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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상/시사ㆍ사회

청소년이 행복한 대전! 호통판사 천종호 북콘서트

"천종호 판사님, 반갑습니다. 이곳은 청소년특별시 대전입니다."

대전광역시 NGO한마당이 펼쳐진 7월 7일 토요일, 대전시청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여행문화센터 산책(라푸마둔산점 2층)에서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8년 동안 청소년보호재판을 맡아 호통판사로 알려진 천종호 판사가 대전시민의 초대를 받아 북콘서트를 방문했습니다.

 

천종호 판사

 

천종호 판사는 소년범재판과 관련하여 TV프로그램에도 소개가 되고, 국정감사에서 소신을 밝혀 국민에게 잘 알려진 법조인입니다. 최근 출간한 '호통판사의 변명' 외 다른 2권의 책을 집필하여 청소년 분야 작가로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여행문화학교 산책과 대전시 청소년참여위원회가 주관한 이날 북콘서트에는 영화배우 류승룡 씨가 영상메시지로 북콘서트 개최 축하인사를 보내왔고요. 교육분야의 정기현 대전시의원, 대전가정법원의 김성식 판사가 함께했습니다. 이날 사회는 산악사진가 이상은 씨가 맡았습니다.

천종호 판사가 소개한 '소년범과 정의'

이날 행사는 30분간의 강연 뒤에 1시간 정도의 질의 응답으로 채워졌습니다. 청년·청소년 인구비율이 높은 대전시는 청소 년 활동과 청소년 교육을 하는 사람들이 곳곳에 분포하고 있는데요. 이 날 참석한 시민들은 천종호 판사의 강연에 관심을 갖고 귀 기울였습니다.  

[대전광역시 소셜미디어 문성남 기자의 강연 메모 노트] 

'소년법과  정의' , 최근 서울, 대구에서 청소년범죄 발생으로 소년법 폐지 논란이 점화.

정의란 무엇인가? 

각자에게 정당한 몫을 나누어주고 (분배), 그 몫을 배타적으로 누리게 하며 (향유), 누리는데 문제가 있을 경우 시정하고 (시정), 분배의 격차가 심할 경우 조정함 (조정)

재판은 시정의 역할로 전체 정의에 1/4 밖에 안됨. 가장 중요한 것은 분배. 분배의 격차가 심해지면 조정이 나서게 됨. 결국 분배와 조정 / 향유와 시정이 각각 같은 맥락에서 묶임. 

소년범의 환경, 상황은 분배적 입장에서 고려해보게 됨우리 사회가 분배적 정의를 잘 실현하고 있는가 돌아보게 됨.

법과 정의 그리고 호의

최저임금은 법의 영역, 최저임금 인상은 정의의 영역, 정의의 영역에는 한계가 있다법은 법학자가, 정의의 영역은 정치인들이, 호의의 영역은 시민이 다룬다정의의 원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차등의 원칙, 가장 가난한 사람이 가장 큰 혜택 (존 롤스의 입장)

소년법을 폐지할 것인가? 개정할 것인가?

우리 사회는 엄벌적으로 가고 있는데, 엄벌 뒤의 대책도 함께 세워져야 한다. 소년범 사건 수가 줄어드는 데에도 인구감소가 영향을 미침. 한 아이가 더욱 소중해지는 때이다결손, 저소득 가정의 소년범이 건강한 사회 공동체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 5%, 95% 의 의미 : 소년 범전체 흉악한 범죄 비율, 강력범죄 비율, 사춘기 방황수준의 범죄. 95%의 소년범이 1%를 향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소년법, 폐지는 될 수 없지만 개정은 이루어져야 한다. 소년범 수는 줄어드는데 재범률이 늘어나는 현실을 주목해 볼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이 아이들에 대해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한일 양국 비교를 통한 교정시설의 수 비교, 청소년회복센터의 지원 강조 함.

 

이날 깜짝 이벤트로 청소년지원법인 '만사소년'과 여행문화학교'산책'의 양해각서 체결식이 행사로 있었습니다.

MOU를 체결한 사단법인 만사소년과 여행문화학교 산책

'만사소년'은 위기청소년을 비롯한 대한민국의 모든 청소년들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설립 되었습니다. http://www.mansaboy.com/

'산책'은 국내체험/·여행관련 상품 개발 분야에서 활동하는 대전 지역의 사회적기업입니다. http://gowalk.kr/ 

끊임없이 이어지는 질문으로 질의응답 시간은 쉴새 없이 이어졌습니다. 질문이 없어 민망한 행사 분위기는 이번 행사에서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서울에서 찾아온 고3 청소년 : 주입식 교육과 청소년 문제가 연관이 있을까요?

천종호 판사 : 너무 좋은 질문입니다. 사춘기 시기에 부모 보다 더 중요한 관계가 또래 관계입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과 나머지 학생으로 나뉘는 가운데  일부 비주류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환경, 경쟁관계는 비행 청소년문제와 직결되지는 않지만 많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대전 호수돈여고 재학 청소년 : 소년법 폐지에 대한 청원. 폐지 및 개정청원운동이 1주일 만에 10만 명이 동의하는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김성식 판사 : 국민의 원망, 복수심을 자극하는 기사들이 나타날 때 안타깝습니다. 소년법을 개정해서 10세까지 적용되는 것을 낮추자 할 때 엄하게 벌하자는 취지, 형사처분을 할 수 있는 나이를 낮추자는 이야기를 합니다.

소년법 개정은 필요합니다. (다만) 나이를 낮추는 취지가 어린아이를 벌하기보다 보호처분을 통해 환경을 바꾸고 교화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노력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재비행을 하지 않고 품행을 바꾸어 보호해 주는 처분의 취지라면 소년법 개정을 통해 도와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청소년 흉악범죄에 대한 국민 여론이 있다고 할 때  검찰, 법원에서 형사처벌, 소년범 사건으로 옮기기가 가능합니다. 집행단계에서의 묘가 중요합니다. 법 개정의 취지가 벌보다는 보호의 취지로 본다면 개정이 좋다고 개인적으로 봅니다.

정기현 대전시의원, 천종호 판사, 김성식 판사.

18세 소녀 : 판사의 지위에도 비행 청소년의 편에 서려 하시는지요?

천종호 판사 : 우리 사회가 성숙하지 못해 정책이 어른들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청소년에 대한 많은 배려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주류(하위라 불리는) 가정에서는 처우를 개선해달라고 요구할만한 형편조차 되지 못합니다. 낙인으로 혐오대상으로 보는 청소년에 대해 누군가는 대변인이 되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고, 소년재판을 하는 과정에서 맡게 되었습니다. 


대전 장대중 재학 청소년 : 김성식 판사님, 비행청소년들을 재판과정에서 볼 때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김성식 판사 : 변화할 수 있고 변화합니다.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다만 그 아이가 변화할 수 있는데 시간, 노력을 들이지 않는다면 더 큰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사회가 불행해 질 것입니다. 더 먼 미래를 위해서라도 품어주고 돌봐주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판 기록을 볼 때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새벽 1,2시까지 보던 기록을 새벽에 다시 보게 될 때 한 번 더 고민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변할 것이기 때문에. 물론 이 믿음을 지키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믿음이 무너져 내릴 때도 있습니다. 내가 내린 결단에 따라 상처를 받지는 않을지, 의미를 두고 고민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그 믿을 계속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재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질문으로 시간이 부족했던 행사는 아쉬움 가운데 기념촬영과 사인회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대전 부모 시민 : 과연 우리 부모들은 무엇을 했을까? 부모교육과 관련된 준비와 제도가 궁금합니다.

정기현 시의원 : 청소년회복지원센터를 만들어 놓았지만, 여성가족부 지원(50%)이 있을 때 시에서 50%를 매칭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에서 예산배정을 못 하고 있습니다.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여성가족부에서 못하는 부분을 국민이 요구를 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가정을 일탈하는 책임은 가정에서, 학교를 이탈하는 책임은 학교와 교육청이라 할 때, 아이들이 혼자 밖에 있게 될 때는 누가 이 아이들을 돌보게 될까요? 결국은 지역사회가 책임질 수 있어야 합니다. 

학교는 중단돼도 학업은 이어질 수 있도록 사회학교, 마을학교, 지역학교가 지속하여야 합니다. 마을에서 지역학교가 형성되면 아이들이 학교를 벗어나더라도 지역사회에서 양육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되어야 합니다. 판사님께 우리 아이들이 안 가도록 하는 게 우리 시민사회의 역할입니다. 그런 공간과 체계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여러 질문이 오고 가는 가운데에는 소년보호재판의 제도상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고, 소년원 환경 개선도 강조되었습니다.

이날 질의응답 시간에 함께한 대전시청소년참여위원회 소속의 조은형, 유기상 청소년은 청소년을 위한 정책 발굴과 정책 제안, 모니터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올해 참여 의제가 ‘참여’라고 하는데요. 청소년 활동 프로그램과 청소년 정책을 열심히 준비하겠다는 포부도 함께 밝혔습니다. 

 

 대전광역시청소년활동진흥센터 (대전청소년참여위원회)

http://www.tjyv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