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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상/생태환경

마을과 마음을 잇는 '로컬푸드 건강꾸러미'

'늦었으면 어쩌지?' 선착순이라기에 신청하면서도 두근두근. '언제 받을 수 있을까?' 선정되고도 두근두근. 한 달여 동안 기다렸던 '그 상자'가 드디어 배달됐습니다. 바로 바로 로컬푸드 건강꾸러미.

"로컬푸드 건강꾸러미란?"

로컬푸드(local food)는 흔히 반경 50km 이내에서 생산되어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지역 농산물을 일컫지요.

로컬푸드 건강꾸러미는 대전과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우수 농산물을 가정에 배달하는 사업입니다. 대전광역시의 '농산물 공동체 형성사업'의 일환으로 우리 지역의 농산물을 우리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역순환경제를 꿈꿉니다.

로컬푸드 건강꾸러미는 우리 지역의 농업과 농민을 지키는 든든한 힘입니다. 우리 대전과 인근지역에서 생산된 제철 농산물과 가공식품으로 준비됩니다. 덕분에 농가에서는 안정된 판로를 확보할 수 있답니다.

로컬푸드 건강꾸러미는 우리 밥상을 신선한 제철 농산물로 채워줍니다.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키워졌는지 당당히 밝힌 로컬푸드가 집 앞까지 배달되는 덕분에 안전하고 편안합니다. 여기에 하나 더,  지구환경까지 지킬 수 있는 착하고 아름다운 노력입니다.

“세 자녀 이상 가정에 로컬푸드 건강꾸러미를 배송합니다."

지난 5월, 공모를 통해 '농산물 공동체 형성사업'을 맡게 된 대전 YMCA 누리집에 모집공고가 떴습니다. 로컬푸드의 중요성과 가치를 알리기 위해, 세 자녀 이상 가정을 대상으로 로컬푸드 건강꾸러미를 배송한다는 내용이었지요. 

선착순 신청이었지만 각 구별로 공평한 기회를 갖도록, 5개 구별 30가정으로 한정하여 모두 150가정이 선정되었습니다. 제게도 그 행운이 찾아왔지요, 히힛~

로컬푸드 건강꾸러미는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 동안 한 달에 한 상자씩 전해집니다. 첫번째 로컬푸드 건강꾸러미는 지난 6월 26일부터 사흘동안, 서구 자활센터 회원들의 자원봉사 덕분에 대전 곳곳에 무사히 전해졌답니다.

그럼,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시작하겠습니다~"

달걀과 울타리콩, 된장, 호박, 자색양파, 오이, 토마토, 하지감자, 블루베리까지 정말 푸짐하지요? 기대보다 훠~~얼씬 다양한 품목과 정성스런 포장에 감동했습니다. 

그뿐이게요? 이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자라고 만들어졌는지도 꼼꼼하게 적힌 안내장에 또 한번 감동했답니다.

달걀은 여러 영양소를 골고루 갖고 있는 완전식품이지요? 이 로컬푸드 건강꾸러미 속 달걀은 보통 달걀이 아닙니다. 보은의 횃대둥우리농장의 넓은 방사장에서 흙 밟고 뛰어다니는 '건강한 닭이 낳은 건강한 달걀'입니다. 건강한 환경에서 자라기 때문에 항상제도 필요없는 동물복지인증 유정란이라는 사실! 바쁘게 등교하는 아이들에게 아침마다 하나씩 삶아줘야겠어요.

콩 중에서도 가장 맛있다는 울타리콩은 유성구의 이선옥 님께서 무농약으로 재배하셨답니다. 당질이 많고 포근포근한 맛이 마치 단밤 같다하니, 오늘 저녁밥은 울타리콩밥 당첨! 저희 아이들 모두 콩밥을 싫어하는데 여름에만 맛볼 수 있는 이 귀한 울타리콩 덕분에, 콩의 참맛에 눈뜨길 고대합니다.

무도리 된장은 유성구 김옥자 님께서 직접 농사지은 콩으로 옛날 전통방식 그대로 담그셨대요. 찾아보니 '무도리 시골된장영농조합'은 대전의 대표 마을기업 중 하나라는 사실~! 된장 뿐만 아니라 청국장과 고추장, 등겨장 등 시골 할머니의 손맛이 그리운 분들께 추천합니다~ 

속이 꽉찼는지 묵직한 호박은 서구의 이범제, 홍성철 님께서 재배하셨답니다. 꽃수정부터 정성 듬뿍, 좋은 영양제 듬뿍, 자연의 햇살도 듬뿍 받고 자란 행복한 풋호박입니다. 송송송 썰어넣고 보글보글 된장찌개를 끓여먹으렵니다.

건강에 좋다는 자색양파와 고추장 단짝 오이는 유성구 금천동 조수자 님께서 키우셨습니다. 특히 노지에서 첫 수확한 자색양파는 단맛이 일품이라는데, 매운향도 나지 않아 손질하기 좋답니다.

6월 하지 무렵에 캔다는 하지감자는 새하얀 분이 포슬포슬, 맹물에 쪄먹어도 달콤하고 단백하답니다. 한끼 식사대용으로, 맛난 반찬으로 무한변신 가능한 하지감자는 대덕구 이현동 황부월 님께서 농약없이 재배하셨어요. 양파와 감자가 있으니, 제가 유일하게 자신있어 하는 카레도 만들어야겠습니다.

긴긴 여름밤, 입이 심심해지면 꺼내려던 토마토와 블루베리는 제일 먼저 사라졌습니다. 몸에 이로운 EM(이엠) 미생물이 토실토실 토마토도 키우다니 깜짝 놀랐지요. 서구 송희만 님의 토마토는 껍질이 얇고 단맛이 듬뿍이라, 맛만 본다고 잘랐다가 한입에 냠냠 먹어버렸습니다. 서둘러 따지 않아 햇살을 온전히 품은 다홍색 토마토는 다 먹고 난 뒤에도 손바닥에 풋풋한 향을 남깁니다.

눈 건강에 특히 좋다는 블루베리, 영동 심천면 조건희 님께서 보내셨어요. 영동은 밤낮의 일교차가 커서 그 맛이 더욱 좋다는데, 친환경 무농약으로 재배하여 흐르는 수돗물에 살살 씻어내고 그대로 맛봤습니다. 아, 그 새콤달콤이란~!

"마을과 마음을 잇는 로컬푸드 건강꾸러미"

아, 또 한달~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7월의 로컬푸드 건강꾸러미를 기다립니다. 그동안 필요한 품목이 있다면 대전로컬푸드라온아띠협동조합(☎ 042-471-0481, 탄방동 남선체육관 1층)에 추가 주문하거나 방문하여 구입할 수도 있답니다. 

대전광역시는 로컬푸드 건강꾸러미를 시작으로 농산물 공동체 형성사업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로컬푸드 정책토론회, 생산지 투어체험, 요리교실, 식문화교육, 로컬푸드 직거리장터, 커뮤니티키친 교육, 마을공유밥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니 기대됩니다.

로컬푸드 건강꾸러미가 마무리되는 11월에는 이 사업에 참여했던 생산 농가와 공급받은 가정이 한 자리에 모여, 그동안의 수고를 격려하고 지역먹거리의 소중함을 나누는 화합의 장도 마련된다고 합니다. 지역먹거리를 매개로 마을과 마음을 잇는 공동체, 대전이 좋습니다.

"잘 먹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