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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상/시사ㆍ사회

행방묘연 대덕구 읍내동장승 25년만에 찾은 이광섭 씨 사연

읍내동장승

 ▲ 25년만에 찾은 '읍내동장승'을 장비를 동원하여 들어본 장면


대전은 돌장승의 도시, 읍내동장승을 25년 만에 찾은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대전시소셜미디어기자단이자 대덕구블로그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광섭입니다. 제가 그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읍내동 장승을 최근 회덕동주민센터 화단에서 25년만에 다시 찾기까지의 사연을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돌장승에 대해 좀 알아볼까요?

대전은 돌장승의 도시입니다. 이는 타지역에 비해 유독 대전에 돌장승이 많기 때문입니다. 장승은 보통 마을 입구에 세워 마을의 수호신으로서 역할을 했는데요. 정월 열나흗날 장승제를 지내는데 이를 통해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했습니다.

장승은 나무장승과 돌장승으로 그 재질에 따라 분류할 수 있습니다. 충남 청양이 나무장승문화권이라면, 대전은 돌장승문화권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대전에 그 만큼 다양한 형태의 많은 돌장승이 전승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돌장승은 그 형태에 따라 인면형장승과 선돌형장승으로 크게 구분합니다. 인면형장승으로 대표적인 곳은 대전시 민속문화재 제1호로 지정된 법동석장승입니다. 이외에도 읍내동뒷골장승, 용운동용방이장승, 비룡동줄골장승 등이 얼굴이 있는 인면형장승에 속합니다. 이 외에 대동장승과 소제동장승 그리고 괴곡동장승은 선돌형장승으로 천하대장군 등 명문이 있거나, 명문이 없는 경우의 장승도 있습니다.

읍내동장승, 왜 화단에 누워 있었던 것일까?

제가 찾은 읍내동장승은 대덕문화원에서 1997년 12월에 발간한 대덕문화총서2(글,사진 : 강성복) 『대덕의 문화유산』 이란 책자 122쪽에 수록된 장승인데요. 지난 3월 13일 현 회덕동주민센터 화단에서 눕혀져 있는 상태로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책자에 따르면 “2기의 선돌이 마주보고 있는데 몇 년 전 토목공사를 하면서 훼손되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바로 이 장승이 어떻게 현재의 회덕동주민센터 화단으로 이동하여 눕혀진 상태로 오랜 시간 아무도 모르는 상태에서 방치된 듯 있었는지는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습니다.


▲ 현재 회덕동 주민센터 화단에 있는 '읍내동장승'모습 


 ▲ 현재 회덕동 주민센터 화단  '읍내동장승' 모습


약 25여 전 토목공사로 훼손되었다는 읍내동장승이 눕혀진 상태로 회덕동주민센터 화단에서 확인 된 이상 지역문화유산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 대덕문화원, (사)대전문화유산울림, 회덕동주민센터가 공동으로 지난 21일 회덕동주민센터 내 화단앞에서 눕혀진 읍내동장승을 다시 현재의 자리에서라도 최소한 다시 세우는 일을 함께 했습니다.

'읍내동장승 다시 세우기' 행사는 지역문화유산의 보존과 관리에 있어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 주민센터 화단에 있는 '읍내동장승'을 장비를 동원하여 들어보려고 하는 장면


 ▲ '읍내동장승'을 들어보고 책자와 비교하는 장면


읍내동장승을 찾은 것은 지난 세월 지역문화재의 소중함에 눈 떴기 때문

저는 건축과를 졸업 건축 업무에 종사하다보니 평상시 우리 문화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문화유적의 세부명칭(200010, 문경출판사)’출판을 했습니다.

그 뒤로 지속적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 대전 내 문화유산을 답사하고 기록했는데요. 2011년 5월부터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며 대전 문화유산 이야기를 공유했습니다.

대전시에서 태어나 누구보다 대전을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우리문화재를 잘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2년 동안 우리 부부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에 문화재를 찾아서 다녔습니다.

처음에는 위치도 몰라서 책과 인터넷, 그리고 지인들에게 물어 보면서 답사를 했습니다. 어느 곳은 바로 옆에 있는데도 몰라서 그 곳을 수차례 다닌 적도 있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시내에 잇는 문화재를 찾아다녔습니다. 겨울이 되면 나무에 잎이 없어서 산성을 촬영하기에 좋아서 다녔지요. 그러다보니 도둑으로 오인도 받기도하여 전화번호, 신분증, 차량을 보여드리고 촬영을 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대전문화유산울림 안여종 대표님과 인연이 되어 바위구멍(성혈)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기록한 것을 대전문화유산 답사기-성혈편(201311, 대양문화사)’이란 제목으로 2번 째 책을 출판했습니다.

작년에 대전문화유산 답사기 - 장승과 선돌편을 출판하려고 했지만, 성혈(구멍)을 실측해 도면화 작업을 하다 보니 일 년이란 시간을 보내게 되어 출판을 하지 못했습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대전문화유산 답사기 - 장승과 선돌편대전시내 성혈보고서’ 2 권을 출판하려고 합니다.

정월대보름 세시풍속 읍내동장승제가 열리기를

대전 내 정월대보름 세시풍속인 장승제에 관심을 갖고 기록하다가 올해 초 대덕구 관내에서 진행된 정월대보름 축제 현장을 기록하기 위해서 거의 찾아 다녔습니다.

그동안 약 20여년 넘게 ‘읍내동장승’은 책속에만 있는 추억의 장승이 될 뻔 했습니다. 저 역시 사라져가는 우리문화재 찾고자 많은 시간과 노력한 대가로 ‘읍내동장승’ 1기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욕심이 생기네요. 반대편에 있던 장승을 찾고 싶습니다.

앞으로 이 지역 어르신들을 찾아다니면서 예전의 위치와 구전을 기록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대전광역시에 장승제 하나가 추가되어 ‘정월대보름 세시풍속인 읍내동장승제’를 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재발견하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리며, 방송이나 신문기자님들의 도움으로 맞은편에 있던 장승을 꼭 찾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