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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공연

복수를 꿈꾸며 행복을 추구하는 연극 "지상 최고의 만찬" in 드림아트홀

 

복수를 꿈꾸지만, 행복을 동경하는 연극, <지상 최고의 만찬>

 

 

201051일 창단을 한 대전소재의 신생극단, 나무시어터의 두 번째 작품,

<지상 최고의 만찬>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극단 나무시어터는 창단은 얼마되지 않았지만

15년 이상 공연활동과 사회묺와예술 활동을 해온 활동가 10명이 모여 만든 극단으로

삶과 연극을 같이 나누는 연극공동체를 가꾸어 나가려는 꿈을 갖고 있는 극단입니다.

 

그럼 연극 <지상 최고의 만찬>을 소개해드릴께요. 이 작품의 원작자인 정미진 선생님을 리허설 현장에서 만날 수 있었는데요,

가장 극단적인 상황에서 만나게 되는 인간의 외로움은 어떤 것인지를 쓰고 싶었다고 하시더군요.

우선 이름이 무엇인가 거창해 보이잖아요?

 

하지만 이 작품의 표면은 한 여자의 복수극입니다.

하지만 이 연극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복수가 아니라 각자의 외로움입니다.

작가님께서는 처음 쓸 때에는 복수극을 쓰고 싶어서 복수하는 일에 집중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써 내려가다 보니 복수를 해야 하는 인물도, 복수를 당하는 인물도 불쌍해 지더랍니다.

그래서 처절한 복수의 주제에서 살짝 주제를 틀어 복수자와 피복수자의 갈등을

등장인물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외로움'이라는 주제로 선회한 것 같습니다.

 

 

원래 여자가 한을 품으면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 있죠?

출장요리사 김윤희는 자살한 남편의 복수를 위해 사채업자 양동철을 찾아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하지만 이 양동철은 조폭 사채업자이지만,

가정에서는 따뜻하고 다정한, 가족을 무척 아끼는 사람입니다.

 

 

 양동철은 외국에 조기 유학을 보낸 딸과 아내를 몇 년만에 만나는 기대감으로 들 떠

집에서 식구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출장 요리사를 부르는데,

 

 

연극의 배경은 양동철의 집입니다.

 

 

남편의 복수를 꿈꾸는 김윤희는 양동철에게 음식의 맛을 봐달라며 수면제가 담긴 음식을 먹입니다.

그리고 잠이 들자 줄에 묶어 복수를 위한 행동을 시작합니다.

 

 

깨어난 양동철에게 자신의 남편이 누구인지, 그리고 왜 죽게 되었는지,

그리고 복수를 하겠노라 말하는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양동철을 보며 음식에 독약을 타서 그의 가족들을 죽일 계획을 하게 되죠.

 

 

시종일관 복수라는 무거운 주제가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듯 하지만,

이야기는 점점 복수라는 단순한 주제에서 외로움이라는 복잡한 감정으로 이야기의 무게 중심을 옮겨 놓습니다.

 연극을 보면서 처음에는 사채업자 양동철이 미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양동철의 가족들에게 복수를 옮겨가기 시작하면서 김윤희도 조금씩 미워지기 시작하더군요.

하지만 윤희를 무슨 자격으로 탓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양동철을 탓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더군요.

 

 

 

 

 

양동철이 자신의 가족들이 독약이 섞인 음식을 먹고 죽게 될 것이 두려워 눈을 감자

 

 

 '상상만 해도 아프죠? 무섭죠? 두렵죠? 날 이해할 수 있겠죠?'라는 김윤희의 대사를 들으며

 가족을 잃은 그녀의 아픔을 이제 동철에게도 공감되며

이제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은 동철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게 됩니다.

 

 

모든 것을 잃은 윤희는 이렇게 말을 합니다.

 '조심해서 드세요. 분노와 복수심을 뒤섞은 샐러드에요.

 그런데 두려운거죠. 다 잃기 전에는 착한 사람이었으니까"

 

 

 

 

 

모든 것을 잃었다는 그녀의 절망의 대사는 너무나도 가슴 아팠습니다.

왜냐하면 이 대사가 비단 연극의 윤희에게 뿐 아니라, 오늘의 우리네 삶과 너무나도 똑같기 때문이었습니다.

얼마전 통장의 잔액 3,000원을 남기고 자살한 노부부의 이야기를 보며 사회의 아픔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누가 악인이고, 누가 선인인지를 가려내는 것에 이 연극은 무게를 두지 않습니다.

 다만 이들의 외로움과 아픔에 더 많은 무게 중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차라리 이 둘이 행복해질 수 없을까?'라는 이름모를 소박한 기대를 했습니다.

 "이 두 사람이 행복해 질 수 없을까?" 라는 이 고민은

실상 오늘을 사는 "모두가 행복할 수 없을까?"라는 거대한 기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타들어가는 가뭄과 늘어만 가는 가계부채, 줄어드는 소득과 같은 것들이 이 연극의 원인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 연극은 그 문제의 해결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아니 감히 제시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연극에서 말하고자 했던 그 외로움을 통해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듯 합니다.

 

 

그 답은 바로 '희망'이며 '관심'이 아닐까요? 우리 주위에서 정말 희망도 없이

죽음에 이르는 병과 같은 '절망'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 우리의 관심으로 그들에게

'희망'을 준다면 어떨까 하는 순박한 희망을 품은 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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