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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행/공원ㆍ마을

대전 가볼만한곳, 동춘당의 겨울 풍경


대전 가볼만한곳, 동춘당의 겨울 풍경





대전이 낳은 역사적 인물을 꼽으라면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학자인 송준길과 송시열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대한 두분이 많은 제자를 길러내고 학문을 연구하던 별당이 대전에 있습니다.

그래서 대전 갈만한 곳을 검색하면 꼭 들어가는 곳이 동춘당(同春堂)과 남간정사(南澗精舍)입니다.


유난히 눈이 많이 왔던 12월에 대전 대덕구 송촌동에 있는 동춘당을 이른 아침에 방문했습니다.




자그마한 연못 위로 아치형 다리가 정자와 함께 정원의 운치를 한층 더하여주고 있는데

옛날에는 낚시도 하고 농업 용수로 쓰일 정도의 커다란 연못이 있었다고 합니다.

 

 


정자의 푸른 단청과 높게 솟은 소나무에도 하얀 눈이 폭 쌓여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동춘당 공원의 겨울 모습입니다.




대전시 주요 문화재는 훼손이나 오염을 우려하는 관리 문제를 이유로 대부분 문이 잠겨있는데

보물 제209로 지정된 동춘당을 제가 방문한 날에는 다행스럽게도 활짝 열려 있었습니다.


참고로 이름을 새기는 낙서 등 문화재를 훼손하는 행위는 문화재 관리법에 의해 처벌(3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받게 됩니다.


 


송준길(宋浚吉, 1606~1672)은 조선 중기의 문신 학자로 본관은 은진이고, 호는 동춘당(同春堂)입니다.

이종형제인 송시열과 함께 사계 김장생의 문하에서 공부하여 학문적, 정치적인 성향이 비슷하였고

서로 간 우정이 돈독하였다 합니다.


청년기의 송준길은 관직에 부임하지 않고 송시열과 학문에 몰두하였다가 효종 8년 정치에 참여합니다.

호조참판, 대사헌, 이조참판을 거쳐 효종 10년에 병조판서가 되면서 효종과 함께 북벌 계획을 준비하다

효종의 사망 후 북벌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고 이에 관직에서 물러난 송준길은 회덕 동춘당에서 북벌론을 강론하며

후학 양성에 힘쓰다 현종 13년 67세 나이로 동춘당에서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저서로는 동춘당집, 어록해 등이 있습니다.




동춘당 건물은 화려함이나 격식보다는 소박함과 간결함이 느껴지는, 선비란 이렇게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그래서 조선 후기 별당 건축의 한 표본으로 인정되어 국가 지정 문화재 보물 제 209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또 대전을 대표하는 보물이기도 합니다.




동춘당은 '늘 봄과 같다'는 말로 온 만물이 생동하는 봄과 같이 살아 움직이는 집이란 뜻이 담겨 있습니다.

현판 글씨는 우암 송시열의 글씨입니다.


 


 좁은 툇마루에 혹여 저의 산만한 덩치에 부서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앉아 동춘당 공원의 설경을 잠시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동춘당 뒤편에 있는 송준길 고택은 조선시대 양반집의 전형을 보여주는 곳으로

인조 20년(1642) 건립 당시의 모습이 잘 간직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송준길 고택은 대전광역시 유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송준길 고택에는 후손이 살면서 문화재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송용억 가옥(시 민속자료 제2호)은 훼손이나 오염에 대한 우려, 문화재 관리 어려움을 이유로 닫혀 있습니다.

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송용억 가옥에는 허난설헌과 더불어 조선시대 대표적인 여류시인으로 꼽히는 김호연재가 살았습니다.

김호연재는 순탄치 않은 부부생활을 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의 시에는 일반적 남녀 간의 사랑 혹 이별에 대한 것보다

친정과 고향에 대한 정을 표현한 작품이 많았습니다.

또한 여자로 태어나 사회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소망을 보여주는 작품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김호연재의 시는 강인하고 원대한 내용의 시를 보여준다 할 수 있습니다.




夜吟(야음)


달빛 잠기어 온 산이 고요한데

 샘에 비낀 별빛 맑은 밤

 안개바람 댓잎에 스치고

 비 이슬 미화에 엉긴다.

삶이란 석자는 시린 칼인데

 마음은 한 점 등불이어라

서러워라 한 해는 또 저물거늘

 흰머리에 나이만 더하는구나


동춘당 공원에 자리하고 있는 김호연재의 시비에는 야음이라는 시입니다.




동춘당 공원에는 대전의 대표적 보물 동춘당이 있으며 고즈넉한 송준길 고택 등 문화재와 각박한 도시생활에서

작은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쉼표 같은 휴식공간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대전의 대표적 보물 동춘당이 있는 동춘당 공원에서 잠시 쉼표 찍고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