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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맛집/유성구맛집

[공간을놀다 #12] 하울 앳 더 문Howl at the moon, 대전 궁동의 밤






하울 앳 더문, Howl at the moon 대전궁동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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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락 스피릿이다. 늦은 밤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나는 카페 쉼 연정 누나의 부름을 받고 쫄래쫄래 궁동으로 향했다. 여러 번 듣기만 했던 하울 앳 더 문, 꼭 가보고 싶었던 하울 앳 더 문, 죽치고 세 시간은 앉아 버드와이저를 마셔도 기분 좋을 듯한 하울 앳 더 문에 드디어 입성했다. 하울엔 예상 외로 앳되어 보이는 사장님과 연정 누나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뭔가 모르게 설레었다. 좋은 사람, 좋은 노래, 좋은 술. 내가 사랑하는 바 갠지스, 보다도 편안한 분위기. 이곳에 죽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른 저녁을 먹고 카페 쉼에 가서 설탕 듬뿍 넣은 아메리카노를 홀짝이며 책을 읽다 해가 질 즈음이면 하울로 향하는 것이다. 바 테이블에 앉아 선곡을 신청하고 맥주 냉장고에서 버드와이저를 꺼내면 만사 오케이. 아, 내게 또 다른 아지트가 생겨버렸다.







평일 밤열한 시의 궁동은 한산했다. 애초에 대전의 밤이 적막한 것도 있지만 충대가 시험기간이라 조용한 감도 없지 않았다. 집에서 택시를 타니 궁동까지 기본요금밖에 나오지 않았다. 흥겨운 발걸음으로 하울 앳 더 문의 문을 열어젖혔다. 마침 Kings of Convenience의 I'd rather dance with you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연정 누나와 하울 사장님은 우주 히피라는 밴드에 대해 신 나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서 말야, 그 꼬맹이가 그러는 거야, 한국인 삼촌! 우리 아빠 후배라니까요.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요? 바로 네이버에 쳐봤지 ,그런데 정말 우주 히피 멤버인거야! 연정 씨, 우주 히피 우리 하울에 섭외하려고 해요. 우와 정말? 그리고 나는 지금 우주 히피의 신보 On your side를 들으며 글을 쓰고 있다. 지금에서야 나도 외친다, 우와 정말? 우주 히피 공연 보면서 버드와이저 마시러 하울 가야겠다.









엊그제 군 생활을 추억하는 동영상을 하나 만들었다. 6분 30초짜리 영상인데, 내가 만들어 놓고 너무 좋아서 삼십 번은 더 봤더란다. 그렇게 전역의 여운에 휩싸여 있는 찰나 오늘 플로 씨에게 선물이 왔다. 아직 그녀가 여름에 선물 한 열 권을 채 읽지도 못했거늘. 그녀가 책임 편집한 파울로 코엘료의 Life와 다카하시 아유무의 친필 사인이 있는 Adventure Life, KEANE의 앨범과 열다섯 권의 책들 그리고 선명한 시애틀이 담긴 엽서가 온 것이다. 너무 설레고 감사했다. 올해는 정말 좋은 사람들을 잔뜩 만나는 한 해인 거 같다. 올해 찍은 사진 8천 장을 살짝 훑어 본다. 새로운 '소중한' 인연만 해도 수두룩하다. 뭐니뭐니해도 구보 씨, 카페 쉼의 연정 누나, 플로 씨, 준태 형과 은영 누나, 자판기 커피숍의 정훈이 형, 대전시 블로그 기자단 광호 형과 인정 누나, 달가게 사람들 그리고 가현이. 얼굴을 마주한 사람만 해도 이렇게 많은데, 글로 스치운 인연까지 더 하면 몇 명이나 될까. 이렇게 새로운 인연들과 함께 한 장소의 중심엔 언제나 카페 쉼이 있었다. 쉼에서 함께 마셨던 커피들, 이젠 그들을 하울로 끌고 가야겠다. 병맥을 부딪치며 커가는 우정(...) 아, 설렌다. 동영상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나와 함께했던 일반인 특집도 영상으로 만들 계획이다. 영상에 나올 모든 분, 나와 하울 갈 각오 하시라.









앞서 밝혔듯 난 하울 앳 더 문에 정말 가고 싶었고, 내가 억지로 발걸음을 하지 않아도 언젠가 그 순간이 올 거라고 생각했다. 하울의 트위터를 팔로우하고 가끔 타임라인을 훔쳐보곤 했는데, 아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아 대전 사운드 페스티벌. 이 사장님 뭔가 아시는 분이다. 무려 하울에서 버스를 전세낼 터이니 예약 바랍니다, 다. 제대로 꽂혔다, 하지만 기회가 닿지 않았다. 그리고 엊그제의 늦은 밤에서야, 즉흥적인 연정 누나 혹은 주호 형의 전화로 나는 하울에 '입성'했다. 앞으로 하울 사장님은 날 자주 볼 것이다. 가만히 앉아서 버드 와이저를 마시거나, 선곡하거나, 지인들을 잔뜩 데리고 오거나, 연정 누나나 구보 씨에게 전화 하거나. 무려, 주호 형의 락 스피릿을 뛰어넘는 하울이다. 자주 오겠다. 라고 끝내려고 했는데, 크리스마스 전전날과 전날에 하울에 공연이 있다. 내가 사랑하는 밴드 이티와 메카니컬 사슴벌레가 출연하니, 관심 있는 분은 필히 참석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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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대전광역시 유성구 궁동 402-3

전화번호 : 070-410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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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 앳 더 문 Howl at the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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