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사박물관 어린이체험전 <똥 나와라 똥똥>
1월이면 한겨울인데, 강추위가 몰아치지 않는 포근한 겨울날의 연속입니다.
신나게 눈썰매를 탈 수 있도록 얼음이 꽁꽁 얼었으면 좋겠지만 날씨를 마음대로 할 수 있나요?
이렇게 포근한 겨울날, 아이들 손잡고 같이 둘러볼 만한 체험전을 소개합니다.
저희처럼 늦은 일요일 오후를 이 곳에서 보내는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많았습니다.
짜잔~!
이 곳은 바로 대전역사박물관!
대전시의 역사와 문화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대전시립박물관입니다.
한밭도서관과 이웃했던 '향토사료관' 시절에 비견될 만큼, 2012년 10월에 멋진 위용을 갖추고 '대전시립박물관'으로 개관하였습니다.
지금 이 곳에서는 첫 어린이 체험전시인 <똥 나와라 똥똥>展이 열리고 있답니다.
'똥'이라는 낱말만큼 우리 아이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것이 또 있을까요?
이번 전시는 똥이 우리에게서 태어나 다시 우리에게 돌아올 때까지 '똥의 순환'이라는 가치관을 담아 똥의 소중함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마련된 전시랍니다.
2014년 서울에 위치한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던 전시로, 대전 지역 어린이들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주고자 대전역사박물관에서 다시 한 번 열게 되었다 하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수원의 화장실 박물관 '해우재'에 다녀온 저희 아들은 이 곳이 더 재밌다네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지하 1층에 들어서면 귀여운 똥 캐릭터들이 말풍선 속에서 반갑게 맞아줍니다.
전시장소인 대전역사박물관 A동 1층 로비에서 알차고 흥미진진하게 꾸며진 '똥똥마을'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그럼 똥똥마을로 들어가 볼까요? 이 작은 문은 어린이용 작은 미끄럼틀입니다~
똥똥마을은 모두 6개의 구역으로 나뉩니다.
1. 똥이 어디로 갔을까?
'꾸륵꾸륵 내 몸은 똥공장', 우리가 먹은 음식물이 몸 속에서 어떻게 똥이 되어 갈까요?
똥 나라로 여행을 떠나봅시다! 자, 출발~
2. 똥똥 무슨 똥
'내 똥꼬는 힘이 좋아!'라는 제목에 우선 멈추고, 국악 장단이 어우러진 귀여운 영상에 웃을 수 밖에 없답니다.
똥 나라로 여행을 시작하면서 우리 몸의 다양한 똥과 만나게 됩니다.
똥을 만져보고 나의 똥 건강과 생활습관을 확인해 볼 수 있는데요.
아~ 선뜻 만질 수 없이 실감나는 똥모형이 변기마다 들어있답니다.
'으응~~가! 뿌지직! 뽕뽕뽕'
황금똥을 눌 수 있는 '나와라 똥똥 뿡뿡 체조'를 따라해 보세요.
화장실 가는 것이 두렵지 않아요!
3. 이 똥 저 똥 신기한 똥
달팽이는 먹이에 따라 똥 색깔이 알록달록 달라진답니다.
육식동물인 사자, 잡식동물인 너구리 그리고 초식동물인 기린 똥은 각기 어떤 모습일까요?
4. 똥이 사는 집
어린이 그림책 '똥 똥 귀한 똥'의 한 장면이 뒷간으로 등장했습니다.
'뒷간'은 '뒤를 보는 집'이라는 뜻이랍니다.
헌데 보이시나요?
뒷간을 들여다보고 있는 묘령의 아가씨....!!
장난삼아 뒷간에 들어간 오빠가 걱정되었는지 여동생이 울면서 나오라고 성화네요.
제주도 화장실 '통시'를 재연한 공간입니다.
아이들이 스크린 위에 올라앉아 있으면 똥돼지들이 똥 먹으러 모입니다.
앗, 이것들은 어디에 쓰는 물건일까요?
전 상당히 낯선데...^^
요강 옆에 하품하는 강아지처럼 생긴 것은 새끼 호랑이를 닮았다하여 '호자'라고 하는데, 삼국시대부터 쓰여온 남성용 소변기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가까이서 보면 마치 얼굴처럼 용변보는 입구를 입으로 삼아 눈, 코를 깜직하게 꾸며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해학이 넘치십니다.
저희집 막내가 보자마자 하는 말, "똥꼬에서 피 났을 거 같아요."
동감입니다.
5. 돌고 도는 우리 똥
도시에 사는 우리들에게 똥은 변기에 버려지는 '배설물'이지만, 옛날부터 농작물이 잘 자라게 하는 고마운 '거름'이었습니다.
사과씨를 품은 금똥이가 온갖 여정을 이겨내고 멋진 사과나무로 자라나는 영상도 볼 수 있고 똥 지게도 직접 져 보고, 똥 나르는 게임도 해 볼 수 있습니다.
역시 어린이들은 게임에 열중합니다.
물론, 질서있게 줄 서서 기다릴 줄 아는 민주시민들입니다.
사람과 가축의 똥, 오줌은 거름으로만 사용한 것 아니랍니다.
코끼리 똥으로 종이를 만들기도 하고, 사향고향이와 다람쥐 똥으로 커피를 만들기도 한다지요.
참, 착한 똥입니다.
6. 똥 속 숨은 이야기
똥이 들어간 속담들입니다.
'자기 허물을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뜻하는 속담은 무엇일까요?
(정답 : '제 똥 ** 줄 모른다)
똥이 들어간 전국의 지명들이 소개되어 있고 똥을 주제로 한 그림책 코너가 있어 편히 앉아 독서삼매경에 빠져도 좋겠습니다.
관람을 다 마치고도 꼭 챙겨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요 '어린이 체험지'!
똥똥마을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고 재밌게 되짚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전혀 몰랐던 이야기도 들어있답니다.
똥 분(糞) = 쌀 미(米) + 다를 이(異)
똥이란 쌀의 다른 모습이라는 뜻.
밥은 곧 똥이며, 똥이 곧 밥이라는 의미라 하니, 오늘 먹는 밥이 새로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