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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행/공원ㆍ마을

대전 가볼만한곳 | 도심에서 과거를 만나다, 무수천하마을

 





대전 가볼만한곳 | 도심에서 과거를 만나다, 무수천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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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전주에는 대규모로 한옥마을이 조성되어 있긴 하지만 많이 상업화되었고,

대전의 구석구석에서 만나는 조선시대는

송촌동처럼 아파트에 둘러싸여 이미지 손상을 입은 경우도 있긴하지만

중구 무수동 무수천하마을처럼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날아간 느낌을 주는 곳도 있습니다.

하늘 아래 근심이 없다는 그 곳으로 새벽에 떠났습니다.

 

 

  

새벽여행이긴 하지만 한 여름이다보니 새벽의 정취는 별다르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오가는 이 아무도 없는 유적지를 찾은 마음은

훨씬 고요하게 과거와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습니다.

 

 

  

무수동 입구의 이 초가 정자는 안동 권가 집성촌인 이 마을에서

 유회당 권이진 선생(1668-1734)의 장자인 권형징이

종가 앞에 건립한 정자라는 것이 구전으로 전한답니다.

그 의미를 알지못하고 지나면서 보면 그냥 초가 정자일 뿐인데,

하나씩 뜯어보면 아는만큼 보인다고 정자가 담고 있는 의미가 많습니다.

오호~그러고보니 이번 대전 시장으로 당선된 권선택 시장도 후손이 되겠군요~^^ 

 


 

 

우선 이 정자는 이름이 많습니다.

동서남북으로 현판이 붙어있는데요,

각 방향에  앉아서 느껴지는 풍광을 그대로 현판에 이름으로 담았습니다.

동쪽에 관가헌, 서쪽에 수월란, 남쪽에 광영정, 북쪽에 인풍루라고 되어 있습니다. 


 

 

 

 

정자는 네무진 마루에 둥근 초가지붕을 이고 있어서 천원지방(天圓地方)을 상상하게 하며

정자 뒤에 있는 배회담이라는 연못은 조선의 연못이 그렇듯 역시 천원지방의 의미를 담은 네모 모양입니다.

또한 정자 아래로 물길이 나도록 지은 것은 

대전 비래동 산으로 올라가면 계곡에 있는 옥류각, 가양동 우암사적공원 내의 남간정사도 그렇습니다.

건물 안에 앉아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에 심난한 마음을 흘려보내면서

맑은 마음을 회복하고 시상을 고르거나 공부에 전념할 수 있을 듯합니다.

 

 

 

 

광영정 뒤에 있는 유회당 종가 건물입니다.

과거에는 좀더 여러 채가 있어서 그 품위를 떨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당시에는 사람들이 왕래하는 길이 지금처럼 바로 집 앞으로 나 있지는 않았겠지요...

 

 

 

 

유회당을 지나 올라가다가 체험회관에서 왼쪽으로 돌아 산길로 계속 올라가면

저도 처음 가본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차로 올라갔답니다~^^)

아랫동네의 유회당 종가 근처는 몇 번 온 적이 있지만 산길을 따라 윗쪽으로는 처음 갔거든요.

유회당 권이진 선생이 교육 장소로 쓰기 위하여 숙종 41년(1715)년에 지은 여경암이 있는데

여경암 앞에는 서당 건물인 거업재, 뒤에는 산신당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거업재는 앞면이 6칸이나 되는 비교적 큰 규모입니다.

한동안 공부하러 들어오는 사람들을 받아 기거하게 했었다는데요, 지금은 비워져있습니다.

다시 그런 공간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도 같은데... 

이제는 절에 들어가 방 한 칸 빌려 고시공부하던 시절이 아니라서 그런가 봅니다.

고시 공부가 아니더라도 며칠 조용히 머물면서 여경암의 새벽 예불 소리를 들으면서 산길을 산책하고

마음을 정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곳입니다.

 

 

 

 

  

거업재 윗쪽의 여경암은 불교 암자인데,

당시 서슬 퍼런 조선의 유학을 이끌던 학자들이 나고 자라던 충청도 땅에서 

자녀들을 공부시키는 서당 건물 뒤에 있는 불교 암자라니~~

유교로 예는 갖추었지만 정신을 보듬기 위한 불교가 필요했었는지도...?

아니면 불교 암자가 된 건 후대에 와서일까요? 그건 아닐것 같습니다.

처음 세워지던 1715년에도 여경암, 암자였으니까요.

 

 

 

 

 

여경암의 오른쪽 뒷편에는 다른 절에서도 많이 보는 작고 아담한 산신당이 있습니다.

이 산신당 앞에 앉아 바라보는 풍경은

마치 나 자신이 산신이 되어 인간세상을 굽어보는 것처럼,

첩첩 산중에 들어와 있는 것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이곳은 분명히 대전시 중구입니다~! 

 

 

 

  

산신당의 주련에 '보문산중진보처'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쉬워서 해석하기 좋습니다~^^

보문산 중에 진짜 보배로운 곳이라고요~

 

 

 

여경암 뒷편, 산신당 옆으로는 아담한 돌부처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 앞에는 항상 누군가의 기원이 깃들어 있을 것입니다.

 

 

 

 

 

여경암에서 내려와 유회당 입구 충효문 앞에서 즐거운 새벽국수 타임을 가졌습니다.

새벽국수와 정성달걀, 그리고 함께 어울리는 사람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가 아니라

보고 듣고 느끼고 먹는 이 순간이 행복감을 최고로 하는 순간입니다~^^ 

 

 

 

충효문으로 들어가 활수담이라는 작은 연못위로 만든지 오래되지 않은듯한 좀 어색한 돌다리를 건너면

위에 대감님처럼 앉아있는 유회당 건물이 보입니다.

부모님을 간절히 생각하는 효성스런 마음을 늘 품고 싶다는 뜻을 지닌 '유회(有懷)'는

중국 명나라 학자인 전목제의 시에서 따온 말이라고 합니다.

(명발불매 유회이인 明發不寐 有懷二人-부모님이 그리워서 새벽까지 잠들지 못하네)

 

 

 

 

유회당 뒤로 위에 보이는 건물은 유회당 권이진 선생이

아버지의 묘를 지키기 위하여 지은 시묘소인 삼근정사라고 하는데,

아래의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삼근정사도 방향에 따라 다른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이 삼근정사의 마루에서도 저 아래의 세상이 까마득하게 보입니다.

지금도 이런데 삼백년 전 조선시대에는 진짜 첩첩산중이었겠지요?

 

 

 

 

 안의종 대표(대전문화유산울림)께서 이곳에서 어떤 유물이 있었는지

자료책을 펼쳐서 설명하고 보여주고 계십니다. 

 

 

 

삼백 년에 걸쳐 인간은 몇 대를 지나면서 사라졌어도

이 잘생긴 나무는 이자리에서 말없이 굽어보고 있었겠지요.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눈물도 보았을 것이고,

부모님을 그리는 효성스런 마음도 담았을 것이고,

일제 강점기에 이마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보았을 것이고,

6.25전쟁의 포화 속에 기침도 했을 것이고,

그러면서 이런 고택에서 더 이상 사람이 살지 않는 쓸쓸함도 느꼈을 것이고.

 

 

 

 

유회당 선생의 문집이 보관되어 있던 장판각으로

문집을 새긴 판목은 순조 초에 유회당의 증손자인 권상서가 만들었다고 합니다.

 


 

 

  

어느 새 해가 제대로 떠서 그림자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이 새벽 여행은 해가 뜨는 것과 함께 마감할 시간이 되어갑니다.

대전 무수동 무수천하마을~!

대전의 가볼만한 곳으로 백번 천번 권해도 충분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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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대전광역시 중구 운남로 85번길 7 무수천하마을

문의 : 042-285-5557

홈페이지 : http://musu.go2vi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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