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에 대한 조예가 깊은 시민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기자는 미술에 대한 조예가 거의 제로에 가깝다. 그도 그럴것이 학교에서 자라고 배워온 미술은 언제나 추상파 화가의 이름과 작품을 외우는데 미술에 대한 지식을 다 썼다고 해도 좋을만큼 그런 교육을 받고 자라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시회를 찾는 것은 언제나 힘이들고 부담 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인생의 큰 그림이 되어 가는 것처럼 그런 작가의 삶을 알아가는 순간에 그 그림에 대한 작가의 느낌을 조금이나마 알아갈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 사람이 있다"는 그런 의미에서 인간에 대한 속 깊은 성찰에 대한 작가들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번 전시회는 크게 명상, 여성, 분단, 일상, 사건, 몸, 정체성등에 대한 각 주제별 이야기들을 대중들이 쉽게 다가갈수 있게 전시를 하고 있다. 특히나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백남준, 김기창,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이응노 작고 작가부터 현존하는 민성래 박노수, 박영균, 강형구, 한애규 작가등 한국 근현대사를 대표하는 100인 작가의 작품을 이런 주제로 만날 수 있기에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 사람이 있다" 는 미술품의 안내를 위한 오디오북이 있습니다. 이 오디오북과 함께 작품을 관람하시면 작가의 시대적 배경과 작품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들을 들을수 있어 미술품을 이해하는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전시회를 돌아보고 나오는 길에 둘러 앉은 사람들의 표정에는 말못할 묘한 풍경들이 보인다. 마냥 신기해 하는 아이들부터 무언가에 골돌히 빠져버린 대학생, 어딘지 낮익은 아버지의 모습을 닮은 중년 노신사의 모습들까지 사람속에 있는 그들이 어떻게 보면 모두 전시회의 작품처럼 그렇게 다가오는 것이다. 과연 여기에 있는 100인의 작가들은 이 작품들로 우리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시대의 아픔을 이야기 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고 차디찬 현실의 가난함과 배고픔 그리고 사랑스러운 여인의 모습을 이야기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 모두 어떠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사람에 대한 깊은 사랑과 동경이 그들의 작품속에 갈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2012년 8월 우리는 이 시대를 이렇게 관통해가고 있다. 그리고 또 다시 전시회의 그림처럼 그렇게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삶에 대한 생각을 돌이켜보고 싶다면 우리는 "여기 사람이 있다"라는 전시회를 꼭 한번 찾아가 봐야 할 것이다.
"여기 사람이 있다" 대전 시립미술관에서 8.26일까지 열린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