나비 모양의 체로 두세번 고루고루 평평하게 되도록 떠냅니다.


5. 한지 물빼기·말리기




 

마른 행주로 꾹꾹 눌러 물기를 뺀 후 잘 말려 줍니다. (빠른 체험을 돕기 위해 다리미까지 동원되었네요~^^)

 


6. 나비 한지 꾸미기

 



 

닥나무 껍질을 잘 묶어 나비 몸통을 만들고 밥알을 으깨 풀칠을 합니다. 자연에서 나온 재료로 모든 과정이 이루어졌네요.

 



 

순식간에 한지의 고급스럽고 멋진 작품이 탄생했습니다. 꼬맹이는 토요일 친구와의 약속 때문에 투덜거리면서 따라왔는데요. 한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여기 오길 잘했어요."라고 고백합니다. 다른 때 같았으면 마음대로 하라고 했겠지만 요런 알찬 체험은 쉬 볼 수 없기에 강제로 데리고 왔거든요.^^

 


이종국 작가와 함께 만드는 닥나무 목걸이 체험


 

이종국 작가는 벗겨낸 닥나무 가지와 자투리 껍질을 이용해 털이개와 목걸이 만드는 방법도 가르쳐 줍니다. 이는 매끄럽게 벗겨진 닥나무 가지를 그저 칼싸움용으로 챙겼는데 작가님의 손을 거치니 작품으로 변신합니다.

 


수밋들어울벗의 닥나무 떡과 차 한잔


 

혹시 닥나무 잎으로 만든 떡 드셔보셨어요?

 

쑥이나 모시떡까지는 먹어봤는데 닥나무 잎으로 만든 떡은 저도 처음이었답니다. 특별한 맛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마구 건강해지는 느낌이랄까요?

 

차와 함께 닥나무 떡 간식까지 찾아오는 손님들을 친절히 대접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정림종합사회복지관의 나눔카페


 

2014년 가을걷이 전통마당에 참석해 콩 타작부터 두부를 만드는 전 과정을 체험하면서 수밋들어울벗 공동체에 반했었는데요. 올해도 준비부터 행사를 치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참 멋진 활동가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밋들어울벗이 이렇게 활동을 왕성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이날 바리스타를 자청한 구장완 정림종합사회복지관장이 복지관 1층에 공간을 마련해주고 지지해준 덕분이었다고 하는데요.


대전 마을공동체들의 최대 관심사가 공간이란 것을 감안할 때 정림동 주민협의체의 이런 모습이 바로 좋은마을의 우수 선진지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벌써 대전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정림동 수밋들어울벗을 찾아오고 있다구요. 런 마을 공동체들이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 대전 시민으로서 참 뿌듯해집니다.^^

 


수밋들어울벗 블로그 https://goo.gl/QbG00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