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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전시ㆍ강연

삼국시대부터 현대까지 장구 다 모였다! 고당 한기복 '장구 이야기'展


"쳐 먹고 사는 사람입니다"

40 여 년간 전국각지, 아니 전세계를 돌며 수집한 장구를 전시하는 고당 한기복 선생이 말합니다.

'전통타악그룹 굿'의 대표인 한기복 선생은 평생 모아온 장구와 북 등의 악기를 한 곳에 모은 전시회를 열고 있는데요. 지난 1월 2일 중구 대흥동 고당마당에서 '삼국시대부터 현대까지, 역사를 거슬러 만나는 - 장구이야기展'이 개막했습니다.

개막이라고 말하기에 전시실은 다소 협소하고, 일반적인 전시회에서 흔히 보는 유리장 하나 없지만 전시품들은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보기 드문 귀한 것들입니다.



이번 전시에는 한기복선생이 40년 전부터 사용하거나 수집한 작품, 기증 받은 작품, 재현 작품 150 여 점을 선보이고요. 장구와 북, 기타 전통악기와 국악용품 300여 점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저는 전시 이틀 째인 3일 오후에 관람했는데요.

마침 대학에서 판소리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들과 같이 하게 됐어요. 이 학생들은 즉석에서 합창으로 '풍구타령'을 들려줬는데요. 한기복 선생은 즉석에서 장구로 장단을 맞춰줬습니다. 짧지만 공연을 보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전시에서 만난 악기들은 저 같은 문외한이 보기에도 아주 귀한 것들이었습니다.

평소 이곳을 방문했을 때 잘 보관하고 있던 악기들을 보았지만, 이렇게 한 곳에 모아 놓으니 그 양이 방대합니다. 전시실이 협소한 것이 아쉽습니다.


울림통이 도자기인 장구들


장구는 원래 울림통의 가운데가 잘록하게 생겼죠. 1500년 전인 삼국시대에 '허리가 잘록해'라는 의미로 요고라고 불렸던 것도 있습니다. 고려시대 도자기 장구, 조선 숙종 때 쯤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장구의 모양은 저마다 크기와 색깔이 다 다릅니다.


삼국시대 요고 (복원품)


전시품 중 특히 요고는, 지난 2000년 경기도 하남시 이성산성에서 출토된 장구를 실측한 것인데요. 몸통 길이 42에 지름 16길이 58㎝로 재현한 장구라고 합니다. 요즘 사용하는 장구보다는 조금 작습니다.

전시된 북에서 세월의 풍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각종 북



장구 중에는 '악학궤범 장구'라고 이름 붙인 것이 있었는데요.

우연한 기회에 손에 넣은 장구로서, 악학궤범에 기록된 장구와 모양과 크기가 일치해 이름을 붙였다고 해요.



장구와 북 외에도 징과 운라, 꽹과리, 바라 등 전통 타악기와, 아쟁, 거문고 등 현악기, 외국에서 수집한 젬베, 퍼쿠션 등의 악기도 있습니다.


징과 운라


아쟁 가야금 거문고


또 전통농악에 사용하던 상모와, 짚으로 엮은 장구 등 모든 것이 신기했어요.

인도, 네팔 등 외국의 타악기도 모양과 크기가 조금식 다르기는 하지만, 인간이 생각하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 수집한 악기들


전시된 악기가 대부분 타악기인데, 악기만큼이나 다양한 연주용 채들도 신기했습니다.

장구채나 북채, 꽹과리 채 외에도 모양만으로는 어떤 악기를 연주하는 채인지 잘 모르겠는 것도 있었어요.


각종 타악기를 연주하는 채. 모양도 크기도 다양하다.



또 하나 눈길을 끈 악기는 고생창연한 풍금이었습니다.

딱 봐도 일제시대의 것으로 보였는데요. 한기복선생은 풍금 케이스에 새겨진 문양이나 글씨 등으로 보아 일제강점기 때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대청호오백리길 황새바위에서 연주하는 한기복선생

 

장구와 북을 직접 만들기도 하고(고당국악사), 언젠가 우리나라 최초의 '장구박물관'을 세우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는 고당 한기복 선생. 평생의 '장구사랑 이야기'는 조만간 다시 들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고당마당은 주소를 알아도 찾기가 조금 어렵습니다. 중구 대흥동 우리들공원 인근 골목에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장구를 만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사전에 전화로 문의를 하고 기왕이면 한기복선생으로부터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시간에 꼭 한번 관람을 권합니다.


삼국시대부터 현대까지, 역사를 거슬러 만나는 - 장구이야기

전시일시 : 2019. 1. 2 ∼23(수)

전시장소 : 고당마당(고당국악사)

대전광역시 중구 중앙로122번길 17 (대림 BD 7층)

관 람 료 : 무    료

관람문의 : 042-226-5658

 

 


2019 대전광역시 소셜미디어기자 조강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