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여름을 달구던 태양이 선선한 갈바람에 묻히고, 어제까지도 소리 높여 노래 부르던 매미소리도 희미해진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주는 9월입니다.
뜨거운 8월 한 달을 신나는 방학으로 보내고 2학기 개학을 한 대전의 초등학생들은 지난여름 방학을 어떻게 보냈을까요?
폭염을 피해 산으로 바다로, 시골 외할머니 댁으로 다녀왔을 초등학생들이 8월의 반을 알찬 시간으로 의미 있게 보냈다는 후문이 들리는 똑똑한 프로그램이 있어 소개해 볼까 합니다.
▶ 산림청 숲사랑 체험관이 들썩들썩!!
이곳은 마치 숲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숲에 대한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인데요. 정부 대전청사에 자리한 산림청 '숲사랑 체험관' 입니다.
숲사랑체험관에서는 매년 8월 시내 유치원이 방학을 맞아 발길이 뜸해질 무렵, 초등학생을 위한 '여름방학 특강' 프로그램이 일주일에 4번 매일 다른 프로그램으로 진행됩니다. 보름 동안 진행되는 방학특강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된 인원으로만 진행되는 프로그램이기에 그 인기는 매년 높아만 갑니다.
오늘은 서로 서로 마음을 열고 인사를 나눈 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무당벌레 숲해설가 선생님의 말씀을 귀담아 듣습니다.
▶ 다시 태어나는 종이
음료를 마시고 난 캔, 과자를 먹고 난 비닐봉지, 빈 페트병, 빈 요구르트 용기, 우유팩, 빈 소주병, 일회용 도시락 등 숲 선생님이 미리 준비한 쓰레기를 우리 친구들이 직접 분리수거를 해 봅니다.
엄마 몫으로만 알았던 알았던 분리수거.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터라 어떻게 분리를 해서 버려야 하는지 헷갈리기만 합니다. 빈 병은 스티커를 제거한 후 내용물을 비우고 뚜껑도 따로 분리해서 버려야 한다는 사실도 오늘서야 알았습니다.
▶ 우리가 매일 마시는 우유팩. 어떻게 다시 종이로 태어날까?
분리수거한 쓰레기들 중 우유팩만을 골라 '다시 태어나는 종이'라는 주제로 '종이'를 직접 만들어 보는 날. 아이들이 체험을 통해 분리수거하는 방법을 습득하고, 다 쓴 물건을 버리지 않고 용도를 바꿔 쓰거나 고쳐서 다시 쓰는 '재활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체험해 보는 시간입니다.
옛날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선 종이를 직접 만들어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위 사진은 '닥풀'이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인데요. 이 닥풀을 구하기 위해 숲 선생님께서 청남대 부근의 한지로 유명한 벌랏마을까지 가셔서 닥풀을 공수해 오셨다고 합니다.
이 닥풀의 뿌리를 찧으면 끈적한 액체가 나오는데, 그 액체가 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종이를 만들때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재료라고 합니다. 종이를 만들려면 먼저 종이죽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 닥풀의 뿌리를 찧어 끈적한 액체를 섞어야만 종이죽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고유의 종이 '한지'는 닥나무가 주재료인데요. 고사리같은 손으로 닥나무 껍질도 직접 벗겨 봅니다. 듣도 보도 못한 닥나무를 오늘 직접 보게 됐고, 닥나무 껍질도 직접 벗겨보는 체험을 해봤습니다.
종이를 만드는데 필요한 오늘의 주인공 우유팩입니다. 다 마시고 난 우유팩을 깨끗이 씻어 말린 후 겉과 안의 코팅지를 모두 벗겨 냅니다. 생각보다 쉽게 벗겨지지 않았지만, 손끝으로 살살 문지르다 보니 다 벗길 수 있었습니다.
우유팩이 어떻게 종이로 다시 태어날까? 들어는 봤어도 머릿속엔 궁금함이 가득했지만, 숲 선생님의 말씀에 묵묵히 따라 해 봅니다.
반질반질한 코팅지를 벗겨낸 우유팩은 물에 담궈 10시간 이상을 불린 다음 잘게 찢어 종이죽을 만들어야 하는데요, 2시간으로는 도저히 종이죽을 만들 수 없어 선생님이 미리 준비해놓으신 종이죽으로 대신하기로 했습니다.
재활용 우유팩이 종이로 다시 태어나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물이 반쯤 담긴 큰 대야에 종이죽을 한 움큼 풀어 줍니다. 그런 다음 가는 철사로 엉클어진 나무틀을 대야에 담가 대야에 담긴 종이죽을 살살 흔든 후 물 위로 살짝 떠 냅니다.
물 위로 떠 낸 나무틀을 다시 편편한 나무판 위에 놓고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조심스레 닦아 줍니다. 그래야 종이가 빨리 마르기 때문인데요. 이 모든 과정을 아이들이 직접 합니다. 아이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합니다.
수명이 1000년을 간다는 한지 역시 이런 과정을 똑같이 거쳐야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붉은색의 염료를 푼 대야에선 분홍색 종이가 탄생되고, 그냥 물이 담긴 대야에선 하얀 종이가 탄생됩니다.
물기를 다 닦아낸 후엔 나무틀을 나무판에 뒤집어 엎어 종이를 떼냅니다. 드디어 종이가 완성됐습니다.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엔 신기함이 가득합니다. 나무틀로 종이죽을 뜰 때 종이죽을 많이 뜨면 종이가 두꺼워진다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아!! 종이가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 내 손으로 종이를 만들어 보다니... 스스로도 대견하고 기특합니다.
내가 만든 종이위에 직접 편지도 써 봅니다. 사랑하는 엄마 아빠에게 하트를 뿅뿅 날리며 달콤한 편지를 써서 돌돌 말아 종이끈으로 예쁘게 묶었습니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든 종이에 예쁘게 쓴 편지까지... 이걸 받고 기뻐하실 부모님 얼굴과 칭찬들을 생각에 절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깜짝 이벤트를 해볼까도 생각 중입니다.
▶ 죽간 만들기
옛날 종이가 만들어지기 전 우리 선조들은 비단에 글씨를 썼다고 합니다.
그 당시엔 비단이 너무 비싸서 대나무를 이용해 죽간을 만들어 문서로 사용했는데, 두루마리처럼 말아서 사용하다 보니 부피가 너무 컸고, 또한 많은 양을 기록으로 남기기에 불편함이 있어 종이가 발명됐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직접 끈으로 대나무를 엮은 후, 글씨나 그림으로 개성 있는 나만의 죽간이 완성되었습니다.
종이가 아닌 대나무에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써 보면서,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었음은 물론, 자원을 아껴쓰고 절약하는 마음과 종이의 소중함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미래의 대한민국을 책임질 그대는 진정한 애국자'
74주년 광복절을 기념하듯 아이들이 자랑스러운 우리 태극기를 멋지게 그렸습니다. 어린 친구들의 가슴에도 애국심이 가득가득 샘솟고 있었네요.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체험을 즐기고, 재활용을 실천해 본 숲사랑체험관의 방학특강 프로그램.
우주 비행사들이 입고 있는 훈련복이 바로 플라스틱을 재활용해서 만들었다는 사실은 안 비밀!!
놀이를 통해 올바른 분리수거 방법과 재활용과 새활용의 의미와 차이점이 무엇인지도 배웠습니다.
환경문제가 크게 대두되면서 다 쓴 물건을 버리지 않고 다른 용도로 바꾸어 쓰거나 고쳐서 다시 쓰는 재활용이 점차 생활화되어가고 있는 중인데요. 요즘은 가정에서도 재활용으로 다시 태어난 제품들을 새것처럼 쓸모 있게 잘 사용하고 있는 가정이 많다고 합니다.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쓰레기통에 버리면 폐기물이 되지만, 버려지는 물건에 디자인과 실용성을 입혀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새활용 제품을 주목하는 이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버리면 쓰레기, 다시 쓰면 소중한 자원'
앞으로는 종이 한 장, 빈 병 하나라도 정성껏 분리수거에 동참하고 환경을 보호해야겠다는 다짐을 굳게 해 본 산림청 숲사랑체험관 여름방학특강이었습니다.
방학특강 신청문의 : 산림청 숲사랑 체험관 ☎ 042-481-4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