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도 또한 북카페가 있습니다.
홍대의 고즈넉한 북카페들 사이에서 평일을 지새다 오면 항상 대전의 한적함에 씁쓸해지곤 합니다.
그러한 감상들을 즐거운 웃음으로 바꿔주는 북카페, 대전 북카페 이데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나는 일상을 서울에서 보냅니다. 대전이 고향임에도 대전에 오는 것은 매 주말에 국한되지요.
항상 무궁화를 타고 책을 읽으며 대전에 올 적엔 이번 주말엔 무엇을 할까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지곤 합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동창들, 즐거운 웃음, 소소한 일상. 그 모든 것이 대전엔 가득하니까요.
하지만 슬프게도 대전엔 시장이 만들어낸 소비루트에 따라서만 데이트 코스가 개발되어 있습니다.
대전만의 특색, 돈 안들이고 놀 수 있는 즐거움이 없다랄까요.
이데는 다릅니다. 대전의 척박한 문화를 한 뼘 키워주는 이데가 있기에 나는 즐겁습니다.
이데에선 매주 공연이 열립니다. 대전 기반의 인디밴드들. 프리마켓, 미묘한 즐거움.
오늘은 자판기 커피숍 공연이 있다고 하여 이데를 찾았습니다. 홍대에서도 이름을 날린 밴드 자판기 커피숍.
그들의 공연이 두근두근 기다려지는 가운데 일년 만에 만난 친구는 설레이는 마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야, 나를 만나러 온거니 공연을 보러 온거니.
아쉽게도 우천으로 취소된 공연과 프리마켓, 우리는 사진을 찍고 수다를 떨며 한가한 주말을 보냅니다.
대전만의 특색이 없다면 만들면 된다, 라는 이데만의 모토.
홍대 여느 북카페처럼 즐거운 책들이 가득한 공간엔 이렇게 또한 나와 친구의 추억이 아로새겨집니다.
대전 북카페 이데, 시간과 책이 머무는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