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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전시ㆍ강연

대전갤러리ㅣ 윤광빈 사진전-서시(M갤러리)




윤광빈 사진전- 서시, '죽어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해야지' M갤러리  (대전MBC 1층)

2015.5.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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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MBC 방송총국 1층에 있는 갤러리M에서

볼만한 사진전이 열렸습니다.

늦게 전함을 아쉽게 여기면서, 이런 작가의 이런 작품 전시가 있었다는 것을 정보로 하여

다음 전시에는 놓치지 않고 관람할 수 있으면 좋겠죠. 

 

 

 

 

 

서시 '죽어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해야지'라는 주제로

윤동주 시인의 시에서 빌어온 문구를 주제로 한 전시인데,

전시장에 들어서면서 분위기도 심상치 않았습니다.


일단 전시 주제부터 심오함을 담고 있고,

다른 전시 때보다 유난히 축하 화분과 꽃이 많이 들어왔다는 점,

그리고 온통 시커멓게 보이는 사진 화면들~~!

 

 

 

 

 

흔히 말하는 '40형 LED 스마트 티비'를 보는 것처럼 검고 선명한 화면에

세상에서 할 일을 다하고 '죽어가는' 피사체가

고고하게 앉아 작품이 되어 있었습니다.

 

 

 

 

 

<작가의 변-전시 책자에서>

어느 날 산책길에서 발밑에 떨어져 있는 슬픔을 발견하였습니다.

순간 윤동주 시인의 서시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죽어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 날 이후 수명이 다하여 버림받고 소외된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에게 빛으로 또 다른 생명을 불어 넣고 싶었습니다.

잊혀지기 전에 마음에 붙잡아두고 싶습니다.(중략)

 

 

 

 

다른 작품들의 부제를 갖고 있지 않은데

여기 보이는 세 작품(각각 80cmX120cm)은 왼쪽부터

아버지, 자식, 어머니라는 부제를 갖고 있습니다.


평소에 전시장에서 작가에게 말을 잘 걸지 않는 편인데

궁금하여 참을 수가 없어서 작가분과 자연스런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낡고 오래된 삽은 좀 더 힘이 들어가는 노동의 역사를 담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아버지의 이미지를 떠올렸고,

낡아서 구멍이 날 정도로 이가 나간 호미는 쭈그리고 앉아 밭일을 하던

농촌의 어머니들 회상을 담고 있고,

그리고 가장자리가 닳아 모양이 바뀐 숟가락은

부모님이 잘 자라라고 열심히 먹이고 부양한 자식의 세월이라고 할까요.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서 딱 보고 작가라고 짐작한 분께 말을 걸었는데

역시 그 분이 윤광빈 작가였습니다~!

(눈썰미하고는~^^   자화자찬중~ㅋ)

 

 

 

 

 

일단, 작가님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만든 점에 대해 사과를 하면서~^^;;

그러나 뭔가 베일에 쌓인 신비함으로 남겨 두었다고 생각하기로 하죠~


원래 윤광빈 작가는 취직이 잘되는 기계공학을 전공하였다고 합니다.

공부하면서도 적성과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졸업을 하고 취직을 하여 일을 하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강해져서 결국 직장을 정리하고

사진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답니다.


서울에 있는 영상의 메카 충무로에서 사진 배우는 것부터 시작하여 다시 학교에서 전공을 하였고

주로 가구 계통의 광고 사진을 찍었는데,

업무와 관련하여 대전의 백화점에 입점하는 기업의 작업을 하면서 대전에서 자리잡게 되었다고 합니다.


3년 정도 후에 다시 서울로 가려고 했는데 마침 IMF 경제 위기에 휩쓸리면서

대전에 정착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경제 위기로 대전은 또 한 분의 사진 작가를 갖게 되었으니~!

음이 있으면 반대로 양도 있다는 것은 여기서도 증명이 됩니다~^^

현재는 탄방동에서 스튜디오 <사진발전소>를 운영하면서

중부대학교와 상명대학교에서 강의도 한다고 합니다. 

 

 

 

 

 연탄재의 질감이 생생하게 살아납니다~!

이세상에서 할 일을 마치면 이세상을 떠나 저세상으로 가게 되는데,

그렇다고 사라질까요?

생명이 없는 물질은 아주 잘게 근본으로 돌아가 순환하게 될 것이고,

생명이 있는 것들은 이 세상을 떠난다 할지라도

다른 모습을 하고서 그것을 필요로 하는 다른 세상에서 또 제 역할을 하게 되겠죠.

우리나라 말에 '돌아가신다'라는 의미를 항상 새기며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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