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칠석날 대전시의 유일한 나무 천연기념물인 괴곡동 느티나무 아래에서 느티나무 목신제가 열렸습니다. 마을 주민들과 방문객들이 모여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비는 행사인데요. 오래 전부터 매년 칠월칠석날에 목신제를 지내왔기 때문에 언제부터 시작되었다고 딱 잘라 말하기는 힘들지요.
괴독동 느티나무는 수령이 무려 700년에 달하는데요.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7월 17일에 천연기념물 제545호로 지정된 보호수입니다.
괴곡동 느티나무의 높이는 16m, 가슴 높이의 나무 둘레가 9.2m라고 합니다. 또 전체적인 나무의 형세가 안정되게 부채처럼 펼쳐져있어서 나무가 차지하는 면적이 무려 390 평방미터라고 합니다. 면적을 미터법으로 통일한게 한참 되었는데도 아직도 평방미터로 표기하면 어느 정도인지 머리속에 잘 그려지지가 않아요. 그래서 예전 사용하던 단위로 계산하니, 나무가 차지하는 공간이 무려 118 평에 이른다고 합니다! 단 한 그루인데 말이죠!
괴곡동 느티나무 목신제
이 나무가 오래 전부터 이 마을을 대표하고 있었다는 것은 동네 이름에도 나와 있습니다. 괴곡동의 괴(槐)는 조선 시대에 느티나무를 나타내는 한자로 썼답니다. 그러니 괴곡동의 옛 이름은 '느티나무골' 정도 되겠네요! 그런데 예전에는 그보다는 마을 지형이 고리와 비슷하다고 '고릿골'이라고도 불렀다고 합니다.
괴곡동 느티나무 목신제 길놀이
괴곡동은 법정동으로, 행정동으로는 가수원동에 포함된다고 합니다. 행정동은 무엇이고, 법정동은 무엇인지 이참에 알아봐야겠네요.
행정동: 행정 운영의 편의를 위해 설정한 행정 구역으로 도시의 확장이나 주민 수 증감에 따라 설치되거나 폐지된다.
법정동: 법으로 정한 동으로 정부 기관의 겅부나 재산권등 권리행사에서 법률행위로 사용되는 동명이다.
예를 들어 부동산 계약서에 소재지는 법정동을 사용하고, 민원업무 등 처리는 행정동 주민센터에서 한다.
괴곡동 700년 수령의 느티나무-천연기념물 제545호
식전 공연과 괴곡동 풍물단의 길놀이가 흥을 돋운 후에 목신제가 시작되었습니다.
느티나무는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오래 사는 나무라고 합니다. 250년은 되어야 청년나무라고 한다는데, 괴곡동 느티나무는 나이가 700년에 이르는 장년 나무입니다. 말이 700년이지 이 나무가 아가나무로 자라기 시작했을 때가 고려시대 말 쯤 되었을테니 고려왕조가 막을 내리고 조선이 되고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의 난세도 묵묵히 바라보며 마을을 지켰던 나무겠네요. 마을 사람들의 구심점이 되는 신목(神木)이라고 할 만합니다.
유교식으로 집에서 조상님의 제사를 지낼 때에는 과일의 위 아래를 쳐내고 북어도 포로 상에 올리는데요. 기우제, 산신제, 고사 등의 제사에서는 과일이나 북어나 그대로 통으로 올린답니다. 마을운영위원회 윤호 위원장을 비롯한 제관들이 옥빛 두루마기를 입고 관을 쓰고 젯상 앞에서 절을 올리고 있습니다.
목신제는 강신, 초헌, 고축, 아헌, 종헌, 음복 순으로 진행되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것을 찾아보니 다음과 같습니다.
초헌: 첫 잔/고축: 천지신명에게 고하여 비는 것/ 아헌: 두 번째 잔을 올리고 네 번 절함/종헌: 세 번째 잔을 올림
마을행사는 항상 먹을 것이 풍성하여 더욱 즐겁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이런 날엔 집에서 각자 해먹을 필요가 없지요! 함께 모여 먹고 마시며 즐길 수 있으니까요. 외부에서 온 방문객도 또한 함께 즐길 수 있답니다.
현재 괴곡동에는 91세대 213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신기하게도 괴곡동의 남녀 주민의 수가 딱 반반으로 구성되어 있네요. 부녀회에서 총 출동하여 음식을 장만하였는데, 카메라 옆에 끼고 비빔밥과 냉국과 함께 맛있게 먹었습니다. 어느 곳이고 행사가 있거나 재해 입은 곳을 도울 때 부녀회 없이는 일이 되질 않지요!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항상 느끼는 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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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축제 구경가면 흥겹고 맛있고 참 재미있습니다. 대보름, 단오, 칠석 등의 날에 곳곳에서 열리는 마을 축제 구경가보세요. 사람사는 재미를 한 껏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