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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전시ㆍ강연

[대전여행/미술관] 5인 5색 삶의 향기를 담은, 대전창작센터 '인생이여 고마워요' 전 ~ 05.20.

 

 

  [대전여행/미술관] 5인 5색 삶의 향기를 담은, 대전창작센터 '인생이여 고마워요' 전 ~ 05.20.

대전창작센터! 저는 이곳이 꽤 마음에 들어서 은행동으로 가끔 쇼핑을 하거나 밥을 먹으러 나갈 때 꼭 들러본답니다. 꽤 자주 전시가 바뀌어 진행되고 전시 내용 자체도 재밌는 테마가 많아서 들러볼만 하거든요. 대전창작센터 위치는 중앙로 지하철역에서 나와 성심당 방향으로 쭉 걷다보면 나옵니다.

 

또한 이 건물은 예전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 사용되었던 근대문화유산이랍니다. 그렇지만 외관도 디자인적인 요소가 살짝 가미되고 내부도 전시실과 전시작품들로 채워져서 오래된 건물같이 느껴지지 않아요.

 지금 진행중인 전시는 ;인생이여 고마워요' 전입니다. 사실 이 전시가 2월 말부터 진행되었었고 전 3월 초에 여기에 갔었는데 대전시민들에게 알려주면 좋을 것 같아서 사진으로 담았었거든요. 근데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서야 포스팅을 하게 되어버렸어요.... 벌써 5월이라니!

이번 전시의 컨셉은 다섯 작가의 다섯가지 삶 이야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다섯 작가가 각자의 삶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고 그들 둘러싼 세계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하는지 그들의 작품으로서 우리도 같이 소통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답니다.

(아래의 이야기는 다섯 작가의 다섯 이야기를 팜플렛을 참고해 포스팅에 담았음을 알려드립니다)

성광명 - 경남 하동 악양의 지리산 자락, 그곳에 수줍은 노총각 성광명이 살고 있다. 집 앞마당 가득 쌓인 대나무를 보고 공예가인 걸 금방 봐도 알 수 있고 집에 들어서면 기타며 각종 악기가 즐비한 걸로 봐서이곳이 동네 밴드의 본거지인 것도 알 수 있다. 집에 들어서 차라도 한 잔 나누고 있으면 주문한 소품을 가지로 동네 사람들이 찾아오고길 건너 옆동네 사는 귀촌한 시인이 찾아와 슬그머니 자리를 잡고 멋진 라이더 차림에 콧수염을 기른 아랫동네 시인도 마실을 온다.이웃에 사는 사진작가와 잡지기자도 오고 농부도 곶감을 들고 오면 밤은 깊어가고 이야기는 늘어간다.지리산학교와 동네밴드에서부터 섬진강과 지리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술잔을 기울여 새벽을 맞는다.멀리서 객으로 찾아갔던 나그네는 한밤을 꼬박새고 그곳을 나올때까지 지리산 주민이 된다.지리산 자락 하동 악양 땅에 옻칠 공예가이자, 동네밴드 리더이며, 지리산학교 선생인 전방위 아티스트 성광명이 살고 있는 곳이다.

류준화 - 산등성이 하나를 훌쩍 넘으면 눈이 부시도록 밝은 햇살이 펼쳐지는 산골짜기 경북 봉화 비나리마을에열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산다. 이곳에 문명의 혜택을 덜 누리는 대신 대 자연이 주는 혜택을 충분히 누리며작품활동을 하는 류준화 작가가 있다. 넓은 작업실에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희망에 귀농을 결정한 남편을 따라 10년 전 이곳에 왔다.그 때 결심했던 의지대로 집요하고 치열하게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태어난 사람처럼 작품을 제작하는 일에자신의 삶을 몽땅 불어넣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산골미술관을 운영하며 예술을 매개로 이웃과 훈훈한 정도 나누고 마을에 활기도 불어 넣는 공동체적 삶으로도 또 하나의 자화상을 그려가고 있다. 그녀의 남편은 약속대로 그녀가 그림만 그릴 수 있게혼자 농사일을 한다. 경북 봉화에는 실천적 삶을 살고 있는 아름다운 작가 류준화가 살고 있다.

이진경 - 재기발랄, 단순무식, 직선저깅고 긍정적인 이진경은 강원도 홍천의 작업실을 잠시 떠나 파주 헤이리마을 쌈지농부에서아트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일상적인 소재를 특유의 미감으로 슥슥 그려내고 있는 그녀의 작품은 나도 작가다라고 예술적 자신감을 준다.편안하고 웃음짓게 만드는 단순명료한 그녀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순진무구했던 어린 시절의 습작이 생각나고 향수가 일어난다.게다가 그녀의 스티치가 듬성듬성 보이는 소위 말하는 헐렁한 똥싼바지에 파랑색 반팔 남방 그안에 꽃무늬 티셔츠를 입고아무렇게나 헝클어져 있는 머리에는 색동핀을 꼽고 있으니 우리로 하여금 한번쯤 손을 흔들며 아는 체하고 싶어지게 한다.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녀의 행색은 움직이는 작품이 되고 작품은 신체와 하나가 된다. 이진경이 움직이는 일상반경은 바로 예술현장이 되는 타고난 예술가이다.

박석신 - 공중파 방송의 화첩기행 리포터로 우리에게 친숙한 박석신은 늘 하늘을 바라본다. 하늘에 무언가 두고 온 것처럼. 그리고 화첩에는 그곳에 두고 온 것이 생각날 때마다 빠르게 그림을 그려 간다. 영화에서 보았던 오원 장승업이 취기가 올라 감흥에 겨워 그리는 속도만큼 빠르게 일필휘지로 그림을 그린다. 그 순간 내공이 엿보이는데 주로 길에서 그려지는 그의 그림은주변의 풀을 뜯고 꽃을 묶어 그것을 곧바로 그려낸다. 현장의 시간성도 담고 그 곳 주민들의 소박한 심성도 담아낸다.재료를 먹과 붓 이외에 풀, 꽃, 흙, 숯 등의 자연물을 사용함으로서 자연을 하나의 대상물로 바라보는 차원을 넘어 옛 선인들의 구도자적 삶을 뒤따르고자 하는 무위자연의 예술의지를 보여준다. 대상을 간결하면서도 치솟는 기세로 표현하는그의 작품에는 만물이 생성화육하는 힘이 느껴진다. 이것은 클 슬픔을 경험했던 박석신의 생에 대한 깊은 애착에서 나온 것 같다.

정순자 - 공주 상신리 도예촌에 가면 하얀 머리를 색색 고무줄 여섯 매듭으로 양 갈래로 묶고 빨간 핀을 꽂은 도예가가 불을 지피고 있다. 행색은 소녀인데 머리는 하얀 올해 나이 50세. 자신의 삶을 빚 듯 정순자 작가는 도자기를 빚는다. 심미안이 뛰어났던 그녀는다른 길로 멀리돌아 물레 앞에 다시 앉았다. 큰 눈을 두번 깜빡이다 계룡산 문필봉을 향해 멈출 쯤이면 명상에 잠긴듯 고요하기도 하고과거의 어느 시점에 잠겨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말문을 열게 되면 그랬지요, 호호 나도 그래요 하며 누구와도 금방 친해지고하루종일 같이 수다를 떨 것 같은데 다음날 가보면 불 속에서 견뎌낸 그녀의 분신들이 수북히 건져 올려지고 있다. 옆에서 거들어 주기 위해 들어올린 작품들의 크기와 무게에 놀라 조금 전까지 느꼈던 소녀의 인상은 사라지고 힘센 사내와 함께 있는 듯하다.재주 많은 그녀는 그동안 비어 놓았던 시간에 미안했더지 쉬지 않고 물레를 돌린다.

지금까지의 대전창작센터 전시는 티켓이 없었는데 이번엔 생겼더라고요. 아마 대전시립미술관과 연계가 되어 그런 것 같았어요.

물론 입장료는 무료! 티켓은 기념용이에요^^ 은행동, 대흥동에 놀고 먹으러만 가시지 말고 숨어있는 갤러리에서 재미난 경험도 같이 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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