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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공연

2013 소제동x오감, 응답하라 근대문화!, 철도보급창고




2013 소제동x오감, 응답하라 근대문화! '철도보급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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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버스정류장을 지나다가 흥미로운 공연 포스터 한 장이 눈에 들어왔어요. 빛 바랜 추억과 같은 흑백의 포스터 한 장에 담긴 문구는 저의 호기심과 함께 매력적으로 다가왔답니다.

 

"대전역 동광장주차장에는 오래된 나무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등록문화재 168호 철도보급창고입니다. 이곳에서 '근대와 현대를 잇는 플랫폼에서 노래하다'라는 주제로 공연을 열게 되었습니다. 10월 18일 저녁, 철도보급창고가 근대와 현대라는 제약없이 시대를 넘나들어 크로스오버된 장소가 되길 기대합니다."

 

올해 초에 근대건축물에 대한 답사를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지정문화재로 등록된 것들은 보호를 위해 출입을 엄격히 제한해요. 그렇기 때문에 대전역 철도보급창고 또한  그 모습이 궁금해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들어가 볼 수 없었죠. <2013 소제동x오감>은 공연보다도 "대전역 철도보급창고 내부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개인의 사소한 궁금증으로 찾게 되었죠.

 


 

올해 초 답사 때 찍어두었던 대전역 동광장에 위치한 철도보급창고 모습이에요. 현재 그 주변 부지는 대전역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고, 주변에 펜스를 설치해 건물을 보고하고 있어요. 주변에 주차가 되어 있어서 펜스 가까이 가서 건물을 보는 것도 쉽지는 않은 상황이랍니다.

 

이 낡은 건물은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문화재 제168호 '철도청대전지역사무소재무과 보급창고(3호)'하는 이름을 갖고 있어요. 아시는 것처럼 대전역은 일제가 물자수탈을 위해 커지게 되었고, 그 주변에는 많은 보급창고들이 존재했어요. 지금은 계발을 위해 많이 없어졌지만, 목조 건축물의 특징을 갖고 있는 보급창고 3호가 등록문화재가 되어 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요.

 

광복 후인 1956년에 지어졌다고 하지만 일제시대 목조건출물 기술을 이용하여 지은 목조건물이고, 그 원형과 구조 등이 잘 보존되어 있어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해요. 일제의 잔재를 보여주는 건물이지만 다른 보급창고와 다르게 유일한 목조건물이고 창문과 창틀까지 모두 나무로 되어 있어 그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어요.


 

 

 

 

 

목조건물의 특성 때문에 나무가 많이 낡은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화재에 약하기 때문에 수화수도 문 옆에 바로 준비되어 있어요. 대전의 발전과정을 생각해보면 대전에도 은근히 많은 근대건축물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그 대표적인 것인 (구)충남도청,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구.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청지원), 현재 다비치안경원이 들어가 있는 건물 등이 있어요.

 

대전에는 찾아보면 더 많은 근대건축물이 남아 있을 거예요. 위에서 언급한 건물들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은 등록문화재로 등록되었기 때문이고, 그 외 지정되지 못한 건물들은 이미 그 모습을 잃은 것들도 많다고 들었어요. 그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만큼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하기에, <소제동x오감> 공연은 참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차가운 가을공기가 내려앉던 10월18일 금요일 저녁7시. 공연시작10분 전에 대전역 철도보급창고 앞에 도착했어요. 입장을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고, 저도 그 뒤에 따라 입장을 기다렸어요.


 

 

 

 

입장을 기다리던 줄 옆으로는 소제동을 담은 것들이 있었어요. 원도심이라 불리는 소제동의 모습은 과거의 추억을 담은 듯 멈춰버린 시간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시커먼 건물들로 변해버린 현재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향수를 불러 일으켜요. 거기다 직접 주웠다는 소제동의 낙엽까지...

 

 

 

7시가 되자 철도보급창고 안으로 입장할 수 있었고, 150석 정도의 의자가 마련되어 있었어요. 입장할 때는 빈 의자가 많았지만 공연 시작 직후에 많은 분들이 들어오면서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가득 채워졌어요. 저 또한 자리를 잡고 처음 들어와 보는 철도보급창고 모습을 눈에 담기 위해 열심히 고개를 돌렸어요.

 

목조건물이라 그런지 작은틈새로 차가운 가을바람이 들어왔고, 저녁이 깊어 갈수록 그 바람은 더더욱 매섭게 파고 들었답니다. 내년에는 담요라도 한 장 가지고 가야겠어요.


 

 

 

소제동x오감의 공연은 설명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시작 전 미리 공연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있었어요. 먼저 이 공연을 하는 이유와 그 의미를 설명해 주셨고, 우리가 들어와 있는 이 목조건물에 대한 설명도 간단히 해주셨어요. 이런 특별한 행사가 아니면 들어올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들어왔을 때 잘 봐둬야 했어요.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니 천장의 트러스트 구조도 재밌네요.


 

 

번째 팀은 '탬댄스 제내리탭퍼스'였어요. 첫공연이라 조금 어색한 분위기도 있었지만 신나는 탭댄스로 분위기를 확- 올려주셨어요. 그 다음 두번째 팀은 '브라스밴드 바스커션'!!


 

 

 

 


항상 외국 브라스밴드만 봐왔기 때문에 국내의 브라스밴드 바스커션을 알게 되어 즐거웠답니다. 매력적인 금관악기의 힘찬 소리가 저녁의 고요한 대전역 동광장을 쩌렁쩌렁 울렸어요. 거기에 더해진 힘찬 랩까지 두 번째 공연만에 분위기는 벌써 최고조에요.


 

 

 

 

세 번째 공연 팀은 '남달리쿼텟'이었어요. 재즈 풍으로 편곡한 곡가 자작곡을 매력적인 보이스로 불러주셨는데, 가을 밤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분위기였어요. 앞서 공연했던 팀의 음악이 너무 강해서 분위기가 뚝 떨어지는 듯 했지만 가을에 굉장히 잘 어울리는 음악과 매력적인 보이스였기에 반가운 공연이었답니다.


 

 

 

 

마지막 공연은 모던가야그머 정민아씨의 공연이었어요. 현대식 가야금은 예전 12줄 가야금과 다르게 25줄이라고 해요. 줄이 많아서 그런의 음의 표현도 섬세했고, 전통음악이라고 생각했던 가야금이 현대적으로 느껴질 만큼 매력적이었어요. 가야금 소리도 듣고, 정민아씨의 자작곡 노래도 들으며 코러스를 따라 부르는 재밌는 시간이었답니다.

 


 

소제동x오감 공연은 탭댄스 제내리탭퍼스, 브라스밴드 바스커션, 어쿠스틱재즈쿼텟 남달리쿼텟, 모던가야그머 정민아 등 4팀의 공연으로 끝이 났어요. 무료공연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만큼 재밌고 신나는 공연이었고, 무엇보다 근대와 현대를 잇는다는 재밌는 생각에서 시작 된 공연의 의미도 좋았어요. 과거의 것에는 힘이 없기 때문에 그들을 지키기 위해서 무엇보다 관심이 필요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러한 공연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다함께 즐거운 가을 밤, 저 또한 궁금하던 철도보급창고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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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 대전광역시 동구 소제동 철도보급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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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소제동x오감, 응답하라 근대문화! '철도보급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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