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대전의 특별한 일상속으로 들어가보는 시간. 옛 충남도청사에서 옛 대전의 문화와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2개의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대전 근현대·생활사展 '특별한 일상'과 '1905, 대전역을 만나다'입니다.
상설전시 '특별한 일상'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120여년의 세월동안 생활사 부분에서 큰 변화를 맞이했는데요. 그 변화상을 이번 전시에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먼저 패션 분야를 살펴봤습니다. 남자들이 입는 '슈튜'는 가장 단순하면서 절제된 고급스러움을 드러냅니다. 요즘에는 이렇게 맞춰서 입는 사람들은 많지가 않죠. 여성의 경우 시프트 드레스, 셔츠 드레스, 튜닉, 할스톤의 카프탄은 실용적이면서 모던한 느낌을 줍니다.
전화기부터 선풍기까지 다양한 생활용품들도 둘러봤습니다. 120여 년의 세월을 살지 않았기에, 이번 전시에서 오래전의 생활사 변화를 미루어 짐작해 봤지요.
대전에 처음 전화기가 개통된 시기는 1957년인데요. 이 때는 수화기를 들면 교환원이 상대방과 연결해주는 '공전식 적화기'를 사용했습니다.
옛날에 쓰던 시계와 탁자도 전시되어 있네요. 옛 물건 특유의 정취를 느껴봅니다.
1905, 대전역을 만나다
대전역의 역사도 흥미롭습니다. 1905년 대전에 대전역이 정식개통된 이후, 100년의 역사를 훌쩍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옛 대전역사가 1928년에 지어졌다고 알려졌는데요. 이번 전시에서 대전역사가 실제 1918년에 지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다나카 레이스이(田中麗水)가 쓴 '大田發展誌(대전발전지)'에 따르면, 당시 대전역은 2층 건축물로 1917년 개축에 착수해 1918년 봄에 준공했다고 합니다.
옛 충남도청사에 오면 대전역의 근대사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러·일전쟁으로 인하여 대전에 철도가 예정보다 빨리 개통됐다는데요. 이처럼 대전역이 개통된 이유와 대전이 대도시로 발돋움하게 된 계기가 된 사건에 대한 이야기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1905년 대전역이 개통되던 해에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의 직접 지시를 받은 태프트는 일본에서 가쓰라와 회담을 가졌는데요. 바로 가쓰라-태프트 밀약입니다. 이 협약은 미국과 일본이 필리핀과 우리나라에 대한 서로의 지배를 인정한 협약인데요. 일본이 열강들의 승인아래 우리나라의 식민화를 노골적으로 추진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대전역이 개통되고 나서 회덕현 자리에 있던 군청이 1910년에 대전리로 옮겨졌습니다. 1932년에 충남의 도청소재지가 지금 이곳에 자리하게 됐습니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였던 순종은 1909년 마산으로 가는 길에 대전을 들렸다고 합니다.
옛 충남도청사 근현대사전시관에는 대전의 역사가 강물처럼 굽이굽이 흐르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