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산에는 이북 5도를 상징하는 망향탑이 있습니다. 휴전선 너머 이북의 고향과 이산가족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매년 모여 망향제를 지냅니다.
‘제28주년 망향제 및 망향탑 건립 기념식’ 행사가 6월 30일 보문산 이북오도민 망향탑 광장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행사는 이북도민회 대전·충남연합회가 주최하고, 이북5도 대전·충남·세종사무소가 주관했는데요. 대전·세종·충남에서 오신 실향민과 신상열 대전광역시 자치행정국장, 이정구 충청남도 자치행정국장, 대전. 세종, 충남, 각도별 연합회장단이 참석했습니다.
망향탑은 전체높이가 13m이고, 이북5도를 상징하는 5개의 석주를 십장생 그림으로 조각한 청동 판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이북5도의 단합을 뜻하며, 탑 주위 5단 계단도 이북5도를 상징한 것입니다.
망향탑의 설계는 그 당시 목원대학교 이왕기 건축학과장이 했고, ‘망향탑’이라는 글씨는 故 윤길중 전 국회부의장이 썼습니다. 공사는 대전의 미림건설이 시공했습니다.
망향탑의 건립역사를 더 알아보겠습니다. 1987년 3월 30일에 망향탑 부지 임야417평 무상 대여 권리를 이북5도충남사무소장 명의로 결정 받았죠. 이후 1988년 12월 20일 건설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망향탑을 건립했습니다. 1989년 5월 15일 기공식을 갖고 다음해인 1990년 6월 20일 망향탑 건립 준공식이 열렸습니다.
이날 망향제는 사회자의 개회선언으로 시작돼 김현식 이북5도 대전사무소장의 내빈소개와 함께 헌화와 분향, 국민의례와 묵념, 유병준 이북5도 충남연합회장의 경과보고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지정석 이북5도민 대전광역시 연합회장이 대회사를 했습니다.
“존경하는 이북도민 여러분! 지난 남북정상회담의 결과와는 달리 이번만큼은 우리 이북도민에게는 희망적이고 기대를 가 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르신들께서는 희망의 끈을 놓지 마시고 빠른 시간 내 가족과의 상봉은 물론 고향땅을 밟을 그 날까지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이어 신상열 대전광역시 자치행정국장의 축사가 있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고향을 향한 이북도민의 간절한 마음을 모으고, 화합을 다지며 실향과 이산의 아픔을 서로 달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행사를 통해 먼저 유명을 달리하신 실향민들을 추모하고, 평화정착에 대한 대전·충남 이북도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북녘 고향까지 전달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오늘 행사를 축하드리며, 이북도민 여러분들의 한 맺힌 마음을 풀 수 있는 그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원 드립니다.”
이어 노금선 시인이 ‘고향을 그리며’를 낭독했습니다.
고향을 그리며
그리움이여, 끝없는 그리움이여
오늘도 우리는 고향을 그리워하며
망향의 동산에 올랐습니다.
분단 65년 누가 만든 3.8선이며
누구를 위한 휴전선입니까?
<중간 생략>
하늘이여
이제 이 그리움의 한을 풀어주소서
하루빨리 남북통일이 되도록 도와주소서.
우리들의 꿈이 이루어져
내년에는 이 망향의 동산이 아닌
이북에서 우리들이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하늘이여
이제 이 그리움의 한을 풀어주소서
하루빨리 남북통일이 되도록 도와주소서.
우리들의 꿈이 이루어져
내년에는 이 망향의 동산이 아닌
이북에서 우리들이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최완하 함경남도 대전지구도민회고문의 만세삼창 선창으로 “만세, 만세, 만세" 소리가 보문산 망향탑에서 하늘 높게 메아리쳤습니다.
모든 행사가 종료된 이후 각도별 실향민들은 준비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황해도민 어르신들이 빨리 와 식사를 하라고 하셔서 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어르신들은 식사를 하시면서 최근 북한이야기와 옛 고향과 친구이야기를 해주며 빠른 시일 고향에 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문득 돌아가신 아버님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죽기 전에 꼭~ 고향에 가고 싶다”는 말씀이 제 귓가에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왜! 나는 아버님의 말씀을 따르지 못 했을까…. ”