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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전시ㆍ강연

추운 겨울 실내데이트, 대전창작센터 "과잉과 잉여"(~2/24까지)

 

 

 

[추운겨울 실내데이트, 대전창작센터 "과잉과 잉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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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은 유난히 추운 날들의 연속이었어요.

그래도 지난 주말에는 기온이 좀 올라 겹겹히 쌓이던 눈도 좀 녹았고, 야외활동을 하기에도 무난했던거 같네요.

그래도 또 한파가 찾아온다고 하니까 단단히 준비해야 할 것 같아요.

 

겨울이라 춥다고 계속 집안에만 있었더니 몸도 마음도 답답한 것 같아요.

더운 여름에는 추운 겨울의 눈이 그립듯이, 추운 겨울을 나름대로 즐겨보는건 어떨까요?

추운 겨울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할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미술관일 것 같아요.

 

 

 

 

제가 다녀온 대전창작센터'대전 중구 은행동 161'에 위치해 있어요.

으능정이네거리에 위치해 있고, 모서리에 위치한 건물이라 쉽게 찾을 수 있어요.

바로 대흥동성당 맞은편이기 때문에 처음 가보시는 분들도 쉽게 찾으실 수 있을꺼에요.

 

중앙로역 2번출구를 나와 도보로 5분 정도면 닿을 수 있고,

인근을 통과하는 버스도 많아 누구든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에요.

다만, 은행동 자체가 복잡한 곳이기 때문에 주차가 힘들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대전창작센터' 혹은 '대전시립미술관 대전창작센터'라고 불리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짧게 '대전창작센터'라고 부르고 있답니다.

  

현재 대전창작센터로 운영되고 있는 이 건물은 농산물의 품질 관리를 위하여 건립된 관공서로서

대전 지역 건축가인 배한구님이 설계했다고 합니다.

20세기 중반 서양의 기능주의 건축에 영향을 받은 한국 근대 건축의 경향을 잘 보여주며,

1999년 '건축문화의 해'에 '대전시 좋은 건축물 40선'으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해요.

1999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청사가 옮겨 간뒤 2008년에 '대전시립미술관 대전창작센터'로 개관하여 활용되고 있다고 해요.

 

  

 

 

대전창작센터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아요.

건물 중앙의 입구를 통해 들어오면 전면에 안내데스크가 보이고, 왼쪽으로 계단이 있어요.

사진에서 보이는 전면의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사면 전시실이 있어요.

 

대전창작센터는 규모가 크지 않고 무료관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가장 부담없이 볼 수 있는 미술관이에요.

그만큼 편안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곳이기도 해요.

 

 

 

 

그리고 계단 반대편, 안내데스크 옆으로는 작은 쉼터도 마련되어 있어요.

전시회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니까 관람 전/후에 전반적인 전시내용을 정리하기에 좋아요.

대전창작센터의 경우 규모가 작기 때문인지 대전시립미술관과는 다르게 도슨트설명 따로 운영되지는 않아요.

배치되어 있는 안내책자를 활용하거나, 전시실 내의 작가에 대한 설명으로 작품을 이해하면 되요.

 

 

 

[과잉의 도시, 잉여의 예술]

  

<인터로컬 2012:과잉과 잉여>는 상호지역성의 관점으로 사회와 예술의 관계를 조망하는 기획전시이다.

이 전시의 '인터로컬(the inter-loacl)'이라는 프레임은 지역의 문제를 상호성의 개념과 연관하여 살펴보는 장이다.

그것이 한 도시의 문제를 그 바깥의 다른 도시의 문제들과 엮어보는 틀이다.

 

이 전시의 틀거리인 인터로컬은 이렇듯 상호지역주의 관점을 가지고 현대 사회의 구조와 상황을 살펴보는 자리이다.

2012년의 인터로컬은 대전을 비롯해 서울, 대구, 부산을 잇는 4대도시의 작가들을 통하여 과잉(過剩, the excessive)과

잉여(剩餘. surplus)의 문제를 살펴보는 전시이다.

모든 분야에 있어 넘쳐나는 생산과 소비 구조를 가지고 있는 현대사회는 그 이면에 결핍과 결여의 문제를 안고 있다.

 

 

 

 

먼저 1전시실의 송성진 작가의 작품들이에요.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표현법으로 즐겁게 보기 시작했던 작품들이에요.

재밌는 표현기법과는 다르게 내용은 조금 무거웠고, 많은걸 생각하게 했어요.

  

송성진 작가는 부산의 근대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과도한 개발의 현실을 담아냈습니다.

그는 부산의 도시 풍경을 건축과 자연, 근대와 동시대의 관점을 다루고,

근대도시 부산의 유산과 더불어 동시대의 과잉개발 현상에 주목합니다.

 

평지가 아니라 산지가 많은 부산에는 경사진 산 위로 빼곡하게 차오른 건출물들로 인해 산복도로를 따라 독특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또한 해운대 등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건축 프로젝트들은 자본의 탐욕을 즉물적으로 보여주는 고층빌딩들의 숲을 만들었기에,

송성진 작가는 이러한 도시풍경 속에서 역설적인 숭고를 끄집어냈다고 합니다.

 

 

 

 

작품들은 혼합매체로 디지털프린트에 특수물감을 이용한 것 같아요.

일정시간을 반복으로 전시실 내의 밝기가 변하는데, 그 변화에 따라 작품도 변한답니다.

밝을 때는 건물 그자체의 색을 볼 수 있어서 꼭 낮과 같은 느낌이 들어요.

 

 

 

 

반대로 전시실 내의 밝기가 변하면 작품은 밤의 모습과 비슷해져요.

지난 '에네르기'전을 생각해보니, 어린 친구들이 이런 변화있는 모습을 굉장히 좋아하더라구요.

대전창작센터는 붐비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해도 부담스럽지 않을 것 같아요.

 

 

 

 

들고 있던 하얀 팜플렛에도 변화가 보이네요.

설치되어 있는 전등 덕분에 재밌는 상황이 연출되네요.

과잉과 잉여라는 이면을 생각하게 하는 또 하나의 매체이지 않을까 싶어요.

 

 

  

 

2전시실은 김홍수, 손영복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요.

먼저 미디어매체를 이용한 김홍수 작가는 대전 인근의 공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로,

애니메이션 작업으로 현대도시의 풍경과 장면들 속에 들어있는 과잉의 문제를 다루고 있어요.

 

정육점에서 고기덩어리를 가공하는 장면이나 고층건물의 움직임 표현하고,

동일한 패턴으로 움직이는 현대인의 일상을 표현하기도 해요.

 

육식이나 무분별한 고층건물들,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현대인들의 모습은 많은 비판거리가 되곤 합니다.

그런 쉽지않은 일들을 표현하고 있는 작품들이에요.

2전시실은 무거운 음악과 함께 작품을 둘러볼 수 있는데, 그래서 더 심각하게 와닿지 않나 싶어요.

 

 

  

 

2전시실의 또 다른 작품은 손영복 작가의 작품이에요.

손영복 작가는 대구 방천시장과 김광석 거리를 중심으로 원도심 활성화와 맥을 같이 하는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예술가입니다.

그는 시장 안에서 작업실과 카페를 마련해 커뮤니티아트 활동을 진행하고 있고,

그의 입체설치 작품들은 벽돌의 형상을 기본으로 하되 그 자체로 하나의 건축물로 보이기도 합니다.

조밀한 공간을 비집고 자라나는 식물들처럼 손영복 작가의 입방체들은 쇄락해가는 근대도시의 풍경을 낭만적인 시각으로 재현합니다.

  

손영복 작가의 작품들은 하나의 소품같기도 하고, 따로인 듯 하지만 함께인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들이에요.

은은하고 부드러운 컬러감으로 거부감이 없고, 벽돌이라는 친숙한 소재는 우리에게 거부감없이 다가오죠.

하지만 그에 담긴 의미는 쉽지 않아요.

 

 

 

 

마지막 3전시실은 디자인얼룩의 팀 전시에요.

디자인얼룩은 서울 홍대앞의 성미산 마을에 살면서 소셜 퍼포먼스 작업을 하는 장종관, 김지혜 부부예술가라고 해요.

디자인얼룩의 작품은 최근에 성미산 인근의 망원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을 재궁성한 영상 설치 작품이에요.

 

망원시장이 위치한 합정역 근처에 홈플러스가 들어설 계획이 알려지면서 입점반대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

그러한 망원시장 사람들의 이야기를 작품에 담았다고 해요.

 

 

 

 

다양한 재료와 영상, 빛, 소리가 어우러진 복합예술의 작품이에요.

좁은 공간이 가득 찰 정도로 정말 커다란 느낌을 담은 작품들이었답니다.

  

대전창작센터를 직접 방문하셔서 눈과 귀로 직접 작품들을 느껴보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전시 관람 전에 잠깐 앉아 전시 팜플렛을 읽어 보는 것도 전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저는 제가 느낀 생각과 팜플렛을 간단히 정리한거에요.

작품들과 팜플렛을 자세히 읽어본다면 어렵지 않게 전시회를 이해할 수 있을꺼라 생각해요.

 

  

 

 

춥다고 집에만 있는 것보다 밖으로 나와 겨울공기를 좀 마셔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번 겨울은 눈이 많이 온 덕분에 길은 미끄럽지만 건조하지 않아 밖의 공기가 꽤 상쾌하답니다.

주말에 기온이 올라 눈이 많이 녹긴 했지만 아직도 곳곳에 빙판길이 많으니 조심해서 다녀야 할 것 같아요.

대전창작센터 <인터로컬 2012:과잉과 잉여> 전시는 2013년 2월 24일(일)까지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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