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색의 교향곡, 러시아 회화전>
미술 전시회 좋아하시나요? 그렇다면 러시아 미술은 어떠세요?
보기 드문 러시아 미술 작품을 볼 수 있는 회화전이 열려 다녀왔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러시아 문화원에서 같이 전시를 하게 되었는데
현대작가들이 그린 추상화, 정물화, 인물화들을 중심으로 구성한
총 60여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제1 전시관에는 <칸딘스키 : 이콘에서 빛을 보다>라는 주제로 러시아의 이콘들을 중심으로
빛과 색으로 이루어진 신성을 표시하려고 했던 이콘들을 볼 수 있는데,
하나님과 나와의 하나됨을 드러내고 있는 것임을 볼 수 있습니다.
이콘의 특징이라면 사실적인 묘사보다는 어색한 포즈, 눈빛들이 러시아 초기의 이콘화들인데
신이 인간과 다르기 때문에 똑같이 묘사하면 안된다고 생각해 빛과 색을 이용해 신성을 드러내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17세기 들어서 이콘들이 교회 벽면에 크게 차지하고 있던 것들이 작아지고 생활에 가까운 형태로 발전되어
목판에 철을 이용해 걸이를 만들어 집에서 보관할 수 있도록 변화가 이뤄지게 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20세기 들어서는 좀 더 세련된 형태의 이콘인데 무라바 이에바 작가인데
그림 수업을 받은 적이 없는 신학도였는데 믿음 하나 만으로 그림을 그렸던 이콘화가 있었습니다.
목판에 그려져 있는 이콘을 볼 수 있는데, 러시아 동방정교가 들어오면서 미학적으로 바뀐 것이 바로 목판이라고 합니다.
러시아 문화를 나무와 도끼의 문화라고 하는데, 기존의 돌에 새겨져 있던 문화가
나무로 옮겨진 것이 러시아의 토착화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목판에 금박을 입히고 예수의 일생을 정해진 규칙에 따라 그려져 있는 이콘들을 볼 수 있는데,
테두리의 문양들은 러시아 전통 문양에서 왔다고 합니다.
포스터의 메인에 있는 작품으로 메드베제바 까자의 이력이 상당히 독특한데
어릴적 부모님을 잃고 고아원에 있다가 나와서
청소부부터 보조교사까지 다양한 일들을 하며 성장하다가 39살쯤 되어서
미술학교의 청소부로 들어가서 미술학도의 미술수업을 등 너머 배워 1년도 안되어
미술계에 등단을 하며 개인전시회를 갖게 되는데,
그 개인전에 샤갈이 와서 “러시아의 온전한 재능” 그 자체라며 극찬을 했던 작가라는데요,
1992년 4월 26일에 그린 “붉은 빛을 공감한다”라는 작품인데, 그림을 도화지가
아닌 천에 그림을 그렸는데 20년 동안 일했던 방직공장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해 봅니다.
독특한 것은 샤갈의 그림처럼 보이는데, 어린이의 순수함을 느낄 수 있으며
러시아 정교회의 지붕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성령과 공감한다, 천사가 나의 고통을 느껴준다” 라는 부제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자신의 어려운 환경 속에 이런 위로가 자신을 지켜줬다는 개인적인 고백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2전시관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톨스토이: 자연에서 삶을 보다> 주제의 그림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전시관에서는 러시아의 풍경을 볼 수 있는데,
구 소련 영광의 작가의 호칭을 갖고 있는 스토제로프 작가의 작품이 인상적입니다.
구소련 시절에서 사회주의적 이념을 담던 화가들이 러시아의 자연으로 눈을 돌리며
순수한 예술미를 추구했던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림에서 러시아의 풍경 화가들은 인상파의 영향을 받긴 하지만
즐거운 인상파와는 달리 무거운 현실을 그림에서 품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키릴로프의 1992년에 그린 ‘구르조프 바닷가’라는 작품도 눈여겨 볼만한데요,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구르조프 바다는 러시아의 유명한 작가인
“푸슈킨 -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가 많은 영감을 얻었던 곳이라고 합니다.
이후 많은 화가나 시인들이 이곳에 방문해서 작품들을 남기는 곳이랍니다.
그림은 전형적인 인상파의 형태인데 색감도 우리나라의 자연 풍광과는
다른 느낌을 볼 수 있는데요, 흔히 쓰지 않는 색을 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랸 그리고리라는 모스크바 화가 연합 명예회원의 작품인 “붉은 땅”은 강렬한 색감으로 인해 인상적이었습니다.
붉은 땅이 카르바흐 땅을 지칭하는데, 아제르바이젠과 아르메니안 국경 지역으로
지금도 영토분쟁인 지역인데 그 분쟁으로 인해 유혈사태가 자주 발생하는 슬픈 현실을 그림에 반영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림 중앙에 서 있는 사람이 마치 작가인 듯 그 현실을 냉소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붉은 색이 불이거나 혹은 피가 아닐까 추측을 해보니 피폐한 그들의 현실을 그림으로 드러내고 있는 듯 해서 슬픔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 3전시관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도중에 시청각 자료가 있었습니다.
지친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영상 자료를 통해서 더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으며 쉼을 맛볼 수 있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가다가 잠시 쉬어 영상을 보시는 것도 그림을 관람하는 좋은 방법이 될 듯 합니다.
이제 3전시관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3전시관에는 <차이코스프키: 기다림이 교향곡에 녹아 들다> 라는 주제로 전시가 되어 있는데요,
차이코프스키와 러시아 화가들의 공통점은 서유럽의 예술을 러시아의 정신이 담긴 역사와 미학을 결합시켜
특별한 예술세계를 창조했다는 점인데요, 이것이 바로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이곳에 바로 메르베제바 까자의 작품과 함께 이반 아나킨의 “낡은 집의 부엌”이라는 작품도 눈여겨 보실만 합니다.
또한 주부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다는 작품을 소개받았는데요,
구 소련 영광의 화가인 테레센코의 “아직 저녁이 아니다”라는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여성의 누드화인데요
중년 여성의 누드화에 붙인 ‘아직 저녁이 아니다’라는 이 제목에서 아직 남아 있는 여인의 순수와 열정을 드러내는 듯 합니다.
아무래도 이런 이유 때문에 주부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은 아닐까 추측을 해 봤습니다.
또한 야쿠프의 “이른 봄날”이라는 작품을 소개해 주셨는데요, 추상화의 작품이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봄에 눈이 녹아 내리는 듯한, 혹은 봄의 아지랑이에 가물거리는 풍경 같기도 했는데요...
제 눈에는 눈이 녹은 물에 반영된 것을 그림으로 담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봤어요.
역시 사진은 그림을 보는 사람에 따라 제각각 해석이 달라지는 것이 매력은 아닐까 하는 혼자만의 생각을 해 봤네요.
그리고 회화전 소개책자의 표지에 있는 작품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아무래도 제일 의미가 있거나 대표작이라는 의미겠죠?
포스터의 메인 표지에 있는 메르베제바 까자의 “어머니와 아들”이라는 작품이 이곳에 전시되어 있는데요,
이 작품은 아무래도 마리아와 아기 예수의 컨셉처럼 신성한 느낌을 담으러 노력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 동방정교회의 영향을 받고 있는 러시아의 화가들의 그림이라는 점에서
그들의 신앙을 그림으로 표현하려 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더 많은 작품들이 있는데요, 자세한 그림 감상은 직접 가셔서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둘러본 아주미술관의 “빛과 색의 교향곡, 러시아 회화전”은 여기서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전시회는 2012년 3월 30일 시작해서 9월 16일까지 이어지는 17세기 러시아 이콘화와 20세기 회화작품들
총60여점을 둘러볼 수 있는 전시회입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러시아 화가들의 작품들과 함께
러시아 미술을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전시회입니다.
월요일은 휴관이구요,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오전10시부터 오후7시까지,
일요일에는 오후1시부터 오후7시까지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미술에 문외한이라서 잘 모르시겠다구요?
그러면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후2시와 4시에 전시설명을 하고 있으니 시간에 맞춰 가시면
그림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관람을 하실 수 있답니다.
입장료는 성인 8,000원, 학생 6,000원, 어린이 4,000원이며 20명 이상 단체 관람시에는 1,000원 할인이 된다고 합니다.
만65세이상, 국가유공자, 장애우는 50% 할인이 된다고 하니 부모님을 모시고 가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자세한 문의는 아주미술관 042-863-0055로 하시면 됩니다.
극한의 자연, 그 안에서 펼쳐지는 불같은 러시아인들의 열정 속에서 꽃 피운
철학, 문학, 음악의 혼이 고스란히 담겨진 러시아 회화....
이번 전시회를 통해 그 열정을 둘러 보시는 것은 어떠실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