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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전시ㆍ강연

이철수 신작 판화전, 대전예술가의집에 부는 봄꽃 바람


 

이철수 신작 판화전

새해를 맞아 의미있고 굵직한 전시가 대전예술가의 집에서 14일까지 열립니다.

민중 미술 목판화가로 시작한 이철수 작가인데요.

처음엔 1980년대 민주화 운동 현장에서 사용하는 목판화를 제작하면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런 작품을 민중미술 계열이라고 하는데요.

지금은 그런 작품보다는 간결한 판화에 철학이 담긴 짧은 문구를 함께 새긴 목판화 작품으로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많은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철수 신작 판화전이철수 신작 판화전 '네가 그 봄꽃 소식 해라'

 

이철수 신작 판화전 '네가 그 봄꽃 소식 해라'이철수 신작 판화전 '네가 그 봄꽃 소식 해라'

 

이철수 신작 판화전 '네가 그 봄꽃 소식 해라'이철수 신작 판화전 '네가 그 봄꽃 소식 해라'

 

작가와의 대화 시간작가와의 대화 시간

 

대전예술가의 집에서 지난 5일에 개막을 하고, 6일에는 작가와의 대화 시간도 가졌습니다.

한 작가의 작품전인데 대전예술가의집 3층의 4개 전시관에서 할 정도로 비중이 큰 작가입니다.

전시 작품의 수도 200점일만큼 대규모  전시입니다.

이철수 작가의 판화 작품이 많이 보이고요.

'이철수의 나뭇잎 편지'라는 이메일과  페이스북의 코너로 대중과 만나는데,

화면을 통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요. 의미를 담은 짧은 글에 잔잔하게 빠져들곤 합니다. 

 

작가와 대화 시간작가와 대화 시간

 

'작가와의 대화' 시간에 마치 도를 닦은 듯한 편안한 분위기의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으니, 

왜 그 자리에 그렇게 많은 분들이 참여하였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대전에 사는 분들 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에서도 작가를 만나기 위해서 직접 오신 분이 적지 않았는데요.

조용하지만 강하게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부드러운 문화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철수 작가 약력이철수 작가 약력

 

아트샵 코너아트샵 코너

 

이철수 신작 판화전 전시 문구이철수 신작 판화전 전시 문구

 

거참 이상합니다. 짧지만 마음으로 조용히 들어와 단단하게 자리잡는 느낌이 드는 문구입니다. 

'네가 그 봄꽃 소식 해라'라니….

이제 겨우 소한이 지나고 입춘까지 한달 남았는데, 새로운 해를 맞아 새 달력을 펼쳐서 그런지 

아직은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어느 덧 봄을 향하는 기분이 듭니다.

저만 그런 건 아니죠?

'네가 그 봄꽃 소식 해라'라는 열 자도 안되는 짧은 문장처럼,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서로가 따스한 봄꽃 소식이 된다면,

사회가 얼마나 따뜻하고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 생각하였습니다.  

 

이철수 판화이철수 판화

 

 

커진 살림 줄이지 못하고, 높아진 눈 낮추지 못하는 법일까요?

가끔씩 본인의 집을 가득 채우며 버리지 못하고 

끼고 살고 있는 많은 물건을 보면서 

법정 스님의 '무소유'가 생각납니다.


이철수 판화이철수 판화

 

이철수 판화이철수 판화

 

날이 뜨거워 물이 말라가는 못에서 꼬리 흔들며 놀고 있는 올챙이들….

생명이 줄어가고 있는 줄 모르고….

마치 현재 우리나라 상황 같습니다.

신문에서 보았는데요.

중국의 기술 약진 속도가 급가속되면서 위협받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상황이 느껴질텐데도 

별다른 대처가 보이지 않는다고요.

 

이철수 판화이철수 판화

 

이철수 판화이철수 판화

 

 이번 전시의 주제인 '네가 그 봄꽃 소식 해라' 작품입니다.

 

"봄바람 만년을 이어 불고, 봄마다 꽃이 피는데...

사람의 봄소식 이렇게 귀하다.

-네가 그 봄꽃 소식 해라!"


지금 우리나라가 여러가지로 힘든 상황에 처했는데 봄이 오면 따뜻한 바람이 봄꽃 소식을 가져오겠죠?

 

이철수 판화이철수 판화

 

이철수 판화 전시이철수 판화 전시

 

 

좋은 열매, 나쁜 열매를 묻습니다. 

크면 좋고 작으면 나쁜가?

쓰면 나쁘고 달면 좋은가?

사실...좋아 보이는 열매는 상품이 되어 사라지고  보기에 좋지 않은 열매는 씨앗을 품고 

그 다음 생을 이어갈 수도 있겠지요.

곧게 자란 나무는 기둥으로 잘려나가고, 구부러진 나무가 마을을 지킨다는데, 

그렇다고 모두 구부러진 나무가 될 순 없는 일이고, 

각자 생긴대로 세상에서 할일이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입니다. 

상생과 상극의 씨는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이철수 판화 전시 이철수 판화 전시이철수 판화 전시이철수 판화 전시 이철수 판화 전시

 

작가는 말합니다.

"생명의 근본도 흔들어놓는 세상입니다. 

질적 변화를 실감하는 시대를 사는게 분명한데, 

어지럽습니다.

어리둥절한 채 변화의 회오리 가운데 서 있습니다. 

변화가 우리 손에 있지 않기 때문이지요. 

이래저래 소외되는 걸 겁니다.

마음개벽을 시대의 화두로 삼아 

연작판화를 새겼습니다.

대종경의 지혜는 크고 깊고, 

제가 길어올린 것은 작고 앝습니다. 

지혜의 큰 바다는 따로 만나셔야 합니다." 

 

이철수 작가이철수 작가의 말을 메모하는 청중

 

이철수 작가의 강연을 들으며 메모하는 분들이 한 둘이 아닙니다. 

이 날 작가와의 대화는 오후3-5시까지 있었는데, 90분 정도 강연과 함께 질의응답하는 시간 후에는

작가의 친필 서명을 받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이철수 판화 전시

스마트폰에 이철수 작가의 사인을 받는 모습

 

서명 받으려고 길게 줄은 선 분들이 보이지요? 아트샵에서 구입한 책, 달력 등에 서명을 받는데,

재치있게 스마트폰 화면에 서명을 받는 분도 있습니다.^^

 

이철수 판화

이철수 판화

 

이철수 작가는 서울에서 태어나 현재 충북 제천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농경사회를 바탕으로 성장하였는데, 도시에서 살면서 농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또한 사람이 많은 서울을 떠나려고 갔답니다. 

농사를 짓는 것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힘들어서, 책 읽을 틈도 없이 잠에 빠졌다고 합니다.

판화에 글을 써넣기 시작한 이유도 단순한데, 판화 그림의 내용을 모르겠다는 사람이 많아서 

이해의 방향을 돕는 짧은 글을 넣었다고 합니다. 

서양 미술에서는 글씨가 없는데, 동아시아권의 그림에는 글씨가 당연히 들어가므로 

작품에 글씨를 넣은 것도 새로운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철수 판화이철수 판화

이철수 판화이철수 판화

 

작가라기 보다 세상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판화로 만들고 있는데,

1990년대 이후 작품은 선과 불교적인 간결한 그림에 명상의 문구를 담아

큰 대중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하지요.

 

이철수 판화

이철수 판화

 

이번 전시는 특히 원불교 경전을 담고 있어서 그림보다 글이 조금 더 무거워졌다고 합니다.

 

*대종경-원불교 사상의 근간으로 가장 널리 읽히는 경전. 대종사의 제자들이 묶어낸 법문집으로, 두루 통달한 통경

*정전-원불교 창시자인 소태산 대종사가 직접 쓴 경전으로, 근원을 밝힌 원경. 

 

대전예술가의집 벤치

 

마음을 정화하듯 작품 감상을 하고 나오니 어느 새 짧은 겨울 해가 지났는지 어둑해집니다.

이제 도 닦다가 하산하듯 집으로 갑니다.^^

전시는 1월14일까지 대전예술가의집 3층에서 계속됩니다.

온라인에서 감상하던 이철수 원작 판화를 만나는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