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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행/역사유적

무수천하마을 안동권씨 유회당종가, 고즈넉한 마을을 거닐며

대전에서 올해도 설날을 맞이하게 되었는데요. 설날과 같은 명절에는 항상 언론에서 등장하는 단골 이야기가 있습니다. 시댁과 친정 방문, 명절음식과 제사 준비 등으로 갈등을 빚는 집안의 이야기도 있고요. 결혼과 취업, 학업과 관련된 질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청년층의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대전에서 수십년을 살면서도 무수천하마을이라는 곳은 처음 왔는데요. 이 마을에는 안동권씨 유회당 종가대전 중구 운남로 63, 유형문화재 제29호)가 있습니다. 유희당종가의 흔적을 따라 거닐면서 설날 가족의 의미와 집안의 소통에 대해 생각하며 거닐어봤습니다. 

가족간에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명절만 되면 허례허식으로 인해 문제를 더 많이 만들고 있지는 않은것인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종가'라는 명칭은  일반적으로는 집단적인 동질성을 가지는 부계친족 집단의 큰집을 가리킬 때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종가는 그 친족 집단 최고의 직계손으로서 존경을 받고 종가의 가계는 끊겨서는 안 되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자손이 없을 때에는 양자에 의해서라도 그 가계를 계승시키려 했습니다. 

안동권씨의 유회당 종가는 대전에 얼마 없는 고택중 한 곳이기도 한데요. 영조 때 호조판서를 지낸 유회댕 권이진 선생이 처음 터를 잡았고, 화재로 소실 된 것을 1788년 후손들이 현재의 자리로 옮겨 지었다고 합니다. 전반적으로 건물의 규모가 작고, 건물 사이의 공간을 여유롭게 배치한 점이 특징인데요.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곳을 둘러보다보니 안동권씨의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930년 왕건의 고려군이 견훤의 백제군과 대치하자 김선평(金宣平), 장정필(張貞弼)과 함께 고창군(高昌郡) 병산에서 후백제군을 격파하고 고려 창업에 큰 공을 세운 권행(權幸)이 안동 권씨(安東 權氏)의 시조라고 합니다. 

연산의 광산김씨와 니산(노성)의 파평윤씨는 회덕의 은진송씨와 더불어 호서 지역의 삼대족(三代族)이라고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논산 지역의 대표적인 종가는 광산김씨와 파평윤씨로 대전보다 더 명문가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안동권씨인 권행, 김선평, 장정필 세 사람은 고려 창업의 공으로 ‘삼한벽상아부공신 삼중대광태사’(三韓壁上亞父功臣 三重大匡太師)를 제수받았으며 983년(성종 2) 이 세 명을 기리기 위해 현재의 안동시 북문동에 삼태사묘(三太師廟)를 세웠습니다. 그 종가가 설에는 북적이지 않을까요. 

유회당 종가는 아담한 크기의 사당과 초가 정자, 작은 연못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가까운곳에는 유회당 종가 말고도 기궁재, 별묘, 삼근정사 등 문화유산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